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수원을 찾아와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하시던,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이 오랜만에 수원을 찾았다. 전라북도 남원시 도통동에 소재한 천년고찰 선원사의 주지인 운천스님은, 4년 전부터 전국을 다니면서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운천스님이 짜장봉사를 한 것은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난후부터이다.

 

당시 남원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태안을 찾아가 천여 명에게 짜장봉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군부대, 보육원, 경로당, 복지관 등을 찾아다니면서 그동안 8만 그릇이 넘는 짜장을 사람들에게 무료로 베풀었다. 운천스님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있으면, 어디나 마다않고 쫓아다녔다. 구미 불산 사고가 났을 때도 가장 먼저 이곳으로 찾아간 운천스님이다.

 

 

수원이 고향인 운천스님

 

운천스님이 이렇게 수원을 찾아와 봉사를 하는 것은, 그의 고향이 바로 수원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 수원에서 태어나 자란 운천스님은, 나중에라도 수원에 올라와 봉사를 하겠다고 한다.

 

제가 어릴 때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놀던 수원에도, 짜장으로 봉사를 할 곳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수원에서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사실 남원서부터 이곳까지 와서 2~3일씩 봉사를 하고 내려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고향이기 때문에 더 정이 가는 것은 사실이죠.”

 

그렇게 봉사를 하다가 곤혹을 치루기도 했다. 손가락이 으스러져 15일 간이나 병원에 입원을 했기 때문이다. 그 고통 속에서도 매주 찾아가는 어르신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스님의 봉사는 남들이 이해를 하지 못할 정도로 열심이다.

 

 

필리핀에 우물 40개를 파기도

 

스님은 그동안 소년소녀 가장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하고, 국내뿐이 아니라 해외에도 봉사를 계속했다. 선원사는 남원 시내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렇게 부유한 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공생회를 통해 필리핀에 40개의 우물을 파서, 식수난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돕기도 했다. 12월에는 네팔에 선원사 초등학교를 준공한다고 한다. 스님이 이렇게 봉사를 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이다.

 

종교가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무슨 사람들을 구제하겠습니까? 꼭 절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법문을 하고 염불을 해야 구제중생이 아니란 생각입니다. 세상에 많은 불행한 사람들에게 작은 것이나마 베풀 수 있는 것이 종교죠. 나 혼자 잘 먹고 잘 쓴다면 어려운 사람들을 언제 구제할 수가 있나요?”

 

 

그래서 한 달이면 거의 10일 이상을 전국을 돌아다닌다. 그곳에 스님짜장이 필요한 이웃들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부터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에 소재한 우만종합사회복지관에 스님이 짜장봉사를 하기 위해 찾았다. 200여 명의 어르신들에게 짜장을 봉사하기 위해서이다. 20일에는 이목동에 소재한 장애인들이 생활을 하고 있는 바다의 별에서 봉사를 한다.

 

농사를 직접 지어서 봉사

 

사실 운천스님이 1년이면 3만 그릇 가까운 스님짜장을 베푸는 경비는 만만찮다. 그래서 선원사 경작지나 신도들의 땅을 도지를 내고 농사를 짓고 있다. 양파, 고구마, 호박, 감자 등 직접 농사를 지어서 재료를 충당한다. 지리산에서 야생으로 자란 돼지감자를 채취해 돼지감자차를 만들어 그 수익금으로 짜장을 만드는데 충당을 한다. 스님짜장에는 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 그 대신 10여 가지나 되는 야채로 육수를 낸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밋밋하다고 하지만, 먹고 나면 뒷맛이 개운하다. MSG(화학조미료)나 고기를 넣지 않는 대신, 직접 농사를 지은 무공해 재료를 이용해 조리를 하기 때문이다. 우만종합사회복지관의 식당에 어르신들로 가득하다. 짜장면과 복지관에서 준비한 우유를 한 병씩 받아들고 좋아 하신다.

 

 

그동안 수원에 와서 많은 봉사를 했다. 우만복지관, 서호노인복지관, 지동 경로당, 바다의 별, 율천동, 장애인 체육대회 등 20여 회의 봉사를 하면서, 조리를 해서 베푼 짜장만도 3천 그릇이 넘는다.

