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은 벽화 길로 유명한 곳이 몇 군데가 있다. 우리나라 최장 벽화골목을 자랑하는 지동 벽화 길부터 지난 해 생태교통으로 한 달간 뜨거웠던 행궁동 벽화골목과 앙카라 벽화 길들도 유명하다, 곳곳에는 수많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수원을 찾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또한 여기저기 자투리땅을 이용한 쌈지공원 등도 수원의 즐거움이다.

 

요즈음은 꽃철이다. 어딜 가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봄이 무르익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봄은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고 한 것일까? 모처럼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청 주변에 만개한 벚꽃구경을 나갔다.

 

 

꽃과 사람들 모두가 즐거운 볼거리

 

봄은 역시 꽃이 있어서 좋다, 꽃구경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그런 구경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봄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은가? 도청 주변으로 만개한 벚꽃이 장관을 연출하고, 사람들은 그곳을 찾아 봄을 만끽하고 있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부터,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나와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도청 주변의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고 난 뒤, 팔달구 팔달로 28에 소재한 수원문화원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많은 사람들이 노랗게 핀 개나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흰 벚꽃과 목련, 그리도 노란 개나리, 붉은 진달래가 함께 어우러진 팔달산은 그야말로 사람들로 만원이다.

 

“정말 장관입니다. 이렇게 한 곳에서 여러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올해는 시기별로 피던 꽃들이 날씨 탓인지 모두 함께 피어 꽃구경이 더욱 즐겁습니다.” 가족과 함께 꽃구경을 나왔다는 이아무개(여, 33세)의 말이다.

 

 

수원은 벽화 마을이 맞네.

 

수원문화원의 축대가 노랗게 옷을 입었다. 그리고 그 노란 개나리꽃 밑으로 아름답게 조성한 벽화가 이채롭다. 여기저기 솟대를 형상화한 많은 조형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 밑을 지나면서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해 포즈를 취한다. 이곳의 벽화는 딴 곳과는 달리 벽에 조형물을 설치해 벽화를 대신했다.

 

“우리나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벽화를 구경했지만, 이렇게 꽃과 어우러진 벽화는 처음입니다. 물론 많은 곳들이 꽃을 함께 심기는 했지만, 이렇게 자연적으로 어우러진 개나리꽃과 조형을 한 벽화는 이곳이 가장 멋집니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이렇게 아름다운 벽화는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꽃구경을 하러 왔다는 한 대학생의 이야기이다.

 

 

여기저기 널린 소공원도 아름다워

 

벚꽃과 벽화를 구경하고 난 뒤 매산로로 접어들었다. 수원시 교동인 이곳은 지난 날 젊은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거리였다. 지금은 로데오상가거리라고 하는 이곳은 여기저기 길거리 갤러리가 있어 유명한 곳이다. 이곳 매산로 119에는 수원시여성가족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여성가족회관은 여성의 복지와 권익증진, 능력개발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2011년 수원시가 민간 위탁경영을 하는 곳이다.

 

여성가족회관 뒤편에는 지난해부터 조성을 한 작은 소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작은 공간을 수원시민들과 여성가족회관을 찾는 부모와 어린이들을 위해 쉼터로 조성한 공간이다. 여기저기 널린 의자가 이채롭다. 거기다가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해 심어놓은 나무에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 아르신 한 분은

“수원은 어딜 가나 이렇게 쉴 곳이 많아서 참 좋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루 종일 걷거나 구경을 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수원은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다가 보면 이렇게 쌈지공원을 많이 조성해 놓아서 편하다.”고 한다.

 

봄철에 가장 구경하기가 좋다는 수원. 각 주민센터마다 조성한 다양한 벽화와 자투리땅을 이용해 조성한 쌈지공원, 수원이 좋은 이유이다. 또한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수원을 즐겨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솟대란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나무 장대나 돌기둥 위에 앉힌 마을의 신앙대상물을 일컫는다. 솟대의 기원은 청동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며, 그 분포는 만주, 몽골, 시베리아, 일본 등에 이르는 광범위 한 지역이다. 이 솟대를 부르는 명칭은 지역마다 달라 전라도에서는 소주 혹은 소줏대라 부르고, 함흥 지방에서는 솔대, 황해도와 평안도에서는 솟댁, 강원도에서는 솔대, 경상도 해안 지방에서는 별신대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솟대는 형태를 기준으로 솟대, 짐대, 설대, 새대, 장승대 등으로 구분되고, 기능을 기준으로 수살, 추악대, 진목, 소줏대, 표줏대, 효대 등으로 구분한다. 또한 마을의 동제와 관련해서는 당산, 진또배기, 별신대, 성황대 등으로 명칭이 달라지며, 세워진 위치에 따라서는 거릿대, 갯대 등으로 부른다. 이는 모두 모두 신간(信竿)으로서의 기능과 성격을 지니기 때문이다.

