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주시는 비단장수들이 집단으로 기거를 하던 곳이다.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과 다가동이 만나는 길목에는 ‘소주가(蘇州街)’가 있다. 이 거리는 100여 년 전에 소주 상해 등에 살던 벽돌공들이 전주에 있는 성당을 신축하기 위해, 100여명이 이주를 해오면서 생긴 거리이다.

지금은 몇 집 남지 않았으나 이곳에 정착한 중국인들은 소주의 유명한 포목점을 이곳으로 옮겨 개설을 했다. 지금도 4대째 포목점을 하던 집이 그대로 보존이 되어있을 정도로, 중국인 거리는 유명했다. 아직도 화교소학교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지만, 정작 남아있는 중국인은 많지가 않다.


소주시 인민정부가 세운 문

이 중국인거리라는 곳의 입구에는 커다란 문이 있다. 우리의 건축물과는 다른 중국풍의 문이 서 있다. 처마는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듯 위로 치켜져 있고, 양편에 용은 물고기 형상에 가깝게 조각이 되었다. 용마름의 끝에는 원숭이 인 듯한 작은 동물이 있으며, 조각은 복잡하단 생각이다. 우리의 건축물보다 더 복잡하게 느껴지는 문 하나. 현판에는 ‘소주가’라고 쓰여 있다. 소주에서 성당에 쓰일 벽돌을 만들기 위해 온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 살던 거리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문을 들러보다가 한편 기둥아래 글씨가 보인다. <소주시인민정부 증. 공원 2002년 5월>이라고 적혀있다. 이 문을 소주의 인민정부가 이곳에 세운 것이다, 그래서 중국풍의 이러한 문을 세우고, 이 일대를 ‘차이나거리’라고 이름을 붙였나보다. 차이나거리에는 현재 중국인들이 몇 집이 살고 있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 이곳에 정착을 한 소주 벽돌공들의 4대 후손들이다.



우리와는 다른 건축물의 지붕과 용의 모습. 그리고 소주인민정부가 기증을 했음을 알리는 글귀

한 때 이곳은 중국인들이 거리에 넘쳤다고 한다. 먼 이국으로 벽돌을 찍으러 온 소주사람들이 가족과 동행을 했고, 이들은 이곳에 보금자리를 틀었을 것이다. 이들 100여명이 왔다고 하면 그 때 생긴 중국인들의 집이 백여 집에 이르렀을 테고, 그 사람들을 상대로 한 식품점이며 포목상 등 많은 상점들이 따라 들어섰을 것이다. 이런 소주가를 중국인거리로 명명을 하였다.

전주시에서는 이 거리를 2003년 3월 21일 중화인민공화국 소주시와 자매결연을 한 기념으로 ‘차이나거리’로 명명을 하였다. 소주가의 문이 세워진 뒤 일년 후의 일이다. 소주가에는 중국풍의 가로등을 세웠고 바닥의 마감재를 화강암으로 하였는데, 움직이는 용을 형상화 하였다고 한다.



100여 년 전에 집단으로 이주 한 중국인들이 모여살 던 차이나거리

이 소주가가 끝나는 곳에 다가동우체국이 있고, 그 옆에는 보건소가 있다. 그런데 그 앞쪽에 작은 석비 하나가 눈에 띤다. ‘약전거리’라는 것이다. 이 길이 예전 약전거리였다는 것을 적고 있다. 조선조 효종 2년인 1651년에 시작하여 1943년까지 약 300년 동안 진주, 청주, 대구, 공주와 더불어 5대 약령시 중 한 곳이었다.

중국인거리와 약전거리를 끼고 있는 소주가. 소주시인민정부가 기증을 한 이 낯선 문에 대해서 사람들은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그저 이곳이 예전 성당을 짓기 위해 먼 이국땅으로 옮겨 온 소주벽돌공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거리라는 것이나 알고 있으려는지. 이 문 하나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들은 그렇게 차량의 소음 속으로 묻혀버리고 만다.