 

그래도 주변 분들이 많은 도움을 줍니다. 20일에는 부산에서 버스 2대로 봉사자들이 올라와 김장을 해주겠다고 하네요. 내가 베풀면 남도 나를 위해 베푸는 것이 세상의 이치입니다. 움켜쥐고 아까워하는 것이 가장 어리석은 짓이죠. 조금 부족한 듯해도 남에게 베풀면, 그 이상의 것이 나에게 돌아옵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기도 하고요

 

20일 봉사 때문에 재료를 미리 갖다 주어야 한다고 총총히 길을 떠나는 운천스님. 스님짜장을 드신 어르신들이 인사를 하신다.

짜장스님 정말 반갑습니다. 그리고 잘 먹었습니다

 

어제인가 휴대폰에 문자가 하나 들어온다. ‘고객님 택배 601372 ○○045를 오늘 배달예정입니다. 동수원우체국이라는. 누가 무엇을 보냈기에 택배가 오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선뜻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렇다고 택배를 기다리고 무조건 앉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취재 약속을 해 놓은 곳이 있으니.

 

나가서 일을 보고 오후에 집에 들어오니, 문 앞에 커다란 상자가 하나 보인다. 상자에는 남원 고구마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그때서야 아 스님이 보내셨구나.’하고 깨닫는다. 바쁘게 살다가 보면 잊어버리는 것이 많다. 남원에 계신 스님은 짜장스님으로 유명세를 타고 계신, 선원사 주지이신 운천스님이시다.

 

 

고구마 한 상자 보내드릴게요.’

 

그 전날 통화를 했지만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리고 설마 이렇게 빨리 고구마가 온 줄은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 전화를 하고나서 바로 택배로 보내셨는가 보다. 하루 만에 도착을 한 고구마 한 상자. 열어보니 한 상자 가득한 고구마 중에는 아이 머리통만한 것들도 들어있다. 한 해 동안 스님이 땀 흘려 농사를 지으신 것이다.

 

6개월 정도인가 선원사에서 스님과 함께 생활을 한 적이 있다. 짜장면을 들고 전국 각처를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스님짜장을 만들어 봉사를 하는 운천스님. 그 짜장에 들어가는 재료를 이렇게 직접 농사를 지으신다. 양파, 고구마, 감자 등, 짜장면에 들어갈 재료를 직접 농사를 지어 충당하는 것이다.

 

고구마를 캤는데 고구마 한 상자 보내드릴게요.”

스님 짜장 재료도 부족하실 텐데요

올 해는 농사가 잘 되었어요. 받을 주소 보내주세요

, 스님 고맙습니다.”

 

 

몸이 부서져도 봉사를 하시는 운천스님

 

운천스님이 선원사 주지로 임직을 받고나서, 선원사는 많은 발전을 했다. 우선은 낡은 담장을 허물어버리고, 사람들의 눈높이로 담을 낮추었다. 남원시 도통동에 소재한 선원사는 천년고찰이다. 도심 한 복판에 자리하고 있는 선원사에는 보물인 철불이 있으며, 선원팔경 중에도 거론될 만큼 유서가 깊은 고찰이다.

 

스님들이 할 일이 꼭 예불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합니다. 무엇인가 대중 속에 아픔을 볼 수 있어야죠. 태안기름 유출 사고 시에 그곳에 가서 짜장면 1000그릇을 봉사하는 것을 보고난 후, ‘나도 저렇게 짜장면을 들고 봉사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죠.”

 

그 뒤로 벌써 몇 년이다. 일 년이면 3만 그릇이 넘는 짜장면을 만들어 봉사를 하신다. 남들이 들어가기 꺼려하는 곳도 마다하지 않는다. 구미 불산유출 사고마을은 기자들도 들어가기를 꺼려했던 곳이지만, 제일 먼저 그곳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수원이 고향인 운천스님은 수원에서 짜장봉사를 하다가 손가락 세 개가 부스러지는 고통을 당하기도 했다.