 

 

솟대의 시작은 삼한시대의 ‘소도(蘇塗)’인가?

 

이러한 솟대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은 삼한 시대에 전해진, 각 고을에서 방울과 북을 단 큰 나무를 세우고 천신에게 제사를 드리던 일을 말하는 ‘소도(蘇塗)’에서 유래했다고도 본다. 신성한 지역을 상징하는 소도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출입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소도가 변한 것이 마을을 지키는 직능을 가진 신성한 신간인 솟대로 변했다는 것이다.

 

솟대는 대개 마을의 입구에 세워, 마을에 들어오는 액을 미리 예방한다는 뜻으로 세운다. 솟대만을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돌탑, 장승 등과 같이 세우기도 한다. 이러한 솟대는 참나무로 만들어 마을입구에 세우고, 그 위에는 오리를 만들어 올려둔다. 대개는 솟대 위에 한 마리를 얹는 수도 있지만, 끝을 갈래지게 해 두 마리를 올리기도 한다. 이 위에 올리는 새는 마을마다 달라, 기러기나 까마귀를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새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위에 새를 올리는 것은 멀리 날고, 높이 날 수 있는 새를 올림으로써 먼 곳에서부터 오는 액을 막는다는 뜻으로 풀이를 하기 때문이다.

 

 

“저는 솟대가 하늘과 인간을 이어준다고 봐요”

 

기온이 34도를 웃돈다는 8월 11일(일), 화성 행궁 안에 있는 체험장에서 솟대체험을 지도하는 이병렬(남, 55세) 씨를 만났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인가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일부 인기 종목에만 몰려있다.

 

“남자아이들은 대개 부채, 각시탈 같은 것을 만들고, 여자 아이들은 구슬 공예 같은 것을 좋아하죠. 솟대는 부모님들과 같이 온 아이들이 부모님의 권유에 의해서 체험을 하는데, 여름철에는 이상하게 하는 아이들이 많지가 않아요.”

 

더운 바람이 나는 선풍기를 틀어놓고 열심히 솟대제작을 하고 있는 이병렬씨. 그림을 전공했다는 이병렬씨가 솟대에 빠진 것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우연히 장승을 보게 되었어요. TV에 나오는 지리산 벽송사의 장승을 보고, 그 장승에 반해 후배와 함께 벽송사를 찾아갔죠. 그 때부터 장승도 만들고 목조각 등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솟대를 만들게 되고, 이곳 행궁 체험장에는 한 3년 전부터 아이들 체험을 시작한 것이죠.”

 

그는 솟대를 만들기 이전에는 많은 일들을 해왔다고 한다. 미술을 전공한 덕분에 인쇄소에서 디자인 등도 해보았다고. 이러저런 일들을 하다가 3년 전부터는 솟대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이 솟대가 하늘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신령한 기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새라는 날짐승은 위로 높이 날 수 있기 때문에 하늘을 상징하고, 그 뿌리는 땅에 박혀 있어 인간을 상징하다고 보죠. 그 하늘(새)과 인간(땅)을 연결해주는 것이 바로 신간(대)이 되는 것이죠. 이곳은 휴일이나 주말과 일요일에만 운영을 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여주 능서면에 있는 목조각을 하는 곳에서 많이 보냅니다.”

 

 

이병렬씨는 ‘이음새’라는 나무와 물감, 흙 작업을 하는 작업실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곳 화성 행궁에 나오지 않을 때는 그곳에서 주로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행궁동에는 이번에 수원에 거주하는 작가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생태교통이 시작되면 생태교통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작품도 보여주고 공동 판매도 하겠다고 한다.

 

“작가들이 이렇게 작품 활동을 한다고 해서 생계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생태교통 때를 맞아 작품판매도 하고, 공동으로 많은 프로젝트를 맡아서 해보고자 하는 것이죠.”

