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여행이라도 떠날라치면, 제일 문제가 바로 먹거리이다. 20년 넘게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 답사를 하다가 보면, 정말이지 입에 맞는 음식 한 그릇을 먹는다는 것이 그렇게 행복일 수가 없다. 그래서인가 이젠 어느 곳에 가든지, 나만이 좋아하는 음식점 몇 곳을 찾아놓았다. 그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니 말이다.

 

수원은 참 착한 먹거리가 많은 곳이다. 사람들은 수원에 오면 여기저기 착한 가격에 맛 좋은 음식점을 찾아다닌다. 요즈음에는 인터넷 검색으로 맛집을 검색해서 찾아오기 때문에, 일부러 홍보를 하지 않아도 나름 유명세를 타기도 한다. 요즈음 수원 화성 일대의 식당 중에서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집들이 있다. 바로 12일의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해 팸투어에 참가한 캔디(최명희)님 사진

 

수원 왕갈비 어떻게 시작이 되었을까?

 

화성 행궁 앞에 있는 맛이 있다는 집을 찾아가면, 토요일은 거의 자리가 없다. 그만큼 검색으로 인한 외지인들이 찾아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이 한 번도 들어오지 않던 선술집에, 요즈음은 심심찮게 젊은이들이 찾아든다고 한다. 바로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다는 대답이다. 맛있고 값싼 맛집, 여행객들에게 이보다 좋은 집이 어디 있을까?

 

수원은 먹거리 중 대표적인 것은 그 유명한 수원왕갈비이다. 수원의 왕갈비가 유명한 것은 전국 3대 우시장 중 한 곳이 바로 수원우시장이었다. 한 해에 거래량만 2만두가 넘었다고 하니, 얼마나 활발한 매매가 이루어진 것일까? 수원에 이렇게 우시장이 호황을 누린 것은 정조대왕의 새정치 육성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정조대왕은 화성을 축성한 후, 화성을 자립기반을 둔 도시로 육성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우선은 만석거와 축만제 등의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둔전(屯田)을 실시한 것이다. 그리고 농사를 잘 짓게 하기 위해 종자와 소를 나누어 주었다. 종자를 이용해 농사를 지으면 가을에 수확을 할 때 그 절반을 거두어들이고, 소는 잘 키워 새끼를 낳으면 새끼를 거두어 가고 어미를 소유하게 하였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소가 점점 불어나게 되고, 그것을 팔기 위한 장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질 좋은 한우가 우시장에 넘쳐나다 보니, 자연적으로 소를 이용한 음식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수원갈비1940년대 팔달문 밖 장터인 지금의 영동시장 싸전거리에서 화순제과를 경영하던 이귀성씨가 처음으로 화춘옥이란 상호로 해장국을 팔기 시작한 것이 시초이다.

 

화춘옥이 처음부터 갈비를 한 것은 아니다. 고기를 듬뿍 넣어주는 해장국을 팔다가 보니, 많이 팔아도 남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양념갈비였다. 양념을 해서 숯불에 구워내는 갈비의 맛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면 수원에 왕갈비만 있을까?

 

재래시장, 골목마다 넘쳐나는 많은 먹거리

 

남수교에서 매향교를 향해 수원천변을 따라 늘어선 통닭집들, 이 통닭골목에 들어서면 기름 냄새를 풍기는 통닭집 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수원의 통닭거리는 이제 전국적으로 명소가 되다시피 했다. 사람들은 이렇게 기다렸다가도 이곳의 통닭 한 마리를 먹고 가려고 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수원에는 그저 어딜 가나 나름대로의 특별한 먹거리가 있다. 그리고 그 먹거리들이 모두 착한가격이라는 것이다. 지동시장의 순대타운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가 없을 때가 많다. 권선시장 족발골목의 족발과 순대국도 꽤 명성을 얻고 있다. 거북시장의 30년 전통의 해장국 또한 빠지지 않는다. 행궁 건너편의 우거지해장국도 있다. 곳곳의 전통시장마다 나름대로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맛집들이 포진하고 있다.

