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스님이 돌아왔다. 짜장스님은 지난 125일 수원시 장안구 율천동 밤밭문화센터 3층에 있는 조리실에서, 마을 어르신들께 스님짜장 봉사를 하다가 면을 뽑는 기계에 손이 딸려 들어가 세 손가락이 뭉그러져 몇 시간의 수술을 받은 뒤 근 20여 일을 입원했다. 그리고 퇴원을 했지만, 정작 짜장스님은 봉사현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동안 짜장스님의 봉사는 선원사 봉사단원들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고 한다. 그러다가 지난 3월부터 여기저기서 스님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친 손을 비닐로 싸고, 봉사를 시작한 것.

 

 

"여기저기서 짜장면을 해달라고 찾는데, 무작정 쉴 수가 없었죠. 봉사란 힘이 있을 때 하는 것 아닌가요? 나중에 지치고 힘이 들면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으니까요."

 

염태영 수원시장도 깜작방문

 

그렇게 말을 하고 다니기 시작한 봉사. 그런데 오늘(5), 자신이 손을 다친 율천동에 짜장봉사를 한다고 나타난 것이다. 웬만한 사람 같으면 그곳에서 불상사를 당했으니 피해 가기라도 할 텐데 말이다.

 

"제가 그날 짜장면을 대접하지도 못한 채 손을 다치는 바람에, 어르신들께 누를 끼쳤습니다. 당연히 이곳부터 달려와야죠. 오늘은 200분의 어르신들께 짜장을 만들어 드리려고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함께 도움을 주면서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그렇게 아픔을 당한 곳에 나타나기란 쉽지가 않았을 텐데 말이다. 이 자리에는 염태영 수원시장도 깜짝 방문을 했다.

 

"남원서부터 수원까지 달려오신 운천스님이, 우리 율천동에서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을 하셔서 마음이 참 아팠다. 그런데 이렇게 오늘 다시 율천동에 와서, 짜장봉사를 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 달음에 달려왔다. 오늘은 스님과 함께 저도 어르신들께 봉사를 해야겠다."

 

염 시장은 손수 앞치마를 두르고 짜장면을 나르기도 했다.

 

 

율천동 봉사 현장에서 만난 유인선·송경애씨

 

"봉사를 하면 우선 뿌듯함이 있죠. 그리고 봉사를 하면서 스스로 자기만족을 하기 때문에 봉사는 늘 즐거운 것 같아요. 봉사를 하면서 내가 힘이 든다고 생각을 하면, 절대로 할 수가 없습니다. 즐기면서 해야죠."

 

밤밭문화센터 3층 조리실 앞에서 '스님짜장'에 사용할 면을 뽑는 것을 돕는 봉사를 하고 있던 송경애(46)·유인선(46)씨는, 봉사가 즐겁다고 이야기를 한다. 오래전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를 시작했다는 두 사람은, 나이가 같고 같은 곳에 사는(율천동 삼성아파트) 친구란다.

 

"봉사를 시작한지가 꽤 됐어요.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아이를 데리고 함께 봉사를 다녔죠. 아이들이 식탁에 수저를 놓는 것을 도와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도 아이들이 어릴 때 다니던 곳의 어르신들을 만나면 아이들 소식을 묻고는 하죠."

 

 

같은 아파트에 사는 두 사람은 모두 일주일에 5~6회 정도 봉사를 한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송경애씨는 삼성 아파트 내에 있는 삼성문고의 문고장이고, 유인선씨 또한 문고 일을 거쳐 현재는 율천동 44통의 통장 소임을 맡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한 주를 거의 봉사를 해야 한다.

 

봉사, 즐기면서 할 때가 가장 행복

 

"봉사라는 것을 남이 시켜서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하구한 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저 마음속에서 스스로 우러나 본인이 즐길 줄 알아야만 해요. 저는 봉사를 하는 것은 운동이라고 생각하면서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힘이 들지도 않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봐요."

 

쉽지 않은 대답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스님짜장에 사용할 면을 뽑는 것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정말 봉사를 하면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몇 시간을 서서 봉사를 하다가 보면 힘도 들 텐데, 그런 기색 하나 없이 행복한 표정이기 때문이다.

 

 

"봉사라는 것이 언제까지 한다고 정해놓고 할 수가 없잖아요. 하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해야죠. 봉사를 하다가보니 오히려 매사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어 더 좋은 것 같아요. 또 즐겁게 하다가 보면 젊어지는 듯도 하고요."