 

후텁지근한 날씨에 사람들도 지쳐가고 있는 무더위지만, 작은 새들을 지주목 위에 올리느라 연신 손질을 하는 이병렬씨. 그의 가짐대로 이 솟대들이 하늘의 기운을 받아다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4월 21일(토)과 22일, 수원 ‘유천(柳川)’(=버드내, 수원천의 옛 이름)에서는 ‘제6회 수원천 튤립축제’가 열렸다. 수원천을 낀 4km 정도의 개울가에는 갖가지 색깔의 튤립들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 찾았지만 그래도 축제는 성황리에 진행이 되었다.

 

수원시 권선구 수원천의 세류대교에서 세천교 구간에 조성된 튤립축제장은, 비가 오는 가운데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어 놓을 수는 없었나 보다. 세류대교 옆에 마련한 메인행사장의 무대에서는, 사람들이 함께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즐기는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아름다운 테마화단, 정말 일품이네

 

수원천의 튤립축제 구간에는 열린공연무대 및 19개의 체험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튤립을 소재로 한 화단은 모두 5개의 테마화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통원, 전통원, 춘화원, 춘풍원, 상상원으로 꾸며져 있다.

 

열린무대에서는 지역청소년들의 어울림마당, 튤립노래자랑 등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많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체험부스에서는 버들피리 만들어 불기, 곤충체험 등이 있으며, 그 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경기리포트에서 운영한 표지사진 만들어주기였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직접 표지모델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모씨(여, 48세. 권선구 세류동 거주)는

 

“비가 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었다는 것이 고맙다. 이곳 세류동에 사는 사람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다. 도심 한 복판을 흐르는 수원천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며 출력이 된 사진을 집에 가서 액자에 넣어 간직하겠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물과 함께 즐기는 튤립축제

 

마침 이날 튤립축제는 수원천이 생태환경하천으로 복원이 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로, 수원천의 여러 곳에서 함께 축제가 이루어졌다. 지동 남수문 일대에서 펼쳐진 능수벚꽃축제와 수원천 복원을 기념하는 수원천축제 등과 함께 어우러진 축제였다. 20~22일은 수원의 한 목판을 가로지르는 수원천이 온통 축제의 장으로 흥청거렸다.

 

마침 비가 내려 물이 불어 난 수원천은 물이 조금 탁해지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게 들릴 정도로 양이 불어났다. 수원천의 흐르는 물에는 꽃배가 뜨고, 어미 학이 새끼와 함께 물고기를 잡는가 하면, 아이들이 닭싸움을 즐기는 등이 뜨기도 했다. 그 아래쪽으로는 물속에 오색천을 늘인 솟대가 서 있고, 한편에선 바람개비가 부는 바람에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많은 꽃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아, 발길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곳. 수원천의 튤립축제장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튤립축제라고 하여서 그냥 꽃구경이나 하는 것인지 알았습니다. 새롭게 탈바꿈을 한 수원천을 따라 걸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것을 구경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너무 호화롭지 않은 축제이기에 좋고, 걸으면서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앞으로 이 튤립축제는 꼭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가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찾아왔다는 강모씨(남, 49세. 서울 은평구 거주)는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옥에 티가 아쉬워

 

어느 곳을 가든지, 아무리 좋은 축제라도 옥에 티는 있는 법. 튤립축제는 이런 점만 보완한다면 그 어느 축제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튤립을 조성한 화단 위편에 있는 꽃들이 급하게 심은 표가 난다는 것이다. 일부 시들기도 하고 풀이 죽은 꽃들이 튤립의 아름다움을 오히려 반감시키고 있다.

 

관람객들은 체험부스의 동선의 거리가 너무 멀어, 행사장이 집약되지 못했다는 것도 지적을 한다. 행사장의 길이에 비해 체험부스의 양이 적다는 것이다. 어느 축제장이든 축제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즐길 수 있는 동선의 길이가 짧아야 하는데, 앞으로 그런 점에도 유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긴 수원천 튤립축제. 몇 가지의 문제점만 보완한다면, 전국 어느 축제보다도 아름다운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갯배를 타고 유천을 건너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없이 행복해 보이는 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튤립을 닮았다는 생각이다.


오늘 오후 3시 남원 선원문화관이 개관을 합니다. 남원을 비롯한 인근 전남북의 새로운 문화의 전당으로 자리를 잡기 위해 새롭게 자리를 마련한 선원문화관은, 그동안 2개월 여를 준비를 하였습니다.

