아직은 33살의 작가이지만 그의 생각은 남다르다. 사물을 보는 눈이 남다르고, 그것을 생각하고 작품으로 형상화시키는 기법도 남다르다. 작가 석희전 1982년 대구 출생으로 대구 영남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했다. 그동안 2008년에는 영남대학교 조형대 1층 전시장에서 ‘MACEDOINE’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수원에서 숨의 숲이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그룹전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수원 행궁동에 있는 레시던시 2003년 앙데팡당(대구), 2008년 오각시각 오인전(서울), 2009년 대한민국 청년작가 100인전(서울), 2013년 제6차 세계문화유산교류 프로젝트(수원), 2013년 꿈의숲 아트페스티벌 공모전(서울)을 거쳐 이번에 수원 일파문화공간에서 '일파만파' 일파문화공간 입주작가전을 함께 한 것이다.

 

 

화성잡초자연의 소재를 재조합 해

 

이번에 문화공간 일파에서 45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알파문화공간 입주작가전에 전시가 된 석히전 작가를 문화공간 알파에서 만나보았다. 석희전 작가의 전시작품은 화성잡초이다. 그동안 석희전 작가가 그린 그림들은 모두 자연의 형상을 그림으로 그려낸 것이다. 그녀는 씨앗, , 잡초, , 등의 자연적 소재들을 그녀만의 독특한 구성으로 재탄생시킨다.

 

제 작품 화성잡초는 화성이란 낯 선 곳에서 만나게 되는 식물을 모티브로 설정하였습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어요. 만일 화성이란 조형물이 없었다고 하면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식물들이 자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것이죠. 화성잡초는 어쩌면 원초적인 식물의 형태가 아닐까 생각을 표현한 것입니다.”

 

석희전 작가는 모든 사물은 연결과 분할, 재조합을 통해서 새로운 형태의 이미지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하기에 이러한 이미지의 변화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사이에, 무의식 속에서 그것을 받아들이며 공감하게 된다는 것. 하기에 늘 그 원초적인 형태의 자아를 찾아가며 원래의 세포와 근육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녀는 출품작인 화성잡초의 그림 속에 수많은 선이 바로 세포와 근육이라고 설명한다. 세상은 날마다 새로운 것이 쏟아져 나오면서 그런 것들이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는 듯 보이지만, 그것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곳에 있었다고 느끼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화성잡초는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작품입니다. 우리가 언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지 못하는 사이에, 변해버린 것들의 본질을 찾아가는 것이죠. 곧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나만의 본질을 찾고자 함입니다.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것이죠.”

 

어려서부터 그리고 싶었던 그림

 

석희전 작가는 어려서부터 그림이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집에서 지원을 해주지 않아 미술학원조차 한 번도 다니지 못했다고. 집에서도 그림을 그리는 것을 반대해 결국 재수를 하면서까지 미술대학을 택했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어요. 집에서는 반대를 하시고 그림은 그리고 싶고. 그래서 알바도 하면서 재수를 하면서까지 미술입시학원을 다녔죠. 미대에 입학을 해서도 학자금을 만드는 것이 수월치가 않았어요. 결국 학자금 대출을 받았는데 지금까지 갚고 있는 중예요.”라면서 웃는다.

 

 

그림 속에서 작가의 본질을 찾아가고, 세상의 모든 사물의 근본을 찾아가기 위해 애를 쓴다는 석희전 작가. 지금도 아이들을 파트타임으로 가르치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작가의 모습에서, 우리는 새로운 구상을 하고 새로운 작품을 간구하는 작가의 열정을 만날 수가 있다.

 

“1년 반 전에 결혼을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저는 사물의 본질을 찾아가고, 그 정체성을 찾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화성잡초와 같이 화성이 있기 전에 그곳에 뿌리를 내린 식물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찾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입니다.”

 

조금은 낯선 그림이다. 그리고 미술에 관해 문외한은 나로서는 그 그림의 본질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나 단 한 가지, 작가의 열정과 고뇌하는 감성은 그대로 전달이 되는 듯하다. 그것만으로도 작가와 교류는 이루어진 것이 아닐는지.

나의 작업은 서두르지 않는 기다림에 있다
깊은 기억의 공간에서 나만의 시각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모노톤의 색조와 긁고, 쌓는 반복적인 작업과정을 통해서
마음에 새겨진 이미지를 표현하려 한다.

2월 27일 오후, 어느 화가의 작업실 앞에 붙여진 문구이다. 수원시 팔달구 화성 행궁 인근에는, 화성 행궁을 한편으로 비켜 서 있는 낡은 건물 한 채가 있다. 벽에는 온통 칠을 해 놓은 듯하다. 이 건물은 레시던시 입주작가들이 들어 와 작업을 하는 곳이다. 건물 안에는 극단을 비롯하여 총 24개 팀이 들어와 있다.


그림은 내가 살아가는 방법

건물 이층으로 올라갔다. 그 한편에 ‘초이(草而)’라는 작가의 경력이 보인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과 졸업, 개인전 5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국내, 외 단체전 40회 이상, 현재 한국미술협회, 전업작가협회 회원, 행궁동 레지던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최경자(여, 54세) 작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30년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29살에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느라 잠시 쉰 것을 제하면, 한 번도 그림과 떨어진 적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그림이 그녀의 살아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림은 습관적으로 숨을 쉬고 밥을 먹으며, 잠을 자는 일상적인 것이라고 생각을 한단다.


이곳에서 작업을 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곳 레시던시 입주 작가들을 보는 주민들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죠. 처음에는 이상한 사람들을 바라보듯 했었는데, 그동안 주민들과 많은 소통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주민들도 이 오래된 건물 안에서 적업을 하는 작가들을 조금씩 이해해 가고 있는 듯합니다.”

그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재미있게 살아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한다. 그야말로 그림을 그리면서 인생을 즐긴다는 것이다. 자신의 생활 중 90%는 그림을 대하는 시간이고, 남은 10%만이 남들과 같은 일상이라는 것이다.


열정으로 그리는 그림

스스로의 그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제 그림은 열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 속에서 생동하는 기운을 그림에 담아내는 것이죠. 흔히 우리가 ‘기(氣)’라고 하는 것을 그림 속에 표현하려고 합니다. 기운이 생동해야 사람이 열정적으로 살아갈 수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늘 만족하지는 못합니다. 흔히 사람들은 스스로에게 만족을 하면 늙은 것이라고들 합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언제나 조금은 부족한 듯한 생각에서 더 한발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리다가 힘들고 좌절이 올 때는 시장을 간단다. 그 안에서 만나는 시끄러움과 같은 것들에서 기운을 얻는다는 것이다. 그렇게 한 번씩 조금은 멈추었다 싶으면, 밖으로 나가 새 기운을 얻어 작업에 임한다는 것.


작가에게 그림을 잘 보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았다. 특별히 그림을 잘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그저 본인이 그림을 즐길 수만 있다면 된다는 것. 즐긴다는 것은 그림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림에 대한 공부를 해야만 한단다. 조금은 낡고,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나는 작업실. 커피 한 잔의 향이 온 방안에 가득 찬다.

인생이라는 여정을 그림을 그리듯 그려갈 수만 있었다면, 아마도 정말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렸을 것만 같은 최경자 작가. 49살이라는 나이에 대학원을 진학한 것도, 그녀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이 간다. 그래서 벽에 걸린 작품들에서 또 다른 생동감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나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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