 

 

수술을 하고 병원에 입원을 해 있으면서도 가장 먼저 걱정을 한 것은 짜장봉사를 가야하는데, 어르신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빨리 퇴원을 해야지라고 한다. 흡사 봉사를 위해 태어난 듯하다. 그렇게 봉사를 할 때 필요한 고구마 등을 직접 농사를 지은 것이다. 일 년 동안 땀 흘려 농사를 지은 고구마 한 상자가 앞에 놓여있다. 가슴이 뭉클하다 난 스님을 이해 해드린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스님,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스님의 마음을 담아 이웃에 어르신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혼자 이 한 상자를 다 먹는다면 정말 죄스러울 듯 하네요.”

짜장스님은 남원의 천년 고찰 주지스님인 선원사의 주지 스님이신 운천스님을 말한다. 2009년부터 전국 각지를 돌며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다니면서 년간 3만 그릇 이상의 짜장면을 만들어 급식봉사를 하는 운천스님은 사랑실은 스님짜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급식공덕을 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타신 분이다.

 

우리의 옛 이야기 중에 사람이 죽어 저승에 가면 무슨 공덕을 하고 왔는가를 묻는다고 한다. 헐벗은 이에게 옷을 준 것은 의복공덕이요, 목마른 이에게 물을 준 것은 급수공덕이요, 다리가 없는 개울에 다리를 놓아 준 것은 월천공덕이라고 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역시 굶주린 이에게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는 급식공덕이라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하는 급식공덕

 

운천스님이 급식공덕을 시작한 것은 벌써 4년째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면서 찾아간 곳만 해도 엄청나다. 운천스님은 남들이 들어가기 싫어하는 곳도 마다않고 드나들었다. 구미 불산누출마을에도 두 번이나 찾아갔다. 불산으로 인해 마을이 황폐화가 되어, 남들이 들어가기를 꺼려하는 곳에, 스스럼없이 찾아든 것이다.

 

올 초에는 손가락이 망가지는 아픔도 당했다. 그러나 두 달여 만에 다시 아픈 손가락이 비닐봉지를 씌우고 다시 짜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굶주린 이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운천스님이 4월의 마지막 날 찾은 곳이 바로 구리시에 있는 인창경로식당이었다.

 

 

이곳은 남양주의 봉선사에서 운영하는 남양주노인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이다. 이곳은 무의탁어르신들과 차상위 계층어르신들을 비롯해 어려움이 있는 분들에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무료급식을 하고 있는 곳이다. 30일 오전 730분에 수원을 출발하여 인창경로식당에 도착을 하여 준비를 하고, 1130분부터 급식을 시작했다.

 

봉사자들 줄 이어 찾아와

 

이곳에서 운천스님이 스님짜장봉사를 돕기 위해 찾아온 분들은 구리시 유적답사회 회원 20여명 이었다. 인창경로식당에는 매일 돌아가면서 봉사를 하는 분들이 찾아오신다고 하는데, 많은 모임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분들이 일사분란하게 봉사를 한다. 그런데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운천스님과 봉사를 해보았지만, 이곳처럼 규율이 잡혀있는 곳을 보지 못했다.

 

 

어르신들이 식당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하는 것이 있다. 바로 화장실에 들어가 손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누구라도 예외는 없었다. 식당 봉사자 한 분이 문 앞에서 한 분 한 분 손을 씻으라고 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먼저 들어갈 수가 없다. 한 번에 50여명이 식사를 하고 있는 조금은 비좁을 식당이지만, 이렇게 철저하게 지켜지는 질서로 인해 큰소리 한 번 나지 않고, 200여분의 어르신들이 식사를 마칠 수가 있었다.

 

스님 다음 달에도 오시나요?”

 

인창경로식당에서 스님짜장의 급식은 딴 곳보다 많은 양을 그릇에 담아주었다. 그런데도 한 분도 음식을 남기는 분들이 없다. 그리고는 짜장을 다 드시고 나서 모두가 맛이 있다고 인사를 하고 나가신다. 그 중 한분은 운천스님께 인사를 하면서

 

 

스님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음 달에도 또 오시나요?” 라고 묻는다. 이래저래 짜장스님의 행보는 더욱 더 바빠질 것만 같다. 급식을 시작할 때쯤 남양주노인복지관의 관장이신 동각스님께서도 배식에 한 자리를 도와주신다. 그런 아름다운 보습을 보면서 속으로 생각을 한다. 늘 운천스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것입니다. 찾아오는 분들에게 베푸는 것은 반쪽짜리 사랑이죠.”