어제도 밤 12시를 남기면서 준비를 하였는데, 아직 마무리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기념식을 해야 하는데 비가 오네요. 무지 고민스럽습니다. 아침부터 준비를 해애겠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문화관 개관에 대한 것을 올리기가 버거울 것 같아, 아제 밤에 미리 맛보기 사진을 몇 장 찍어 놓았습니다.


소나무의 속을 일일이 파내고 그 안에 꽃을 심었습니다. 아침이 되면 활짝 핀 꽃이 문화관을 찾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합니다. 며칠을 걸려 파낸 속이 아름다운 꽃들로 차 있습니다. 


입구부터 자연이 숨 쉰다.

전시관 입구 라비를 들어서면 앞뒤로 꽃이 보입니다. 통나무를 속을 파내고 그 안에 꽃을 심은 것입니다. 설치작가 허택님의 작품으로 소나무 속을 일일이 파내고 그 안에 꽃을 심게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를 분비하는데도 며칠 씩 걸린다고 합니다.

꽃마차입니다. 역시 소나무를 속을 파내고 꽃을 심었습니다.밑에도 도자기 배에 꽃아 있습니다. 밑에 마차는 동관을 일일이 용접을 해 제작한 것입니다.


또 하나는 역시 허택님의 작품으로 더운 여름 난 공간을 들어서면 시원한 기분이 들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동판을 잘라 연꽃잎처럼 만들고 그 위로 물이 작은 소리를 내며 떨어지게 만든 것입니다. 물안개까지 피어올라 운치가 있습니다. 전시관 햔관 여기저기에 설치가 되어, 분위기를 자아내게 합니다.

물 안개를 피우고 있는 작픔입니다. 동판으로 만든 연잎에 물이 소리를 내며 따라 흐릅니다. 안개까지 피어올라 더위를 식혀줍니다


대나무 솟대의 하늘거림

전시관 명칭은 ‘갤러리 선’입니다. 공간 안에는 내일부터 대나무 솟대작가 김계용의 ‘솟대이야기’가 선을 보입니다. 개관기념 작품으로 조금은 특별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자연을 중시한다는 문화관 취지에 걸맞는 작품입니다.

대나무의 잔가지를 이용해 사람이 곁으로 지나치기만 해도 솟대들이 움직입니다. 그런 자연의 바람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 작가의 마음입니다. 전시준비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그 중 몇점만 찍었습니다.



대나무 솟대작가 김계용의 '솟대이야기'에 나오는 작품임니다. 가는 대나무의 잔가지를 이용해 제작한 솟대들은 사람이 지나가기만 해도 떨립니다. 자연의 작은 바람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오후 3시에 개관을 하게되는 선원문화관. 8월까지는 이미 전시작품 일정이 잡혀 있습니다. 지역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어린이들에게는 자연의 이치를 알려주기 위해 마련한 문화의 산실입니다. 문화관 가관 행사는 마치고나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솟대는 나무나 돌로 만든 새를 긴 장대나 긴 돌 위에 얹은 마을의 수호신이다. 솟대는 대개 마을의 입구에 세워, 마을에 들어오는 액을 미리 예방한다는 뜻으로 세운다. 솟대만을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돌탑, 장승 등과 같이 세우기도 한다. 솟대는 정월 열나흩날 밤에 새로 깎아 세우고, 주민들이 모여 정성스럽게 마을제를 지낸다. 솟대를 부르는 명칭은 다양하여 솟대, 짐대, 돛대, 새대, 설대 등으로도 부르고, 그 기능으로 세분하여 수살, 진목, 추악대, 표줏대 등으로도 부른다.

 

이러한 솟대는 참나무로 만들어 마을입구에 세우고, 그 위에는 오리를 만들어 올려둔다. 대개는 솟대 위에 한 마리를 얹는 수도 있지만, 끝을 갈래지게 해 두 마리를 올리기도 한다. 이 위에 올리는 새는 마을마다 달라, 기러기나 까마귀를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새의 종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 위에 새를 올리는 것은 멀리 날고, 높이 날 수 있는 새를 올림으로써 먼 곳에서부터 오는 액을 막는다는 뜻이다.

 

5년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작은 솟대

 

▲ 솟대 잔가지로 만든 솟대는 섬세함이 요구된다.


김계용(남, 40세. 여주군 흥천면 외사리 282-7)이 대나무를 이용해 솟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쯤이다. 원래 국악기 중에서 삼죽(三竹)이라고 하는 대금, 중금, 소금 중 중금연주자로 활동을 하는 김계용은 우연한 기회에 중금을 배우는 제자들이 갖다 준 대나무를 접하게 되었다.

