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동영상 조회 수가 1억 회를 돌파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 세계는 지금 K-POP의 열풍으로 가득하다. 사람들은 이런 것을 놓고 연일 기사화하기에 바쁘다. 물론 이런 현상을 정말 바람직한 일이다. 거기다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이런 한국인들의 예능적 기질은, 사실 알고 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기인한다. 그동안 우리들의 예능적 기질은 전· 현대를 막론하고, 세계적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다만 지금도 그렇지만 일부의 소수사람들만 집중적으로 떠들어대는, 우리나라의 언론이나 포털이 문제였을 뿐이다.

 

걸그룹 소녀시대(사진은 한국어 위키백과 사전) 

 

우리민족은 원래 놀던 민족

 

우리의 문화에 대한 역사를 좀 논해보자. 삼한시대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은 모두 한 마디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는 무대였다. 사람들은 3일 밤낮을 먹고 마시며, 춤추고 노래헸다. 그런 우리민족의 오랜 관습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우리들은 뛰어난 예능적 자질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 당시의 사람들은 봄과 가을에 하늘에 감사하는 의식을 베풀었다. 봄이면 일 년 농사의 풍농을 기원했고, 가을이면 풍년이 들었음을 고마워했다. 그런 마당에서 그들은 먹고 마시고 춤추고 노래하면 즐겼다. 한 마디로 종합적인 예능이 이루어낸 무대였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서구문화와 차별화된 예능이다.

 

서구문화가 한 가지에 집약되어 발전을 했다면, 우리문화는 종합적인 문화였다. 그들은 서로 즐기면서 ‘답지저앙(踏地低昻)’하면서 ‘수족상응(手足相應)’했다. 서로 땅을 밟으면 춤을 추는데 손과 발을 맞추었다는 것이다. 억지 같지만 바로 지금 우리네 아이돌이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 과거 담지저앙하고 수족상응의 형태를 그대로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싸이 강남스타일 중(사진출처  YG엔터테인먼트)

 

숨어있던 끼가 발산이 된 셈

 

지난 날 우리는 소리 잘하고, 춤 잘 추는 사람들을 보고, ‘쟁이.라고 부르며 비하해 왔다. 그런 사람들은 먹고 살기 위해 마지못해 소리를 해왔지만, 최근까지도 숨기고 다였다. 한 마디로 후손들에게 해가 갈 것을 두려워해서였다. 자식들이 그런 것을 한다고 하면, 부모님들은 펄펄뛰면서 난리를 쳤다.

 

그 당시 어르신들은 노래하고 춤추면, 그것이 가문에 먹칠을 한다고 생각했다. 불과 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현상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그런 룰이 깨지고 나자, 봇물 터지듯 숨겨오던 끼가 터져 나온 것이다. 한 마디로 어린 아이돌들이 어른들도 하기 어려운 것을 깨버린 것이다. 그들은 마음껏 자신의 잠자고 있던 기능을 살려냈고, 그것은 곧 한 가지분야에 치중하던 외국인들의 문화와는 전혀 다른 미지의 세계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들이 광분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렇게 노래를 하면서 춤까지 격정적으로 추는 것을 본 적이 없기에. 거기다가 적당한 랩까지 곁들이는 아이돌의 무대는 충분히 관객을 사로잡을 만했다. 판소리를 보자. 판소리의 3대 요소는 바로 소리인 창과 아니리, 그리고 너름새라고 하는 발림이다.

 

걸그룹 카라(사진출처 / 뉴데일리)

 

창은 당연히 소리이다. 아니리는 소리를 하는 도중에 말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이다. 창과 아니리로 부족한 것은, 발림이라는 행동으로 보충한다. 이러한 상황 극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판소리이다. 이런 대단한 놀던 민족이 바로 우리민족이다. 앞으로 우리는 얼마나 더 큰 사고를 칠지 모른다.

 

어차피 깔아놓은 멍석이며, 펼친 판이다. 좀 더 발전을 시키고 과거 속의 사고까지 곁들인다면 우리들의 시장은 세계 곳곳을 누빌 수가 있다. 전 세계를 한국문화권으로 묶을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날을 기다려보자.

