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문화원에 재직하고 있는 조성문(남, 54세) 사무국장이 2008년 1월 5일부터 11월까지 KBS 대하사극으로 방영이 된 <대왕세종>을 보면서, 드라마에서 잘못 알려진 것들을 지역의 신문인 세종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대왕 세종 바로보기>는 모두 100쪽에 이르는 작은 책이지만, 내용을 보면 대왕세종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는 소중하고 값진 책이다.

 

여주문화원에서 펴낸 이 책은 모두 44단락으로 구분된다. 태몽, 신문고 양녕의 여인들, 윤회 등 그 제목에서 보이듯 <대왕세종>이 드라마로 방영이 될 때마다, 그 회차에 잘못 전해지는 것들을 다음 주 신문에 하나하나 열거를 했던 것들이다.

 

  
▲ <대왕세종 바로보기>의 표지 여주문화원 발행. 조성문 저

이 책에서는 대마도정벌, 관리임명, 여진족 등 대왕세종이 당면한 과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또한 대왕세종에서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해 세종과 그 인물들 간의 관계를 짚어나간다. 윤회, 장영실, 변계량, 조말생, 황희, 최만리 등과의 관계를 정리했다.

 

대왕세종 중에서 황희가 벼슬길에서 물러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극중 장면이 있다. 이 장면에서 잘못된 부분을 저자 조성문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세자 양녕을 감싸주었다는 이유로 태종의 미움을 받아 벼슬길에서 물러났던 황희가 1422년(세종 4) 2월 20일 조정으로 돌아왔다. 3월 18일에는 과전을 돌려받았고, 태종의 국상이 끝나자 10월 28일에 의정부 참찬이 되었다. 사간원과 사헌부에서 한 두 차례 황희의 처벌을 주장하는 상소가 있었지만 별다른 반대는 없었다. 그러나 극중에서는 황희의 복귀를 두고 서경이 벌어졌다. 서경이란 조선시대 관리의 임명이나 법령 제정 등에 있어 대간의 서명을 거치는 제도를 말한다. 조선의 관리임명절차를 살펴보면 인사권을 관장하고 이조와 병조에서 해당 관료의 문벌, 충사연월, 공과, 재행, 현부 등을 심사하여 복수로 추천하면 임금이 이를 보고 비목을 내리게 되어 있다. 이어 이조와 병조는 수직자의 고신(임명장)을 사간헌과 사헌부에 보내 대신의 심사동의를 구한다.(중략)

 

고려 때에는 1품부터 9품에 이르는 모든 관리가 서경을 받아야만 하였으나, 조선은 1392년(태조 1) 12월 22일 태조 이성계의 명에 의해 4품 이상 고위관리의 고신은 관교라 하여 대간을 거치지 않고 임금이 직접 제수하였으며, 5품 이하 관리의 고신은 교첩이라 하여 대간의 서명을 받도록 하였다. 그러므로 정2품 의정부 참찬에 임명된 황희는 대간의 서경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하략)

 

이렇게 드라마에서 잘못 보여진 것들이 자칫 세종대왕의 업적에 누를 끼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다가 보면 우리가 미쳐 몰랐던 역사 속 진실에 눈을 뜨게 된다. 

 

필자와의 일문일답

 

-대왕세종 바로보기라는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대하사극 <대왕세종>은 많은 사람들이 시청을 한 드라마입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잘못 전해진 것들로 인해 세종대왕이라는 인물에 대한 잘못 알려지는 것이 안타까워 여주지역신문인 세종신문에 연재를 했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그 다음 주에 신문에 게재하였던 44회분의 지적을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역대 임금들 중 최고의 성군이라는 세종대왕이 잘못 알려진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입니까?

올바른 세종대왕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여주는 영릉이 있어 세종대왕과는 뗄 수 없는 지역입니다. 일 년 가까이 드라마가 방영이 되면서, 우리에게 보여진 것들 중에 잘못된 것들을 올바로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죠.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방영이 되는 드라마를 보면서, 매회 마다 이렇게 잘못 알려진 것들을 바로 잡은 것입니다.

 

-드라마라는 특수성 때문에 조금은 다른 부분도 있었을 텐데요. 그런 부분은 어느 드라마나 이해를 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아닌가요?

사극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가급적이면 올바른 내용을 전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재미를 위해 조금은 각색을 한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잘못 된 상식을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대왕세종 바로보기의 배포처는 어디인가요?

문화원에서 발간하는 책들은 비매품입니다. 책도 한정판이구요. 각 문화원과 예술단체들, 그리고 관내 학교에 배포를 하였습니다. 우리 지역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세종대왕을 제대로 알아야한다는 생각에서죠.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송고했던 기사를 여러분이 보시면 좋을 것 같아 다시 다음 뷰에 송고를 합니다. 지난 기사입니다. 오해 없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주장. 그냥 여주에 있는 장이 아니고, 500년 긴 성상을 한 자리에서 열리고 있는 여주 5일장에 대한 책이다. 2009년 10월 가을이 깊어갈 때부터 시작해, 2010년 6월 더위가 막바지로 치솟고 있을 때까지 9개월 동안을 5일장 바닥을 누비고 다녔다. 가을부터 여름까지 4계절을 장에서 지낸 셈이다. 그렇다고 장돌뱅이 이야기가 아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은 책이다.