 

"대나무는 강하면서도 약하다고 하죠. 대나무가 속이 비고 곧다고 하지만, 많이 굽어져 있는 것이 대나무 가지의 특성이기도 하고요. 이 대나무를 다듬고 불로 펴고, 자르고 하는 작업은 최대한 공을 들여야만 합니다. 작은 소품 하나를 만들어도 몇 시간씩 걸리거든요"

 

대나무의 잔가지를 갖고 솟대를 만드는 작업이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 개의 작품을 만드는 데도 서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처음 제자들이 갖고 온 잔가지를 갖고 만들기 시작한 솟대. 그렇게 하나하나 만들다보니 이제는 대나무 솟대를 만드는 장인이 되어 버렸다.

 

"제가 대나무를 갖고 솟대를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람과 대나무가 모두 자연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의 옷깃만 스쳐도 하늘거리는 대나무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죠. 그래서 자연은 사람의 영향을 받고, 사람은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요. 이 솟대 하나가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들어집니다."

 

대나무 솟대작품도 만들고

 

▲ 잔가지 손질 대나무의 잔가지를 갖고 만드는 솟대. 휘어진 가지를 펴고 자르고 하는 솟대만들기는 3~4 시간이 필요하다.

 

그동안 많은 대나무 솟대를 만들었다. 대나무로 만든 솟대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낸다고 하는 김계용. 경기통일미술전에 2008년에는 '통일로 가는 길'이라는 작품을 냈고, 2009년에는 '지금 우리는'이라는 작품을 내어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작은 솟대를 만드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서다. 손가락 굵기만한 대를 갖고 만들 수도 있지만, 그렇게 큰 가지를 잘라내면 몇 년을 자라야 하는 대나무를 버릴까봐, 한 해 정도만 자라도 되는 잔가지를 이용하는 것이란다.

 

"처음에 대나무를 갖고 솟대를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데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을 했어요. 대나무를 이용해 솟대를 만드시는 분들은 대개 기러기를 대나무로 만들고, 대는 쪽동백나무 등을 이용하는데 저는 전체를 대나무로 만들죠. 그러다보니 작업도 오래 걸리고 작은 소품이라 섬세함이 필요한 것이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솟대이고 싶어

 

"이렇게 작은 솟대를 만들어서 무엇을 하느냐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작은 솟대에 모든 염원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차 안에도 놓고 다닐 수가 있고, 아이들의 책상머리에도 놓아둘 수가 있거든요. 우리 솟대는 액을 막고 복을 불러들인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입시철이 되면 입시생들에게 하나씩 만들어 주고는 하죠."

 

그동안 사람들에게 솟대만들기 체험을 하기도 했다. 어린아이들도 쉽게 만들 수가 있어서 부모님들과 함께 만들기 체험을 하러 온다는 것이다. 지금은 여주 명성황후 생가 앞 민가마을에서 솟대만들기 체험을 지도한다.

 

"어린아이들은 자신이 이런 솟대를 만들었다는 것을 즐거워하죠. 그리고 연세가 드신 어르신들께서는 솟대를 만들면서, 이런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고 합니다. 가장 많은 체험을 하시는 분들이 30~40대 장년층입니다. 그 분들은 솟대를 만들면서 자신의 소망을 만들어 내는 것이죠."

 

▲ 솟대 때로는 대나무를 휘어서 대를 만들기도 한다. 다양한 모습의 솟대가 김계용의 손에서 탄생한다.

 

사람들은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솟대를 만들면서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솟대를 만들 때 친구를 생각하면서 만들라고 한단다. 그러면 그 솟대가 친구의 의미로 다가온다는 생각이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 솟대 안에 부여하면, 솟대의 의미가 남다르게 표현이 된다는 것이 김계용의 주장이다.

 

"앞으로 이 솟대와 한지공예, 그리고 천연염색을 함께 곁들여 작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이 솟대로 작품전시회도 가지려고 하고요."

 

바람결에도 흔들리는 작은 대나무 솟대. 그 안에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는다는 김계룡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전설속의 대금인 '만파식적'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밝게 웃는 김계용의 표정이 좋다. 그 웃음이 그저 자연이란 생각이다.  (출처 : 오마이뉴스 / 2010,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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