 

먹거리 문화의 메카 수원

 

수원 지동, 미나리광, 못골 시장에는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집들이 있다. 바로 수소문을 해서 찾아오는 집들이다. 장날 만두의 만두는 6개들이 한 팩에 3,000원이다. 웬만한 사람은 6개만 먹으면 배가 불러 못 먹는다. 거기다가 호떡도 있다. 1,000원에 세 개를 준다. 줄을 서야 먹을 수가 있다.

 

어디 그것뿐인가? 못골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눈에 보이는 것이 다 먹거리이다. 유명세를 타고 있는 집들이 여기저기 발길을 붙든다. 2,500원짜리 잔치국수, 3,500짜리 칼국수, 거기다가 진열을 하면 불티나게 팔리나가는 족발이며, 튀김 등도 한몫을 거든다. 가히 먹거리 문화의 메카라 불릴 만 하지 않은가?

 

 

저희는 사실 문을 연지 얼마 되지도 않았어요. 그리고 홍보도 하지 않았는데 12일이 끝난 다음, 전국에서 손님들이 찾아와요. 인터넷 검색을 했다고요. 매출이 그 전보다 상당히 올랐어요. 모두 12일 덕분이죠.”

 

행궁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아무개씨는, 요즘처럼 장사가 잘되면 살맛난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다가 보니, 재료가 일찍 떨어져 곤욕을 치루기도 한다는 것이다. 주말이면 찾는 사람은 많은데 준비한 재료가 바닥이 나, 일찍 문을 닫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제 봄날이다. 수원을 찾아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돌아보고, 세계에 하나 밖에 없는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를 돌아보자. 그리고 곳곳에 자리를 한 먹거리에 행복함을 느껴보자. 이 봄철에 이것보다 더한 힐링이 어디 있겠는가?

요즈음 어느 국회의원이 담배 값을 2,000원이나 올리겠다고 해서, 누리꾼들 사이에 말들이 많다. 담배 값을 올리는 것도 좋고 금연지역을 설정하거나, 서울처럼 담배 피우지 못하는 지역을 정해놓고 벌금을 물리는 방법도 다 좋다. 하지만 그 분들 정책을 잘 이끌어 국민들이 마음 편하게 살게 해준다면, 흡연 인구는 저절로 줄어 들 것이란 생각이다.

 

흡연인구가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살기가 팍팍해지면 술을 마시게 되고, 그러다가 보면 자연히 담배 한 대 쯤 피워 물게 되기 때문이다. 담배로 인해 주변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타인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해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마음은 아랑곳 하지 않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인 듯하다.

 

 

눈처럼 깔린 담배꽁초

 

12() 오후에 지인들과 만나 지동 순대타운을 갔다. 요즈음 순대타운에는 화성을 둘러보고 난 후 가족들과 함께 들어오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 듯하다. 가족들이 들리다가 보면 아무래도 아이들도 동석을 하게 된다. 지동 순대타운은 지난해부터 전체가 금연 건물로 지정이 되어있다. 아이들까지 적지 않으니 금연지역으로 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잠시 순대타운 뒤로 나가보았다. 순대타운은 화성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라,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그런데 건물 뒤로 나가보니 길바닥에 무엇인가 하얗게 눈처럼 깔려있다. 담배를 피우고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였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만 같다. 지난 주말과 일요일에 이곳에 들린 사람들이 버리고 간 것인 듯하다.

 

 

순대타운 뒷길은 화성을 관람할 수 있는 관람로와 멀지 않다. 그런데 심하게는 축대를 쌓고 잔디를 조성한 곳까지 담배꽁초들이 즐비하다는 점이다. 안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밖에서 피웠다는 것은 물론 탓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함부로 길가에 꽁초를 버려야만 헸을까?

 

재떨이라도 설치해야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 수북한 꽁초들을, 화성을 찾는 사람들이 본다면 얼마나 망신스러운 일인가? 근처 어디를 찾아보아도 재떨이 등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독이나 이런 것을 갖다놓고, 모래를 담아 놓은 임시 재떨이도 보이지 않는다.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 것만 종용을 했지, 대책은 하나도 세워놓지 않았으니 자연히 길거리가 재떨이가 될 수밖에.