4월 17일(수)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775-1에 소재한 수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경기도장애인 축제에 기부행사가 이루어져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제33회 장애인의 날 기념, 제19회 장애인 축제한마당이 (사)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회장 김기호)의 주최로 경기도 31개 시군의 장애인 3,000여명이 모여 한마당 축제를 연 것.

 

이날 장애인 축제 한마당에 참석한 수원시지회(지회장 최종현)의 장애인 250명을 위해서, 짜장스님인 운천스님이 먼 길을 달려와 ‘스님짜장’봉사를 한 것. 운천스님은 수원출신으로 출가를 하여 현재는 남원에 있는 천년고찰인 선원사의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2009년부터 ‘사랑실은 스님짜장’ 봉사를 시작해

 

2009년부터 노인복지관, 장애인시설, 어린이시설, 군부대 등을 찾아다니면서 짜장봉사를 한 운천스님은, 한 해 35,000~40,000 그릇의 짜장면을 만들어 봉사를 하고 있다. 특히 운천스님은 무료급식시설이나 불산 누출사고마을, 도서지역 등, 사람들이 찾아가기 힘든 곳도 마다않고 다니면서 짜장봉사를 한 것.

 

올 1월부터 자신이 태어난 고향인 수원의 시설을 찾아다니면서 짜장봉사를 하던 운천스님은, 1월 25일(금) 수원시 율천동의 노인들께 짜장면을 대접해 드린다고 하다가, 기계에 손이 딸려 들어가 오른쪽 손가락이 폐쇄골절을 당하는 부상을 입었다. 이 사고로 검지와 중지는 뼈가 부러지고, 약지는 뭉개진 상태로 봉합수술 및 철심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2주간의 입원을 마치고 남원으로 돌아간 스님이 다시 수원을 찾은 것은 4월 5일부터이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생각해 봉사를 쉴 수 없다고 말하는 운천스님은, 율천동을 시작으로 이목동 장애인 시설인 ‘바다의 별’과 새터민들이 있는 우만종합사회복지관 등에서 봉사를 계속해 온 것.

 

 

자원봉사자들의 따듯한 모습도

 

이날 장애인 축제한마당에 참석한 수원시장애인들을 위해서, 짜장봉사를 하는 운천스님과 조리 및 음식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현장에 나와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른 시간인데도 야채를 다듬고 밀가루를 반죽하는 등, 장애인들에게 스님짜장을 대접하기 위해 성심을 다하기도.

 

이날 봉사를 자원한 단체는 수원중부녹색어머니회(회장 김영옥)에서 24명, 수원여성리더회(회장 김순천)에서 21명, 수원중부경찰서전의경어머니회(회장 이주영)에서 5명 등, 개인적으로 참가를 한 봉사자들을 합해 60여명이나 되는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도움을 주었다.

 

 

박정운씨 2천 만 원 쾌척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KB금융그룹 수원 화서동지점 박정운 지점장이 짜장스님을 돕겠다고 나섰다. 2만 그릇의 자재비에 해당하는 2천 만 원을 선뜻 기부를 한 것. 기부식은 마침 장애인들을 격려차 들린 염태영 수원시장과, 최종현 수원시지체장애인협회장이 함께 동참을 했다.

 

KB금융그룹 박정운 화서동 지점장은 “스님께서 이렇게 좋은 일을 하시는데, 무엇인가 돕고 싶어, 2만 그릇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수원시민을 위하여 스님께서 봉사를 하실 때 사용하시라고 드린 것”이라고 했다.

 

 

후원금 전달식에 함께 참여를 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런 아름다운 소삭을 듣고 꼭 만나보고 싶었다. 수원시민을 위해 짜장봉사를 하는 운천스님도 고맙지만. 이렇게 선뜻 큰돈을 기부를 해준 박정운 지점장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후원금 전달식을 마친 염태영수원시장은 장애인들을 위해 짜장면에 들어갈 면발을 뽑는가 하면, 직접 쟁반에 짜장면을 들고 식탁까지 직접 갖다 주기도. 아름다운 후원금의 전달식을 본 한 자원봉사자는 “이런 아름다운 마음들이 있어 장애인들도 행복할 것이다. 우리 수원은 정말 사람이 반가운 도시, 사람이 살만한 도시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처음에 이 말을 들을 때는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 그릇에 원가로 따져서 1,000원을 잡아도, 2만 그릇이면 2천 만 원이나 되는 거액이다. 그런 금액을 선뜻 후원을 하겠다니, 처음에는 얼떨떨하다.