소주가와 맞물려 있는 약전거리와 이곳이 있는 한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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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털보작가 2010.10.14 11:03 신고

    중국이 역시 술에는 일가견이 있나보네요.
    지명도 소주시가 있는걸 보니..............ㅋㅋ

  3. 비바리 2010.10.14 11:04 신고

    전주의 숨은 보물들을 덕분에 다 알게 되는군요

  4. 칼리오페 2010.10.14 11:15

    객사근처이군요 ㅋㅋ
    여기도 은근 멋스러운 장면들이 많이 연출되는 곳이지요 ㅋㅋ

  5. 혜진 2010.10.14 11:41

    전주에 새로운 모습을 보고 갑니다..^^
    건강 유의하시고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

  6. Houstoun 2010.10.14 12:10 신고

    전주에 저런 곳이 있었군요.
    지붕과 물고기 모양을 한 용도 참 색다르네요.
    온누리님의 예리하신 관찰력과 통찰력
    참 대단하십니다. ^_^

  7. 또웃음 2010.10.14 13:05 신고

    전주에 갔을 때 걸어가면서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온누리님의 글을 읽으니 새롭게 보여요.
    '아! 그렇구나.' 하다가 갑니다. ^^

  8. Phoebe Chung 2010.10.14 13:09 신고

    전 소주라고 해서 중국인줄 알았어요. 한국에도 소주시가 있는지 처음 아네요. 제눈에는 간장집부터 눈에 띄는데요. ㅎㅎㅎ

  9. 루비™ 2010.10.14 15:28 신고

    전주의 차이나 거리는 인천 차이나타운처럼 넓어 보입니다.
    중국 정부에서 자국민들을 위해 문을 세웠군요..

  10. 윤복림 2010.10.14 16:43

    저도 소주시가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많은 것을 알고 가게 해 주시는 온누리님!!
    건강도 유의하시고 행복하시길요.

  11. mami5 2010.10.14 17:07 신고

    전주간다면 차이나거리는 한번 구경하고싶네요..^^
    소주시란게 있다는건 처음 알았네요..^^

  12. pennpenn 2010.10.14 18:06 신고

    전주에도 차이나 타운이 있군요~
    중국에도 코리아 타운을 만들어야 하겠어요~

  13. greeen_life 2010.10.14 18:45 신고

    정말 문이 딱 보니까 차이나타운 같네요 :)
    예전에 어디서 화교가 재계의 중심으로 자리잡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고 들었었는데,
    차이나타운이 좀 한가해보이기는 하네요.

    그래도 저런 문은 참 이색적이고 지나가면서 눈여겨 보게 되는것 같아요.

  14. 플레이이 2010.10.14 19:18 신고

    우리나라의 숨어있는 귀중한 보물들..
    온누리님덕분에 잘 보고 있습니다...^^

  15. 만화왕언트 2010.10.14 20:23 신고

    그렇군요. 인천에만 있는게 아니였군요. ㅎ

  16. 북경A4 2010.10.14 21:43

    우아... 전주에 차이나거리가 있었네요...
    전주면 소주와 비교적 가까운 지리적 위치에 있어서 건나왔나 봅니다. ㅎㅎ

  17. 탐진강 2010.10.14 22:23 신고

    중국 소주시에서 세운 문이군요
    전주 차이나타운이라 신기하네요

  18. 배움ing 2010.10.14 22:25

    고향에 가면 꼭 들러 온누리님의 블로그 조언삼아 둘러봐야겠어요. 유익한정보 감사하게 봤어요.

  19. 정암 2010.10.15 08:37 신고

    가끔 지나가면서도 몰랐습니다..중국에도 전주라는 도시가 있다고 하더군요..희안한것이 동 이름도 같다고 하네요..^^

  20. 야옹서가 2010.10.15 09:26 신고

    전주에도 차이나타운이 있었군요. 언제 한번 가보고 싶어지는 곳입니다.

  21. 온누리 온누리49 2010.10.15 13:13 신고

    전주 차이나거리는 이제 명색만 갖추고 있네요
    다 떠난 거리에 몇집이 남아서...
    그래도 이 문 하나로 분위기가 물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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