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구원들 무더위 속 벽화작업 강행

 

엊그제 비개 내렸다고는 하나, 오늘은 또 다시 30도를 웃도는 더위라고 한다. 날이 꾸무럭한 것이 오히려 이런 날 땀이 더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동을 찾았다. 바로 삼성전자의 연구원들이다. 팀별로 교대로 지동을 찾아와 벽화작업을 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5번째 찾아온 연구원들이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벽화 길은, 내리막 차도가 있는 지동 270-222번지 인근이다. 이곳을 'IT골목‘이라고 이름을 붙여, 원시인들을 그리고 있다. 차도 양 옆 벽은 물론 골목길까지 원시인들이 벽에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 다 완성이 된다고 하면, 꽤나 특색 있는 벽화길 하나가 생겨날 듯하다.

 

 

노을빛 음악회장도 꾸며

 

5월 14일(금) 오후 7시 30분부터 화성을 배경으로 열리는 지동의 ‘노을빛 음악회’. 새로 절개지에 축대를 쌓고 마련한 수원제일교회 주차장이다. 종탑을 마을 주민들의 전망대(명칭 노을빛 전망대와 노을빛 갤러리)로 내준 제일교회답게, 이번에는 새로 주차장을 마련하고, 그 첫 번째 사용을 주민들에게 내어주었다.

 

“저희들이야 정말 감사하죠. 세상에 어느 교회에서 종탑을 주민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어요. 이런 교회가 있어 지동이 정말 좋습니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작업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마을주민의 말이다. 그렇듯 제일교회는 마을 주민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사랑으로 감싸고 있다. 주차장은 말끔히 포장이 되어있으며, 내일 음악회 준비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벽에 붙어 색칠을 하고 있다.

 

서장대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곳

 

제일교회 주차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던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은

 

“이곳 주차장이 화성 서장대에서 보면 환히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노을빛 음악회를 열고, 이 주차장을 아름답게 꾸며 지동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딴 곳과는 차별을 두자는 것이죠.”라고 한다.

 

 

무더위 속에서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칠을 하는 삼성전자 연구원들. 한번 찾아올 때마다 점차 늘어만 가는 IT골목의 원시인들.

 

“지동의 멋진 골목길 벽화는 저희들이 책임집니다. 아마 이 IT골목 벽화작업이 다 끝나고 나면, 우리나라 어느 곳에도 없는 정말 독특한 벽화길이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올 한 해 저희 연구원들이 최선을 다해 정말 멋진 벽화길 하나를 만들어 내겠습니다. 멋진 지동 만들기에 저희들이 앞장서야죠.”

 

벽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잇던 한 연구원의 말이다. 이들은 이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두 시간 이상을 벽에 달라붙어 그림을 그린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서서 작업을 해야 하는 벽화길 조성이다.

 

 

“고생은 되지만 정말 뿌듯하네요. 이렇게 지동을 우리 손으로 아름답게 꾸민다는 것도 즐겁지만, 이다음에 우리 아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아빠가 이 벽화를 그렸다는 것을 알면, 정말 자랑스러울 듯합니다.”

 

내일 노을빛 음악회에 맞춰 오늘 작업을 할 것이 많다면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던 한 연구원의 말이다. ‘삼성전자가 정말 우리 마을에서 일을 낼 것 같아요. 정말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습니다.’라는 주민의 말처럼, 올 해 삼성전자가 지동에서 무엇인가 큰일을 낼 것만 같다.

처음 울퉁불퉁한 시멘트벽에 달라붙어 칠을 하고 있을 때만 해도 궁금하기만 했다. 저 울퉁불퉁한 벽에 도대체 흰 칠을 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고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음에 나온 삼성전자의 가족들 역시 똑 같이 흰 칠만을 고집스레 해대고 있었다. ‘그냥 시멘트벽이 더러우니 희게 칠이라도 하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426() 꽤 많은 인원이 흰 칠을 한 벽에 달라붙어 있다. 속으로는 그저 또 흰 칠을 더하는 것이겠지 하고 넘겨버렸다. 그리고 그들은 저녁때가 다 되어서 작업을 마치고 돌아갔다. 하지만 그들이 무엇을 그렸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그저 2주 동안 말없이 벽에 달라붙어 필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울퉁불퉁한 벽에 삼성이 그려졌다

 

아침에 운동을 하려고 밖으로 나와 보니, 벽에 무엇인가가 보인다. 그림이다. 어제 저녁때도 신경을 쓰지 않아 보질 못했다. 그런데 벽면 여기저기 조그마한 그림들이 보인다. 미처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 부끄럽다. 나가보니 울퉁불퉁한 벽면에 여기저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원시시대의 사람들로 그려진 인물상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 원시시대의 인물들이 최첨단 기기를 손에 잡고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주력상품들이다. 휴대폰이며 탑 등을 들고 있는 원시인들. 누가 이런 발상을 핸 것일까? 거기다가 그림을 그리기도 만만치 않은 울퉁불퉁한 벽이다. 그림을 그리기엔 도저히 불가능한 벽에 아름답게 꿈을 그려 넣었다.

 

 

한 마디로 어이가 없다. 어째 이런 발상들을 한 것일까? 여러 형태로 선을 그어 만든 시멘트벽에 칠을 한 것까지도 어려웠을 텐데, 거기다가 그림까지 곁들이다니. 무엇인가 색다른 느낌이다. 그림들을 찬찬히 훑어보다가 가만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원시인이 최첨단 기기를 손이 들고 있기 때문이다. 역시 삼성맨답다는 생각이다.

 

올해 지동 벽화길 변화를 꾀한다.

 

지동 벽화길을 조성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의 각 부서별로 지동 골목을 찾아들었다. 그들은 주말과 휴일을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찾아와, 땀을 흘리며 작업을 하는 열심을 보였다. 올해는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벽화길 조성을 시작하면서부터 지동의 벽에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

 

 

올 해는 삼성전자의 각 팀별로 지동을 찾아올 것입니다. 자원봉사센터를 통해 오시는 분들도 많이 오시겠지만, 삼성전자의 연구원들이 아마 더 많은 작업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 해들어 벌써 200명이 넘는 연구원들이 지동을 찾아왔으니까요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의 설명이 아니라도 해도, 지나가면서 벽에 붙어 있는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삼성전자의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지동벽화에 쏟는 열정은 대단하다.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지동을 찾아 올 것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벽화를 그리러 간다고 하기에,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잘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렇게 머리도 식히고 그림도 그리고요.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제 그림을 보고 간다고 생각을 하니, 그도 꽤 기분이 좋고요. 올해는 가족들과 이곳으로 와서 주말을 보낼까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린 그림이 오래도록 기념이 될 수 있으니까요

 

 

열심히 그림을 그리던 한 연구원의 대답이다. 삼성전자의 연구원들이 지동을 찾아와 벽화를 그린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동벽화에 IT벽화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동벽화가 단순한 벽화가 아니라,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바람직한 일이란 생각이다. 그리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재미난 그림으로 웃음을 준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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