 

46(),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약속을 했으니 가 볼 수밖에.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23-3에 소재한 장애인 생활시설인 바다의 별’. 이곳에 스님짜장을 봉사하기로 한 날이다. 비는 내리지만 그래도 봉사를 하는 분들이, 벌써 주방에 들어가 야채를 써는 등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짜장스님인 운천스님과 함께 박정운 국민은행 수원 화서동 지점장이 짜장을 볶고 있다) 

 

박정운씨 봉사하는 자리에서 밝혀

 

바다의 별에는 색다른 사람들이 찾아들었다. 평일에는 봉사를 할 수 없는 은행 직원들이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온 것이다. 박정운(국민은행 화서동 지점장)씨와 함께 찾아 온 이들 10여명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 바로 일을 시작한다. 누구는 밀가루 반죽을 하고, 누구는 짜장을 삶아낸다. 그런가 하면 배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저희 지점 직원들이 저와 함께 봉사를 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저희들이 일을 도와야죠. 평일에는 아무리 봉사를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어, 오늘 이렇게 주말에 스님짜장 봉사를 하려고요.”

 

밖에서는 배식 준비가 한창이고(위) 주방 안에서는 스님이 면을 뽑고 있다. 모자를 쓴 이는 e수원뉴스 김우영 주간

 

박정운씨는 오래전부터 짜장스님과 친분이 있다고 한다. 그러고 어떻게 도와 줄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스님이 수원에 올라오셔서 봉사를 하실 때마다 들어가는 비용을 지원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는 원가 1,000원씩을 잡아 2만 그릇을 제가 후원하도록 하겠습니다. 그 정도로 후원을 하면 스님이 편안하게 짜장 봉사를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죠

 

 

좋은 일을 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어

 

주방에 모든 준비를 마쳤다. 국민은행 화서동 지점에서 장애인 가족들에게 나누어 줄 요구르트와 귤 등도 준비를 했다. 장애인 생활시설인 바다의 별에서 묵고 있는 70여 명의 장애인들이 식당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식판과 그릇에 스님짜장과 단무지, 요구르트와 귤 등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았다.

 

한 시간 남짓 식사시간이 끝났다. 그리고는 일반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돌아갔다. 하지만 주방에는 박정운씨를 비롯해 국민은행 봉사자들이 열심을 내고 있다. 그릇을 세척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대걸레를 들고 식당 바닥을 닦아내는 사람들도 있다. 모두가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난 뒤 국민은행 화서동 지점 직원들이 그릇을 세척하고 았다

 

이렇게 열심히 봉사를 하는 분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거기다가 박정운 국민은행 화서동 지점장께서 2만 그릇을 후원하시겠다고 하니, 절로 힘이 납니다. 앞으로 수원에서 스님짜장 봉사를 할 때는 아무런 걱정 없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마음이 있어 세상이 살 맛 난다.

 

짜장스님(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은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다. 사실 스님짜장 봉사를 하면서 전국을 다니지만, 적지 않게 들어가는 경비를 감당하기가 수월치는 않다는 것. 지리산에서 캔 야생 돼지감자를 이용한 국우차판매로 봉사를 하지만, 요즈음은 그것도 전과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생활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란다.

 

봉사를 한 국민은행 화서동 지점 직원들과 스님이 기념촬영을 했다(맨 앞 줄 좌측이 박정운 지점장) 

 

스님께서 좋은 일을 하시다가 부상까지 당하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저 먼저라도 스님이 봉사를 하시는데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고 싶어 결정을 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직원들과 함께 스님의 봉사를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세상은 이렇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온기가 있는가 보다. 적지 않은 돈을 쾌척하겠다는 박정운씨의 마음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참여하는 작은 불씨가 되기를 바란다. 그것만이 짜장스님이 봉사를 하다가 부상까지 입은 것에 대한, 조그마한 보상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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