‘저고리시스터’에서 ‘소녀시대’까지

오는 5월 4일(금)부터 6월 17(일)까지 부평아트센터(관장 조경환) 갤러리 꽃누리에서 「한국대중음악 걸그룹사(史) : 저고리시스터에서 소녀시대까지 _ 소원을 말해봐 Tell Me Your Wish」라는, 걸그룹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가 열린다.

 

이 기획전은 2012년 아트센터 두 번째 기획물로 한류의 물꼬를 트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며 괄목한 만한 활약상을 보여 주고 있는 한국걸 그룹에 대한 이야기를, 각종 자료들의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한국대중음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걸 그룹의 역사를 총 망라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 걸 그룹사 70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저고리씨스터>의 일본 공연 전단지와 공연사진부터, 아시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김시스터즈>의 미국, 한국, 대만 동시 발매음반과 활동사진 등 최초 공개라 할 수 있는 진귀한 자료들로 채워진다.

 

또한 미국 라스베가스의 유명호텔 스타더스트의 룸키 모델로 김시스터즈가 장식된 1969년 제작 실물룸 키’, 펄시스터즈의 일본 발매 음반, 듀엣 이시스터즈로 활동했던 한국 최초의 댄스가수 故이금희가 직접 작용했던 화려한 무대의상 등도 선보인다.

 

 

위는 저고리씨터 광고 1940년 모던 조선잡지(좌)와 국보자매, 아래는 바니걸스(좌)와 펄씨스터즈 

 

또한 미국 진출 2호 걸 그룹 김치캣의 한국 최초 12인지 LP오리지널 음반, 70년대에 미주로 진출했던 5인조 걸 그룹 해피돌즈의 캐나다 제작 음반등 다양한 자료들이 국내 최초의 소개라는 이름을 달고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여기에 리드보컬 나미의 진귀한 어린이시절 극장 쇼 포스터, 핑클의 해외제작 우표까지 관람할 수 있어 관람의 재미와 함께 모든 세대들에게추억과 발견이라는 놓치기 힘든 흥미를 끈다.

 

 

위는 김씨스터즈 아래는 핑클

 

총 600여점에 달하는 풍부한 자료들은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씨가 40년간 수집해 온 2,000여점의 국내 걸 그룹 관련 소장품들 중에서 선별한 것들이다. 특히 그는 이번 전시에 특별한 의미를 더하고자 아트센터와 함께 전시의 내용을 고민하고 직접 한국 걸 그룹사를 글로 정리해 관람객들이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일면을 꼼꼼하게 살펴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여기에 같은 주제 혹은 소재로 현재 활발한 활동 중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더해져 이번 기획전시의 무게를 더한다. 조각과 평면작품 10여점 중에 작가 최부윤은 아름다움의 표상을 걸 그룹을 차용한 조각 작품 속에 담아 현대 사회 속에서 소비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여성성을 불편하지 않게 풍자하고 있으며, 작가 신진식은 걸 그룹의 모습을 단순하지만 표현주의적인 묘사를 통해 대중들의 일상적 삶과 함께하지만 심리적 거리감을 지닌 신화화 된 아이돌 현상을 읽어 내려 한다.

 

소녀시대(사진제공 / 부평아트센터)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용진과장(아트센터 전시기획담당)은 "대중문화의 한 장면 한 장면들은 그 시대 사람들의 보편적인 문화적 감수성과 심리적 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대중문화의 형성기부터 현재까지를 고스란히 관통하고 있는 한국 걸 그룹의 역사를 통해 시대마다 대중이 욕망하는 것들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내밀한 보고서와 같다"고 전했다.

 

우리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와도 같은 진귀한 자료들과 현재를 살고 있는 독특한 관점의 현대미술작품이 함께 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자세한 문의는부평아트센터 홈페이지(http://www.bpart.kr)와 대표전화 032-500-2000을 통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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