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의 아티스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물과 바람, 공기, 빛 등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흐름들이 다양한 색채와 오브제, 그리고 움직임이 수원천을 따라 흐른다. 행위예술가인 김석환, 김백기, 신용구 등이 무대를 꾸민 퍼포먼스 ‘흐름에 대한 상징과 이미지 조각들’이 수원천 남수문 앞 지동교 위에서 거리공연으로, 8월 31일 오후 7시에 무대를 열었다.

 

좁은 공간에서 수원천을 배경으로 하는 이들 3인의 행위예술가들은 수많은 공연에서 나름대로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예술인들이다. 2012 수원화성국제연국제에 <4인 4색 퍼포먼스>의 일환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김석환으로 부터 시작이 되었다.

 

아무리 막고 숨어도 오염될 수밖에 없어

 

김석환은 물이 담긴 비닐봉지를 삼각형으로 꾸민 나무에 매달아 놓고, 우산의 헝겊부분을 들어내 자신의 몸을 감싼다. 살만 남은 우산과 물이 가득한 비닐주머니에 주사기를 이용해 묽은 물감을 탄다. 비닐주머니의 물은 점점 붉은 색으로 변해가고, 그 맡에 쭈그리고 앉은 배우는 바늘구멍에서 흐르는 붉은 물을 뒤집어쓴다.

 

 

“한 마디로 오염입니다. 인간들이 아무리 공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죠. 별별 방법을 다 써 봅니다. 제가 우산의 헝겊부분으로 몸을 감싼 것도, 다 공행에서 나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살만 남은 우산에서 보이듯, 우리는 언제나 공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죠. 이곳 수원천에서 이렇게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됩니다. 물은 소중한 생명원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그 물이 오염되어 가는 것을 보면서도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저 있는 방법을 다 동원해보지만, 어쩔 수 없이 공해에 젖어버린다는 것이다.

 

 

물을 상징하는 세 사람의 배우

 

종이옷으로 전신을 감싸고, 얼굴을 희게 칠한 배우가 천천히 무대 중앙으로 등장을 한다. 신용구는 영혼이 갈구하는 극락을 향한 염원을 동작으로 상징을 한다. 무대를 돌면서 극락으로의 염원을 그려낸다. 결국 한 마리의 새가 되어 피언의 세계로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형상화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황토색 천으로 전신을 감싼 또 한 사람의 배우 김백기가 수원천을 내려다보고 있다. 높은 곳으로 올라간 배우는 커다란 노를 저어 또 다른 세상을 찾아간다. 세 사람의 아티스트들은 각각 나름대로의 동작을 이어간다. 서로가 부딪치지도 않고 서로가 관여하지도 않는다. 그저 정해진 공간을 따라 흐를 뿐이다.

 

 

 

전체적으로 이 무대는 물길이다. 그 물이 자유스럽게 흐르듯 배우들도 각자의 공간에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이 된다. 결국 그 주제는 수원천의 물길이란다. 물과 빛, 그리고 바람의 흐름들이 수원천을 따라 흐르는 것이다.

 

“사실은 오늘 공연에서 방생을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명을 살리는 방생이 오히려 이곳에 풀었을 때 생명을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길은 어떻게든지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점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퍼포먼스란 배우가 관중들에게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관념이나 내용을, 신체 그 자체를 통하여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예술 행위를 말한다. 세 사람의 행위예술가들은 각자의 행위예술을 한 무대에 올렸지만, 전체적으로는 물길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있다.

 

음악에 맞추어 각자가 표현하는 행동. 그리고 서로가 하나의 맥으로 이어지는 무대. 이미지 조각들은 다 다르지만, 그들은 한 무대에서 결국 하나로 만나게 되었다. 대사 없이 동작으로만 이루어지는 행위예술. 얼마나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그들의 다음 공연이 기다려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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