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한다고 한다. 사실 말이라는 것을 할 때는, 그것이 상대방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줄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흔히 우리는 이런 말을 한다. ‘사람들이 장난으로 던지는 돌 팔질에 개구리는 목숨을 잃는다’고. 하고나면 사라지는 말도 그런데, 하불며 영구적인 인터넷 상에 글이야 오죽할까? 글을 쓴다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 글 하나를 쓰기 위해 많은 시간을 노력을 하는 것이니까.

 

언제나 그렇지만 수없이 올라오는 블로그의 글을 일일이 읽을 수는 없다. 그저 제목과 한 두 군데 정도 부분을 볼 뿐이다. 그 중에 꼭 필요한 글이란 생각이 들면 찬찬히 읽어보기도 한다. 모든 분들의 글이 하나같이 다 소중하지만, 그 중에서도 꼭 보아야 할 글이라면 시간을 내어 다시 한 번 정독을 하는 것이 내가 블로그에서 글을 보는 방법이다.

 

아무리 든든한 성이라고 해도 빈틈은 있다. 뛰어난 연기자라고 해도 어느 곳이 되었던지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다. 그것이 연기가 아닌  외적인 것으로 공격한다면, 그것은 공격 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수위 넘은 맹공, 다시 한 번 생각을

 

요즈음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서, 가끔은 섬뜩할 때가 있다. 그것이 다름이 아니라 일부 연예인에 대한 수위가 넘은 듯한 맹공이다. 물론 그런 평을 받으면서 당사자들이 스스로 연기를 고치고, 노래를 더 열심히만 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꼭 그럴까 하는 점이다. 우선은 본인이 그런 글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면, 먼저 마음에 상처부터 받을 수도 있다. 그런 마음에 깊은 상처가 오히려 연기에 방해가 되고, 노래를 하는데 자신감을 잃게 만들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좀 더 발전을 하라고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을 것으로 믿지만 말이다.

 

이 단단한 성도 무너질 수가 있다. 연예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맹공은 자칫 성이 무너지듯 무너질 수도 있다. 무너진 성을 다시 쌓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듯, 상처를 받은 연예인이 치유를 하기 위해서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동안 그 연예인은 좌절을 해 영원히 회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체적인 공격, 방어 무기가 있을까?

 

대개는 연예인의 장, 단점을 들추어내어 글을 쓴다. 또한 그것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발전적인 면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간혹 글을 읽다가 보면 ‘이건 심하다’라고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신체적인 부분이나, 혹은 신체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면에 대한 질책이다. 그런 글을 볼 때는 무엇인가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요즈음은 성형이 대세이다. 연예인들이 성형을 한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도 한다. 물론 성형이란 것이 시청자들에게 더 잘 보이고, 남들보다 돋보이기 위한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꼭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왜 너도 나도 그렇게 성형을 해야만 할까? 그것은 바로 시청자들이 그렇게 몰아가고 있지나 않은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연예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다. 철저하게 위장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 사람의 앞길이 창창한 연예인을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은 아닌지.


‘일인미디어의 꽃’이라는 블로그가 활성화되면서, 많은 연예인에 대한 글, 드라마나 음악에 대한 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무래도 그런 글이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그런 것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에게 소득을 안겨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최선을 다해 글을 쓰고 있는 블로거님들께 늘 부럽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신체적인 것을 들추어 비판을 한다고 하면, 그것은 그 연예인에게 정말 치명적인 아픔을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너는 왜 그렇게 이상하게 생겼냐고 한다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까? 태어날 때부터 신체적으로 그렇게 생긴 것이, 그 사람의 잘못은 아니지 않은가. 본인도 그런 신체적인 부족함을 이겨내기 위해 수없이 많은 노력을 할 것이다. 또한 그런 자신에 대한 글이 올라오면 아마도 자신을 탓하며 안타까워하고 있을 것이다.

 

 

대안도 제시할 수 있는 글이라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이

 

수성을 하려고 해도 공성무기가 상상 밖이라고 한다면 어찌 막아낼 수가 있을까? 연기자의 수성은 연기이다. 그런데 연기가 아닌 신체의 부적합을 갖고 이야기를 한다고 하면, 그것은 일종의 룰을 벗어난 공격이다. 연기에 대한 지적이 아닌 신체적인 지적을 한다는 것은, 공성에 대한 예를 벗어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일부 연예인들이 악플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블로거들의 글은 그보다 몇 배 더 힘이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 블로그들이 신체적인 결함이나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사생활 등을 갖고 글을 올린다면, 아마도 그런 점에서 평정을 지켜갈 수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만일 그런 글 말미에 신체적인 결함을 이겨낼 수 있는 대안을 알려주었다면, 지적을 받은 당사자 스스로도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안 없는 무조건적인 공격, 그것은 한 사람의 연예인을 구렁텅이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높은 벽을 허물어 버릴 수 있는 것은 모두에게 인정받는 연기력 때문이다. 우리가 명품 연기를 한다고 하는 배우들이 모두 다 완벽하게 생긴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은 신체적인 어떤 것도 연기로 소화를 해낸다. 그렇기에 연예인들이 연기로 승부를 할 수 있도록 연기에 대한 조언으로 도와줄 수 있는 블로거가 정말 '일인 미디어의 꽃'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은 아닐까?  