 

 

무조건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만 할 것이 아니고, 흡연자들도 이곳을 찾아온다는 것은 유념하고 그런 것을 준비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지동 순대타운의 이미지를 버리는 이런 일은 사전에 미리 막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뒷길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를 보면서, 얼굴이 다 화끈거린다.

지난 해 11, 8도의 파워 소셜러들이 수원에 모였다. ‘12로 수원을 체험하고, 그것을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수원을 홍보하고자 하는 취지에서였다. 한 마디로 결과는 상당히 좋았다. 역시 파워 블로거들이라는 것이 실감나게 만들었다. 결국은 그런 연유로 인해 KBS-2TV 리얼 버라이어티 ‘12이 수원을 오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8도의 파워 소셜러들이 또 다시 수원으로 모인다. 이번에는 인원이 지난번과 많이 교체되기는 했지만, 그들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크다. 또 다른 ‘12의 코스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물론 그 중에 화성과 무예 24기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그것은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수원을 상징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노력한 만큼 대가는 돌아오기 마련

 

31(), 모처럼 맞는 쉬는 날이지만 수원시 정책홍보담당관실 SNS팀 박사승 팀장과 조남진 주무관, 그리고 본 기자가 10시에 수원시청을 나섰다. 8도 파워 소셜러들이 12로 관람을 할 동선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이다. 사실 이번 KBS-2TV 리얼 버라이어티 ‘12의 수원편을 유치하는 데는 박사승 SNS팀장의 활약이 대단했다.

 

당시 e홍보팀장인 박사승 팀장은 5일간이나 12일의 작가들과 '새피디(본명 최재형PD)' 등과 함께 수원의 여기저기를 수도 없이 돌아다니면서, 적당한 장소를 물색했다. 촬영 중에도 눈길에 팔달산으로 차가 올라가지 못하자, 이리저리 뛰면서 안전한 길로 인도를 하는 등 엄청난 고생을 하기도. 물론 숙소인 사랑채의 수원문화재단 식구들도 함께 고생을 했지만.

 

그러고 보면 무엇 하나를 이루기 위해서는, 참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합해야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수원을 홍보하기 위해 정책홍보담당관실의 모두가 마음을 더했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또 다른 ‘12동선을 다녀보니

 

첫날의 일정은 화성에서 이루어진다. 316() 오후 1시에 수원시청에 집결한 8도 파워 소셜러들은, 버스로 팔달산 남측에 있는 수원중앙도서관으로 이동. 그곳에서 산길을 오르면서 경기도 문화재 자료인 고인돌군과 화성 축성 당시 성돌을 떼어 낸 흔적들을 보게 된다.

 

그리고 용도 남쪽 끝에 있는 화양루(서남각루) 밖에서 성 밖을 따라 서장대 쪽으로 걷다가, 관광안내소 앞에서 화성의 안으로 들어간다. 다시 서남암문을 들어서 용도를 따라 화양루까지 갔다가 돌아 나와, 팔달문 방향으로 내려가게 된다.(지난 해 파워 소셜러 화성 답사 때와는 반대편을 걸었다) 중간 화성열차가 다니는 성신사까지 걸어 참례를 한 후, 행궁 앞에서 펼쳐지는 무예 24기를 관람한다.

 

무예 24기 시연을 보고 난 후, 일행은 행궁으로 들어간다. 이곳에서는 행궁의 9곳에 마련되어 있는 관람 스탬프를 찍어, 담당자에게 먼저 갖고 오는 2명에게 수원문화재단 라수홍 대표이사가 직접 기념품을 전달하게 된다. 이 또한 지난번과는 달리 관람과 재미를 두 배로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했다.

 

 

재래시장과 야경도 일품

 

행궁 미션을 마친 일행은 지동교를 거쳐 재래시장으로 이동을 한다. 이곳에서는 한 시간 정도를 각자가 재래시장의 이모저모를 촬영을 한다. 이번 8도 파워 소셜러들은 여행 전문 블로거들이 대거 참여하여, 질 높은 사진으로 수원을 홍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리고 지동 제일교회 노을빛 전망대에 올라 수원 야경을 다시 한 번 관람한다.