여주문화원에서 의뢰를 받다

여주는 전통 있는 고장이다. 남한강을 끼고 발달한 여주는 예전부터 땅이 비옥하고 풍부한 농산물에 한강을 이용한 수운이 발달한 곳이다. 주변의 도시와는 달리 여주는 목(牧)을 둘 정도로 큰 도시에 해당했다. 한강의 4대 나루인 마포나루, 광나루와 함께 이포와 조포나루가 있었다. 이 중 여주에 이포와 조포가 있을 만큼 여주는 수운을 통한 교류가 활발했던 곳이다.


이러한 여주의 5일장은 그 역사가 500년이나 된다. 그러나 아직 여주 5일장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 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여주문화원에서 의뢰를 받고 책을 쓰기위해 모든 자료를 찾아보았다. 그러나 자료라고 나온 것은 다만 몇 줄에 불과하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책을 쓴다는 것은 더욱 힘들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사람 사는 이야기를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서 공감을 얻었다. 9개월의 여주 5일장 순례는 그렇게 시작이 되었다.

여주 5일장은 독립운동의 시원지

여주 5일장. 그냥 장돌뱅이들이 모여드는 곳이 아니다. 여주 5일장에는 역사가 있다. 그리고 민족의 혼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명성황후가 시해를 당하고 난 뒤, 여주는 큰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유림을 위시한 많은 여주사람들은 일제에 항거를 시작한다.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일본군을 습격하는가 하면, 여주장에 숨어들어 일본군 등 50여명을 척살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여주의 마을들이 일본군에 의해 쑥대밭이 되기도 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3, 1만세운동이 발발했으며, 13도 의병 총사령관을 여주 출신 이인영대장이 맡기도 했다. 결국 여주 5일장은 구국의 상징적인 곳이었다.

여주 5일장에서 만난 사람들

여주 5일장을 참으로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물론 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그 외에도 함께 막걸리 잔을 부딪치며 세상 이야기를 한 사람들도 많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는 부부장꾼, 비가오나 눈이오나 제 자리를 지키면서 몇 명 안되는 단골들을 기다리는 할머니, 멀리 꿈을 안고 이국으로 와 피곤한 삶을 소주 한잔에 털어버리는 이주노동자들. 손톱이 다 뭉그러지도록 하루 종일 마늘을 까고 계시는 할머니. 대물림인 뻥튀기를 하는 어느 분의 이야기. 그 안에 삶의 모습이 있었다.



‘마을 사람은 장으로, 도독은 마을로’

5일장은 인정이 가장 많은 곳이다. ‘말만 잘하면 그냥도 준다’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5일장으로 모여든다. 장날이 되면 마을은 텅 비어버린다. 장으로 다 나가기 때문이다. 꼭 물건을 사기 위해서 나가는 것은 아니다. 5일 동안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친하지 않아도 친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5일장이다.

여주 5일장에는 참 많은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그 많은 이야기를 접고 또 접었다. 한정된 페이지에 글을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 중에서 이야기꺼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정리하면서 많은 고민도 했다. 그 중 어느 이야기 하나 놓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9개월의 작업 끝에 작은 책자 하나를 펴들었다. 『500년 세월의 여주 5일장』 비록 책은 볼품이 없지만 땀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여주 5일장’ 책 안에는

이 책 안에는 5일장의 의미, 5일장의 역사, 5일장의 기능, 그리고 5일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5일장 책을 집필하면서 느낀 한담을 적은 ‘강한루 마루에 땀을 식히다’로 되어 있다. 발품을 수도 없이 팔아 만들어 진 책이다. 예산이 풍족하지 않아 컬러사진 한 장 넣지 못했다. 한정판이기 때문에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줄 수도 없다.



21번째 쓰는 책이지만 이번만큼 힘든 적은 없었다. 그만큼 다리품을 팔아야만 했다. 손이 얼어오고, 몸에서 쉰내가 날 때까지 걸었다. 그렇게 손에 받아 든 책이다. 이것이 여주 5일장의 모두는 아니다. 앞으로 또 다른 여주 5일장이 정리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500년 세월의 여주5일장’

발행일 : 2010년 6월 25일
발  행 : 여주문화원
발행인 : 이 난 우
지은이 : 하 주 성
디자인 : 김 금 자
비매품, 한정판 158쪽

(주) 이 책은 비매품 한정판이므로 많은 수량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혹 꼭 필요하신 분이 계시면, 제 방명록에 비공개로 받으실 주소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6분께만 드릴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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