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흔히 그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그런 질문을 받으면 하나같이 라고 대답을 하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딱히 그런 질문을 갑자기 받는다면 그 이상의 대답은 없을 것 같습니다. 굳이 저에게 그런 질문을 하신다면 저는 자식같은 제 인생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5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남창동 131-2에 소재한 임아트갤러리(관장 임하영)에서 만난 김기창 작가와의 첫 대담 내용이다. 임아트 갤러리를 찾았을 때 마침 점심을 들고 있던 작가를 만날 수가 있었다. 김기창 화백은 현재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학과레서 후학들을 지도하고 있는 교수이자 화가다.

 

 

저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죠. 대학을 경기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난 뒤 유학을 떠났어요. 그곳에서 대학원을 마치고 난 뒤 모교인 경기대에서 2012년부터 전임교수가 되어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예술가들은 본질을 묻는 질문에는 선 듯 대답을 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갤러리로 구경을 온 고등학생들에게 일일이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곳이 대학교 강의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19번째 개인전을 갖는 작가 김기창

 

저는 이번이 19번째 개인전입니다 매년 한 번씩은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연 셈이죠. 그동안 단체전은 300여회를 했는데, 저는 그림을 그릴 때 먼저 주제를 설정하고 난 뒤에 작업을 준비합니다.”

 

김기창 작가는 작업을 하기 전에 먼저 무엇을 주제로 할 것인가를 정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주제에 맞는 자료들을 수집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는 많은 작품들을 먼저 사진을 찍은 후에 그것에서 응용을 해 작업을 한다는 것. 벽에 걸린 작품 중에는 19개의 작품을 연결하여 벽면 가득차게 전시한 작품이 눈에 띤다.

 

 

이 작품은 하나하나 따로 그려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연결을 해서 커다란 하나의 작품이 딜 수도 있죠. 이 작품들은 모두 작업을 하면서 느낀 영역이기도 합니다. 작가가 작업을 하면서 어떤 모습으로 직업을 하는지, 또 내가 어디서 작업을 하는지 무엇을 생각하며 작업을 하는 것인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이죠.”

 

벽에 걸린 커다란 작품은 사진도 간간이 눈에 띤다. 미술대학의 건물이라는 것이다. 대패도 보이고 망치도 보인다. 그런가하면 캔버스에 칠을 하고 있는 손 그림도 있다. 유화로 그려진 작품들은 저마다 떨어져 있으면서도 서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던 전시회와는 많이 다른 느낌을 준다.

 

 

작품 활동의 아이디어는 주제 안에서 찾아

 

작가가 작품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고 나면 그 주제에 맞는 소재를 찾아야 합니다. 때로는 그 소재가 사물이 될 수도 있고,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주제를 정해놓고 작업을 한다는 것이 저에게는 영역을 만들어 가는 것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화가 김기창 하면 먼저 운보 김기창화백을 떠올린다. 그만큼 한국 미술계의 거목이기 때문이다. 우연히 이름이 갖기 때문에, 사람들이 혼동을 할만하다. 하지만 같은 이름을 갖고는 있지만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은 전혀 다르다.

 

 

처음에 김기창 작가의 전시회라도 해서 저는 운보 김가창 화백의 유작전인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갤러리를 돌아보면서 전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죠. 처음에는 무슨 내용인지 잘 몰랐는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 안에 작가의 고뇌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62일부터 임아트 갤러리에서 전시를 시작한 김기창 작가의 전시를 들러본 한 관람객의 말이다,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작품의 영역(The Realm of work)'이라는 주제를 갖고 있다.

 

영옥씨께!

그간 안녕하셨어요.

영옥씨를 만나본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는데 무척 오랫동안 뵙지 못한 것 같아요.

영옥씨도 이 편지를 받으시면 일손을 멈추시겠지요.

저도 돌아오는 토요일 영옥씨를 만난다는 생각이 마치 축제를 앞둔 소년의 부푼 가슴처럼

기다리게 되는군요.

하루하루가 좀 더 빨리 좀 갔으면 합니다.(중략)

 

이골짝 그대는 떠난다지

그리운 눈동자 그모습

지난날 빛나던 그 햇빛도

그대와 함께 간다오.

 

나는 그대에게 약속했지

그대 그리운말 안기를

그대를 영원히 사랑하리

나를 다시 안아준다면(하략)

 

 

1974123일에 영록이라는 사람이 영옥이라는 여인에게 보낸 연서(戀書)이다. 40년 전에 쓴 연서 한 장이 길가에 나와 있다. 지나는 사람마다 액자에 담긴 그 편지를 보면서 한 마디씩 한다. 40년 그 이전 우리는 어떻게 살았을까?

 

장롱 속에서 꺼낸 빛바랜 사진들

 

생태교통 수원2013’의 시범지역인 신풍동. 이층집 앞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집 앞에는 빛바랜 오래된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나열되어 있다. 수원시 팔달구 신풍로 35번지 신근필씨의 집. ‘장롱 속에서 나온 사진 전이 열리고 있다. 40~60년 전의 장롱 속에 깊숙이 들어있던 사진들이 길로 나온 것이다.