 

일몰과 야경을 관람하고 나면 수원왕갈비로 저녁을 먹게 된다. 그리고 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의 야경을 구경한 후 서장대에 올라, 수원의 또 다른 야경을 보는 것으로 첫 날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둘째 날은 만석거와 노송지대, 해우재로 이동

 

둘째 날인 17()에는 아침을 먹은 후 만석거로 이동을 한다. 만석거에서는 영화정과 수문을 답사 한 후, 수원미술관에서 차에 승차 노송지대를 거쳐 해우재를 관람한다. 해우재에서는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이래저래 수원은 어딜 가나 볼거리 천지이다. 이렇게 8도의 파워 소셜러들이 수원을 한 번 다녀갈 때마다 수원을 홍보하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수원을 찾아오게 된다.

 

그저 아침에 내려왔다가 저녁에 돌아가는 수원이 아니라, 오밀조밀 여러 곳을 찾아다니면서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원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12시에 지동시장 순대타운에서 점심을 먹은 후 모든 일정을 마치게 되는 ‘8도 파워 소셜러 수원 팸투어’, 이번에도 기대가 큰 것은 지난 번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 때문이다.

 

꽃샘추위가 몰려와 바람도 불고 기온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318도 파워소셜로 들이 돌아 볼 동선을 따라 걸으면서 생각을 한다. 지금 시대는 수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할 수 있는 SNS, 일시에 많은 시청을 할 수 있는 방송이라는 매체가 대세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역할을 함께 하는 파워 소셜러들의 공존이 정말 필요할 때라는 것을.

지동에 사시는 분들에게 가끔 묻는다. 지동이 무엇이 좋아 떠나지 않으시냐고?

 

지동요? 사람살맛 나는 곳이죠. 우선은 재래시장이 세 곳이나 있어 먹거리가 풍부하고요. 다 저녁이 되어 손님들이 갑자기 밀어닥쳐도 우린 걱정이 없어요. 코앞에 있는 시장에 나가면 푸짐하게 한 상 차릴 수 있으니까요. 거기다가 화성 있죠. 벽화골목 즐비하죠. 제일교회 종탑 노을빛 전망대 있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심이 후한 곳이니까요

 

이야기를 듣다가 보면 지동이란 곳이 정말로 살맛나는 마을인 것은 틀림이 없는 듯하다. 가끔 재래시장인 지동사징과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을 돌아보기도 하지만, 먹거리 하나는 정말 푸짐하게 마련을 할 수 있다. 남들은 물가가 너무 올라 살림살이가 팍팍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동은 인심이 넘쳐나는 곳이라 장보기가 그리 팍팍한 편은 아니다.

 

 

시장 사람들의 인심은 어째 그리 후해?

 

지동 세 곳의 시장을 돌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것이 있다. 바로 푸짐한 인심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덤을 더 달라고 하지 않아도 한 주먹 덥석 쥐어 올려준다거나. 한 개 더 달라지 않아도 그저 몇 개 더 올려주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지동은 이래저래 인심 좋은 마을이다.

 

꼭 덤을 주어서만은 아니다. 지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분들은 대개개 대물림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그러다가 보니 오래된 단골들이 많기 때문이다. 멀리서도 찾아오는 단골들이 있어, 지동시장의 사람들은 언제나 정을 푸짐하게 더 얹어준다. 그것이 바로 우리네 재래시장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고 하는 까닭이다.

 

 

손님들이 왔다고? 그럼 순대타운으로 오리고 해

 

갑자기 손님이라도 찾아오면 요즈음은 참 곤란을 겪기도 한다. 준비가 안된 탓도 있지만, 장에 나가서 무엇을 좀 살라치면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이럴 때 지동은 진가를 발휘한다. 손님을 만날 때 그저 지동교 앞에서 만나자고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지동시장의 순대타운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

 

가끔은 수원으로 지인이나 친구 녀석들이 찾아온다. 그들을 일일이 대접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한 달에 한두 번만 찾아와도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갑자기 누가 찾아오면 늘 하는 말이 있다.

