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양반 어딜 그렇게 바삐 가요?”

. 화성 한 바퀴 돌아보려고요

아니, 왜 여기 이렇게 바뀐 것은 소개 안 해준데?”

무슨 말씀이세요?”

! 이 벽들하고 그림들이 안보여?”

, 예 좋네요.”

 

지동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길 가에 나와 계신 할머니들도 내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다 안다. 그래서 길을 가면 할머니들의 호칭이 기자양반이다.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은 직업 뒤에 꼭 양반이라는 단어 한 마디를 부쳐주신다. 아마도 그 뒤에 붙는 호칭이 상대에 대한 배려인 듯하다.

 

지동 벽화골목은 날마다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라는 것이 단순히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체계적인 구상에 의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7개년 계획을 세워 4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지고 있는 작업은,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여 벽화골목에 그림을 그린다.

 

 

최고의 작가들이 참여한 지동 벽화골목

 

지동 벽화골목은 총괄감독인 유순혜 작가가 참여하면서 색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했다. 지동 수원제일교회 8~10층에 마련한 노을빛 갤러리의 관장을 맡고 있는 유순혜 작가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잡지사 미술기자와 KBS 일러스트로도 활동을 했다. 또한 출판사와 작업을 하면서 프랑스, 중국, 대만, 태국 등에 그림책을 수출하기도 했다.

 

우리 유 작가님이 지동에 거주하면서 마을이 새롭게 변화를 하고 있어요. 대개 벽화길이 그림을 전공한 사람들이 참여해서 그리고 있는데 비해 우리 지동 벽화골목은 골목마다 테마가 있어요. 작가님이 그림을 골목의 주제를 택하는 것을 보면 그 골목의 생김새에 맞게 주제를 택하는 것 같아요. 요즈음 들어 주말이 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지동을 찾아오고 있어요. 아마 앞으로 3년이 더 지나 총 3.4Km의 벽화골목이 완성되고 나면 수원의 명물이 될 것 같아요.”

 

통장협의회 통장의 말이다. 지동 벽화골목은 밑그림은 유순혜 작가를 비롯해 3~4명의 작가들이 그린다. 그리고 유치원생부터 70세에 이르는 마을 주민들과 초, , 고 학생들이 자원봉사로 찾아와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또한 삼성전자 연구원들을 비롯해 각 단체에서도 지동 벽화골목의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 마을 참 많이 달라지고 있네요.”

 

용마루길은 지동시장 위 제일교회부터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까지 이어지고 있는 등선길이다. 이 길은 겨울에 눈이 내리면 차들도 오르기 힘들만큼 경사가 심하다. 이 용마루길의 북측 면은 세계문회유산인 화성이 있어 마음대로 개발을 할 수도 없다. 하기에 수원시의 주거지 중에서도 가장 노후 된 가옥들이 자리하고 있다.

 

지동 벽화골목은 이 용마루길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도로 양편 경계석을 새롭게 설치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골목이 달라져 보인다. 사람들은 그렇게 깨끗하게 조성된 경계석 안쪽의 좁은 땅에 화단을 만들기 시작했다. 무엇인가 하나라도 마을을 위해 스스로 발 벗고 나서는 사람들, 그것이 바로 지동 벽화골목의 주민들이다.

 

지동벽화골목이 형성되면서 주민들 스스로가 집을 정리하고 있기도 하다. 낙은 담장에 아름다운 그림들이 그려지면서 사람들은 집을 새롭게 꾸미고 있다. 큰길가에 집들이 스스로 구조개선을 하고, 좁은 골목 안에도 목책화단 등을 놓았다. 그런가하면 골목 안쪽에 주민들 스스로가 작은 화단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모든 것이 벽화골목 때문이다.

 

 

어느 집은 답답하던 담장을 헐어냈다. 벽화골목을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더 이상 불편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날마다 변화하고 있는 지동 벽화골목. 용마루길이 환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주민들의 표정까지도 바뀌었다.

 

갑자기 밖이 시끄럽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골목을 울린다. 무슨 일인가해서 내다보니 100여 명 가까운 아이들이 지동으로 찾아들었다. 미쳐 문을 열고 나갈 틈이 없다. 집 안에서 창문을 통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더니 수학여행을 왔다고 한다. 이제 지동은 수학여행을 오는 학생들까지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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