치열한 시대를 녹여주는 우리들의 따듯한 이야기. 사진 속에는 이미 주름이 가득한 사람들의 청춘이 있다. 그리고 동네 꼬마들과 함께 어울려 남의 집 담장을 기웃거리던 마음이 있다. 신근필씨의 설명으로 들어보는 예전 신근필씨의 이야기. 그래서 사람들은 지나던 발길을 멈추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지난날의 아름다운 이야기

 

안녕!

금방이라도 새침떼기 꼬마숙녀가 인사를 건네며 튀어나올 것만 같다.

통통한 볼, 새초롬한 시선. 그 옆에 선 친구는 한없는 순둥이.

우린 단짝 친구였어. 우리 집에도 자주 놀러오고

구리에서 아들을 낳고 잘 살아. 되돌아가고 싶네.

옛날 우리 집, 지금도 있을까? (장안동 정정선님)

 

 

까르르르르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단발머리 소녀 수줍은 듯 미소짓고

여러분 행궁장터 아줌마가 아닌

소녀 영희를 찾아보세요(신풍동 정영희님)

 

 

내친구들

영숙이, 은실이, 선원이, , 그리고 숙현이

스물다섯 친구

선원이는 미스코리아도 나갔어. 내 친구 이쁘지?

지금은 모두 연락이 안돼. 그땐 지금처럼 전화가 없었거든.

이거 하면서 소식도 듣고 만났으면“(신풍동 윤영옥님)

 

 

25세의 나이에 친구들과 어울려 찍은 사진. 아마도 이 사진의 윤영옥씨가 연애편지의 주인공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렇게 숱한 세월이 지난 이야기들이 장롱 속에서 나왔다. 긴 이야기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그 아름답던 세월이 생태교통에 있다.

 

요즈음은 어딜 나가서 식사를 좀 하려고 해도 화학조미료((MSG)를 많이 넣은 음식 때문에 곤욕을 치룰 때가 많다. 체질적으로 화학조미료를 사용한 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나로서는, 음식 하나를 시켜도 상당히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정말 딱인 순대국을 파는 집을 만났다.

 

5일 오후에 생태교퉁 수원 2013’을 취재하느라, 수원시 화서문 쪽을 나갔다.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이 생태교통은 9월 한 달간 차량을 줄이고, 마을을 생태마을로 바꾸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이다.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본 뒤 출출한 뱃속을 달래느라 막걸리라도 한 잔 하고 싶어 찾아들어간 곳이다.

 

 

착한 가격업소, 역시 달라

 

들어가면서 벽을 보니 착한가격업소란다. 수원시에는 착한가게들이 많다. 이들 착한 가게들은 같은 음식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가격보다 20~30% 정도가 싸다. 그렇다고 질이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과 질이 좋은 곳들을 정하기 때문이다.

 

수원의 착한가게들은 칼국수 한 그릇 3,000, 순대국밥 4,000, 그리고 잔치국수 2,000, 자장면 한 그릇에 2,900원 등 수원시 전역에 골고루 자리하고 있다. 이런 착한가게들은 언제나 찾아가도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부터가 남다르다. 하기에 착한가게란 알림판이 붙어있다면 안심하고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는 생각이다.

 

 

딱 먹기 좋은 순대를 봄동에 싸서 먹는다고

 

토종순대 한 접시를 시켰다. 12,000원이란다. 그런데 접시에 담아 내오는 순대를 보니, 일반 순대처럼 크지가 않다. 조그마한 것이 딱 먹기가 좋다. 그 순대를 봄동에 싸 먹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이 집은 쌈을 상추나 배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봄동을 내어 놓는다. 그 또한 색다르다.

 

아무래도 막걸리 한 잔을 하려고하면 국물이 필요할 듯 해, 순대국을 시켰다. 1인분에 5,000원이라는데 바로 끓이면서 먹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집이 왜 착한가게인지 알 것 같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 집은, 집에서 모든 밑반찬을 직접 준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한 번 찾아왔던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찾아오기도 한단다.

 

 

마음을 내려놓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

 

지동에만 순대국집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장안동에도 순대국집이 있습니다. 이 곳을 지날 때마다 들리고는 하는 집이지만, 정말 음식이 정갈하고 맛있습니다.”

 

장안순대국집을 소개해 준 지인의 말이다. 음식을 먹어도 맛도 있고 기분까지 좋아지는 집이 있다면, 장안순대국 집이 바로 그런 집이란 생각이다. 거기다가 착한가게이기까지 하다니 이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장안순대국집을 찾아가려면 화성 북문인 장안문에서 팔달문 방향으로 내려가다가 보면 장안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화서문 방향으로 들어가는 2차선 도로가 있다. 화서문 방향으로 가다가 좌측에 착한가게인 장안순대국 집이 있다. “지동에만 순대국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지인의 말처럼, 그 말이 딱 맞는다는 생각이다.

 

올해 이곳에서 열리게 되는 생태교통수원2013’도 구경할 겸, 찾아가볼 만한 집이다. 굳이 맛집이란 소개를 장황하게 하지 않아도 좋을, 착한가게이기 때문이다.

 

주소 :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58

전화 : 031)248-5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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