 

남문에서 동쪽으로 차도를 따라 들어오면 좌측에 남수문이 있고, 지동교를 건너면 지동순대타운이 있어. 그 앞에서 만나자

 

 

남들은 순대타운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지동시장 안에 자리한 순대타운은 그야말로 수원은 명물이다. 한 건물 안이 모두가 순대집이니 말이다. 이곳에서 하는 요리들은 정말로 다양하다. 돼지머리고기를 시작으로 순대국밥, 순대와 곱창을 함께 철판에 볶는 철판볶음이나, 순대와 오징어를 함께 볶는 철판볶음도 있다. 거기다가 소머리국밥, 소곱창볶음, 닭갈비 등 갖가지 음식을 골라 먹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인심은 왜 이렇게 후한겨?

 

엊그제(23) 모처럼 순대타운을 들렸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가? 온통 사람들로 들어찬 실내는 사람사는 맛이 난다. 순대와 곱창 2인분을 시켜놓고 기다리니, 곱창과 순대, 야채, 당면, 버섯, 떡을 가득 넣고 그 위에, 라면 사리까지 한 개 얹어준다. 그야말로 푸짐하다. 이렇게 푸짐한 음식이 1인분에 8,000원이다. 딴 곳에 가서 이렇게 먹으려면 적어도 1인분에 만원에 웃돈을 얹어야 한다.

 

 

하지만 지동 순대타운에 들어가 철판볶음 2인분을 시키면, 장정 두 사람이 먹고도 남을 만 한 양이다. 그러니 이곳을 들린 사람들마다 다시 찾개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후한 임심이 어디 이것뿐이랴, 이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눌 줄을 아는 사람들이다. 지동이 사람살기 좋은 곳이라는 소문은, 결코 헛소문이 아니다. 그 안에는 정이 푸짐하기 때문이다.

지동이라는 마을이름보다는, 오히려 ‘못골’이라는 명칭이 더 정겹게 다가오는 곳이다. 마을에 큰 연못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못골은, 그 이름만큼이나 정겨운 곳이다. 지동은 1912년 행정구역 통폐합 이전에는 수원군 남부면 지동이었다. 그 후 1914년 전국의 행정구역을 통폐합 하면서 태장면 ‘지리’라고 하였다가, 1949년 수원읍이 수원시로 승격이 되면서 수원시 지동으로 되었다.

 

1972년 동을 통폐합하면서 지동과 우만동의 행정동명을 ‘지만동(池滿洞)’이라 하였으며, 1988년 수원시의 구제 실시로 장안구에 편성되었다. 1990년 1월 1일자 시 조례 제1607호로 지만동을 지동과 우만동으로 분동하였다. 1993년 팔달구의 설치로 수원시 팔달구 지동으로 편동되어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사람사는 마을 지동

 

지동에 보금자리를 틀고 사는 사람들은 참 정이 깊다. 그저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이웃과 울이 없이 지낸다. 아마 지동이라는 곳이 문화재 보호구역 안에 들어있기 때문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대단위 아파트촌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특별한 빈부의 차이가 없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사람들은, 길에서 만나게 되는 친근한 이웃일 뿐이다.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정한 사람들도 흔치가 않다.

 

지동 사람들은 많은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화성의 성곽을 끼고 마을이 조성된 지동은, 자기 집조차 마음대로 뜯어 고칠 수가 없다. 그러다가 보니 자연 수원에서도 못 사는 마을이란 딱지를 붙이고 산다. 조금 사는 것이 남에게 미치지 못할 뿐인데도, 사람들은 지동이 무슨 어디 촌애 붙어있는 동네정도로 생각을 하는가 보다.