요즘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을 보다가 문뜩 이런 생각을 한다. 이제는 연예인을 폄하하는 블로그이기 보다는, 합당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블로그가 될 만한 시점이 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연예에 대해서는 문외한인 한 사람의 주제넘은 글이 되었지만, 연예인 모두가 ‘개콘의 네 가지’는 아니지 않은가?

“왜 답사가 어렵다고 생각을 하세요?"
“어렵죠, 날도 안 좋은데. 가만히 앉아서도 글은 쓸 수 있잖아요?”
“저는 앉아서 쓰는 그런 글을 쓸 줄 몰라요”
“아니 한 때는 방송국에서 일도 하셨다면서요?”
“예, 그러기는 했죠. 그래서 더욱 더 방송에 대한 글은 쓸 수가 없어요.”

아는 분이 전화를 하셨다. 늘 블로그를 보고 있다는 분이다. 그런데 이런 대화를 주고받았다. 그 분은 나를 보고 바보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남들처럼 약지 못하다고 퉁명스레 이야기를 한다. 남들처럼 약은 짓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홍성군 홍주성 안에 소재한 여하정

난 내 길을 가렵니다. 그냥 놓아두세요.

언젠가도 그랬다. 죽어라하고 발품을 팔고 적지 않은 경비를 들여서 글을 쓰면, 이건 만날 저 꽁다리에서 허우적거리기가 일쑤다. 하루 종일 방문객이라고 해보았자. 고작 100명 안팎이다. 슬그머니 열도 뻗치고 성질 급한 내가 참기도 어려워, 가끔은 불쾌한 이야기를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대안이 없지 않은가?

배운 것이 무엇이라고, 내가 할 일은 그것뿐이다. 그리고 판단은 그것을 운영하는 분들이 알아서 하면 된다. 한 사람이 들어와도 좋단 생각이다. 그저 꼼꼼히 글을 읽고, 그것으로 인해 우리 문화재에 대해 조금만 이해를 더 해줄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 무엇이 더 필요할까? 여기저기 광고를 붙이는 것도, 다 부질없음을 알고 있다. 어차피 방문객도 저조한 블로그에 무슨 딱 부러진 수입이 있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원주 부론면 정산리에 있는 석장승. 눈이 쌓여도 답사는 계속된다.

푸념은 늘 즐겁답니다.

난 가끔 이렇게 푸념을 늘어놓는다. 아마 그것마저 하지 말라고 한다면, 열이 뻗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요즈음 우리들은 우리의 문화재나 전통문화에 대해서는 참으로 남의 것을 들여다보듯 한다. 그런데 비해 드라마나 연예인의 이야기에는 많은 관심을 보인다. 그러다가 보니 그런 기사를 메인에 띠우고. 그것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영업이다. 영업은 당사자들의 고유권한이다. 이러쿵저러쿵 침범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도 연예기사는 TV만 보고도 쓸 수 있잖아요?”
“아뇨. 그것도 무지 노력을 해야 합니다. 머리도 아프고요”
“그래도 그런 것을 쓰셔야 득이 될 텐데요.?”
“그 득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말씀하시는 건데요?”
“....”

괴산 삼방리 마애여래좌상. 눈길에서 죽을 뻔한 일도 수 십차례이다.

물론 그 득이란 수입을 말하는 것인 줄도 안다. 하지만 난 그것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문화재를 답사하고, 그것을 잘 다듬어 글을 쓰는 것이 좋다. 그동안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책을 쓴 것이 20여권이 넘는다. 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서 쓴 것은 단 한 권도 없다. 그저 한 사람이라도 더 우리 것에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문화재란 우리의 정신적인 지주이기 때문에, 오늘도 그 줄을 놓지 않으려는 혼자만의 아집일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그것이 나이길 바란다.

이번 답사에도 비가 오네요!

답사를 하는 날이 다 좋을 수많은 없다. 어떤 날은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날에도 강행군을 해야만 한다. 때로는 태풍이 오는 날 답사를 나갔다가 길까지 잃은 적도 있다. 눈이 발목을 넘어 무릎까지 차 있어도 들어가야 한다. 때로는 길이 사라진 곳도 있다. 그래도 들어간다, 그것이 답사의 어려움이자 묘미이기도 하다.

한강의 발원지 검룡소로 들어가는 길. 한 겨울이라고 답사를 멈추면 무슨 글을 써야할까?

이번 답사에도 비를 만났다. 이 계절이면 늘 만나는 비다. 이젠 그 비도 반갑다. 함께 동행을 할 수가 있으니. 차라리 비가 내리는 날이 더운 날 몸에서 쉰내가 나는 것보다는 좋지 않을까? 그렇게 답사를 하고 정리를 해서 글을 쓴다는 즐거움은, 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그런 행복이 있어 남들이 들려주질 않아도 답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항상 갓 찌어낸 찐빵처럼 따끈한 기사를 쓰기 위해서.

송강 정철이 속미인곡을 집필했다는 담양 송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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