 

두 사람 모두 자녀들이 세 명씩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봉사를 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을 듯하다. 지금은 아이들이 다 자라 대학과 중학교 등을 다니고 있어 마음 편하게 봉사를 할 수 있다고.

 

 

가끔은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빨리 잊어야

 

"봉사를 하다가 보면 가끔은 난처할 때도 있습니다. 어르신들께 음식을 날라다주는 봉사를 하는데 늦게 가져왔다고 혼을 내시거나, 역정을 내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는 정말 울고 싶기도 하죠."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란다. 그렇게 역정을 내시는 어르신들 보다는, 그래도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는 분들이 더욱 많다는 것.

 

"봉사를 할 때 어르신들이 젊은 사람들이 와서 이렇게 봉사를 해주니, 음식 맛이 더 좋은 것 같다고 하세요. 그런 말씀을 들을 때는 정말 행복하죠. 아마 이렇게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어르신들의 말씀 때문인 듯해요"

 

청솔복지관에서 무료 급식을 할 때 많은 봉사를 했다는 두 사람은, 스님짜장의 봉사는 처음이라 조금은 낯설기도 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면서, 다음에도 불러만 주신다면 언제라도 달려가 봉사를 하겠다고 한다.

 

진정한 봉사는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봉사'라고 한다. 남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혹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봉사는 상대를 기쁘게 만들 수가 없다. 유인선·송경애 두 사람이 정말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그렇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 하는 봉사이기 때문이다.

12월 23일이 무척 기대가 된다. 수원역과 종합운동장, 그리고 한 호텔에서 정말 재미있는 광경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날은 아침부터 세 곳을 돌아다니느라 발품께나 팔아야만 할 것 같다. 그래도 그게 무슨 대수랴. 남들이 볼 수 없는 재미있는 구경을 하게 생겼는데.

 

"수원시 투표율 75% 넘으면 프리허그 하겠습니다"(페이스북 12월18일)

"말춤 추겠습니다. 프리허그도 하겠습니다"(트위터 12월18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프리허그와 말춤 약속

 

위에 내용들이 바로 18대 대선 전날 염태영 수원시장이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내용들이다. 이것은 수원시 투표율이 75%가 넘으면, 무엇인가 시민들에게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것.

 

그 글이 트위터와 페이스 북에 올라오자 많은 사람들이 춤과 노래를 하라거나, 75명에게 프리허그를 해 주라고 의견들을 내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아이들 75명의 썰매를 밀어주라고 하는 등 갖가지 사연들이 올라 온 것이다.

 

페이스북에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자, 시민들의 주문이 쇄도했다.

 

19일 오후 6시 수원시 최종 투표율은 76.08%에 달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페이스북과 트위타에 올린 글대로, 꼼짝없이 말춤을 추고 프리허그를 하게 됐다. 그것은 시장으로서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23일에 염태영 시장 약속지킨다.

 

원래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세 곳의 시장들이 약속을 했다. 투표율이 높을 경우 춤 경연대회를 열 수도 있었으나, 아쉽게도 서울과 성남시장은 투표율을 77%로 잡았기 때문에, 두 곳은 77%에 미치지 못해 합동 ‘말춤공연’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무산이 되고 말았다.

 

트위터를 통해서 서울과 성남시장 등과 함께 말춤을 추겠다고

 

하지만 염태영 수원시장은 본인이 약속한데로 모든 것을 지킨다고 한다. 염태영시장은 23일 오후 1시30분 수원역 광장에서 열리는 '사랑의 몰래 산타' 발대식과, 같은 날 오후2시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10구단 서포터스 창단대회에서 프리허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오후 3시 30분 리젠시호텔에서 열리는 외국인 주민 한국문화체험 큰잔치에서도 프리허그를 한다.또 말춤은 수원체육관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10구단 서포터스 창단대회와 31일 밤 행궁광장에서 열리는 제야행사에서 추게 된다.

 

 

염태영 시장은 "지난 19일 대통령 선거 시 우리시 투표율이 75%가 넘으면 말춤도 추고 프리허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하니 노래와 춤 솜씨가 부족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고 시민여러분이 함께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프리허그를 하고 말춤을 춘다고 하자, 이 글들은 SNS를 통해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나저나 염태영 수원시장님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셨으니, 23일에 볼만한 구경꺼리 하나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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