 

그런 지동이 요즈음 들어 달라지고 있다. 골목길은 말끔히 청소가 되고, 벽에는 수많은 이들의 땀과 정성이 깃든 벽화가 그려져 있다. 골목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집 잎을 말끔히 치우기 시작했고, 더러운 곳은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지동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 것이다. 남들의 눈에는 크게 띠질 않겠지만, 그 작은 변화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변화의 시작, 골목사람들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 ‘그깟 벽화그림 하나가 무슨 사람들을 변화를 시켰겠느냐’고 한 마디로 벽화는 그저 좁은 골목 안쪽 벽에다가 그린 그림일 뿐인데, 그것이 사람들을 변화시켰다니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지동의 벽화 골목에는 요즈음 외지인들이 찾아들기 시작했다. 주말과 휴일이 되면 사람들이 벽화를 구경하러 심심찮게 찾아든다.

 

그런 외지인들을 골목길에서 만나게 되면서, 스스로 마을을 가꾸기 시작한 것이다. 사적 제3호인 수원 화성을 끼고 조성이 된 지동은 상대적으로 재개발을 할 수 없는 마을이다. 거기다가 골목길은 좁고 음습해, 지동 사람들은 늘 외부에 나가 지동에 살고 있다는 것을 밝히기를 꺼려했던 곳이기도 하다. 이런 지동이 지난 해 350m의 벽화길 조성에 이어, 2012년에는 680m의 벽화길을 조성하였다.

 

지동은 단순히 좁은 골목에 벽화만 그린 것이 아니다. 주민들의 직접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노을빛 영화감상회, 노을빛 옥상음악회, 되살림 발전소, 황금마차, 핑퐁 음악다방, 거기다가 수원이 한 눈에 조망되는 노을빛 전망대 등 다양한 형태의 작은 축제로 주민들과 하나가 되는 사업을 펼쳐나갔다. 지난 해 골목축제에 이은 이러한 축제는 지역의 종교는 물론,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빛을 발했다.

 

 

수원재래시장의 중심에는 지동이 있었다.

 

수원 팔달문 앞에는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 그것은 200여 년 전 정조임금이 시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시장의 근간은 우리 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한다. 그런 형태는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깊게 참여를 하는가 하는 것이 관점이 된다.

 

이런저런 모습을 따지고 볼 때, 가장 재래시장 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못골시장이다. 그리고 그 옆에 미나리광시장과 지동 시장 역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그것은 그만큼 우리 생활에 빠질 수 없는 물품들을 고루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이디. 사람들은 이 곳 지동에 소재한 시장을 찾아, 살아갈 수 있는 물품들을 구하고는 한다.

 

아마도 수원에서 그래도 과거의 장시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바로 못골시장과 연계된 시장들일 것이다. 그만큼 지동은 수원 상권의 중심지가 된다. 또한 이곳 사장의 상인들은 대물림을 하고 있다는 것도, 이곳 시장들의 끈질긴 생명력을 키우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대형 할인점에 밀려 점점 쇠퇴해가는 재래시장들. 그러나 지동의 시장들은 날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지동 시장들은 생명력의 근간

 

지동에 있는 시장을 가면, 우선 사람이 사는데 가장 중요한 먹거리들이 즐비하다. 못골시장 안에는 유기농 식품들이 그득하다. 그것이 바로 수원사람들이 먹거리가 가장 좋은 곳을 따진다면 어느 곳보다 먼저 못골시장을 연상케 하는 것이다.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먹거리들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요즈음 들어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쪼잔하게 구멍가게 상품까지 팔아먹고 있어 다들 죽겠다고 하지만, 지동에 있는 시장들은 그런 것과 무관하게 사람들의 발길을 붙둘고 있다.

 

그렇게 수원사람들만이 아니라 외지인들, 심지어는 외국인들까지 지동의 시장들을 이용하고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은 지동에 있는 시장들 안에는 착한가게들이 많다는 것이다. 유명한 지동시장의 순대타운이 아니라고 해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칼국수집, 만두집, 호떡집서부터 착한 가격의 이발소까지 있다.

 

사람들은 지동자랑을 좀 하라고 한다. 아마도 몇 년 전이라고 하면, 자랑을 할 만한 것이 별로 생각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지동은 다르다. 몇 날을 두고 자랑을 해도 자랑꺼리가 남을 정도이니 말이다. 사람들이 살만한 마을 못골(지동). 그래서 오늘 우리는 지동을 일러, 세상에서 가장 정이 많은 동네라고 자랑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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