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선원사 절집에 식구가 늘었습니다.
바로 ‘달님이’와 ‘별님이’죠
아래 첫 번째 사진 중 좌측에 머리 위가 하얀 녀석이 별님이고
눈 주변에 검은 털이 많은 녀석이 달님이입니다.

두 녀석 모두 이제 세상에 태어난 지가 50일이 채 안되었습니다.
모두 암놈인데 건강합니다.
이 녀석들 교배종이라고 하는데
종이 무엇인지 명칭을 들어도 자꾸만 잊어버립니다.

사진 좌측이 달님이 이고, 우측에 머리 위가 많이 하얀 녀석이 별님이입니다.

두 녀석 모두 건강합니다.
별님이 녀석은 낯을 가리지 않습니다.
온 방안을 신나게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실례를 해놓기도 하고요.

별님이랍니다

두 녀석 모두 건강합니다.
별님이 녀석은 낯을 가리지 않습니다.
온 방안을 신나게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실례를 해놓기도 하고요.

달님이고요

그와는 반대로 달님이 녀석은 게으름뱅이입니다
엎드려 앉아 도대체 움직이려고 하질 않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도 눈만 껌벅거리고 있죠.
이 녀석은 그렇게 하루 종일 버티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 볼 일을 가리지 않습니다.
아직은 너무 어려 혼을 낼 수도 없습니다.
그냥 두 녀석 다 건강하기만을 바랍니다.


5월 22일(일), 남원을 이른 아침에 출발하여 장성으로 향했다. 장성에 있는 ○○지원단을 찾아 “스님짜장” 봉사를 하기 위해서이다.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정해진 행사처럼, 군부대를 찾아간다. 이번에는 지원단 안에 있는 군 법당인 ‘무각사’를 찾아가기 위해서이다. 무각사 대웅전 안은 장병들로 가득하다.

300명이 넘는 장병들은 짜장스님인 운천 선원사 주지스님의 법문을 들은 후, 기념촬영을 마쳤다. 배식준비를 하다가 사진촬영을 한 운천스님은 “장병들이 너무 고맙다. 이렇게 젊은이들이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치는데, 우리가 이런 짜장봉사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라며 장병들의 손을 잡고 기념촬영에 임했다.

 

 

"사랑 실은 스님짜장" 버스와 준비를 하는 봉사단원들
 
“고맙습니다. 짜장스님”

기념촬영을 마친 장병들은 식당으로 달려가 줄을 선다. 길게 늘어선 줄은 줄어들지를 모른다. 한편에선 자장을 먹고, 또 한편에선 자장을 만드느라 법석이다. 군인가족들도 나와 함께 팔을 걷어붙였다. 그리고 모두가 “맛있습니다.”를 연발한다.

 

 

무각사 대웅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스님들과 장병들

400명이 넘는 장병들은 저마다 한 그릇씩을 비우고도, 조금은 모자라는지 배식구를 기웃거린다. ‘많이 먹으라’고 독려를 하지만, 줄어들지 않는 줄 때문인지 아쉬운 듯 돌아선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자장 한 그릇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안에 가득한 정성스런 마음이 있어 늘 웃음이 그치지를 않는다.

“고맙습니다. 짜장스님” 입맛을 다시며 돌아서는 장병들의 인사다. 언제까지라도 짜장스님으로, 그리고 봉사단으로 남고 싶다는 사람들. 그래서 봉사는 힘들지만 늘 마음이 뿌듯하다.

 


배식준비를 하는 '짜장스님'과 봉사에 함께 참여한 군인가족들 

면을 삶아 찬물에 담근 후 장병들에게 먹일 준비를 하고 있다


자리는 다 차고, 줄은 아직도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거기다가 밖에까지....



짜장스님’으로 유명한 남원 선원사 운천스님이 자장면 봉사단과 여고 댄싱팀, 각설이 패 등과 함께 남원 대산면에 있는 103연대(백마연대)를 찾았다. 5월 14일(토) 아침부터 준비를 하여 찾아간 부대에는 군장병들과 마을 대산면과 왕정동의 주민들, 그리고 남원사암연합회 스님들과, 옥율교회 목사님과 신도 10여명 등 모두 65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10시 30분부터 103연대 연대장인 김종태 대령의 인사말에 이어, 35사단 군악대의 타악 퍼포먼스, 판소리, 대금연주 등으로 흥을 돋우기 시작한 공연은, 전라북도 여고 댄싱 팀의 공연이 펼쳐지자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 제일먼저 전주영상미디어고등학교의 ‘유카’의 춤으로 시작하여, 전주중앙여고의 ‘프리디’ 등이 무대에 오르자 군인들의 흥은 절정으로 치솟았다.

 

 

사진 위로부터 공연을 관람하는 사람들. 음식을 준비하는 남원 선원사 자원봉사자, 주민과 장병들에게 인사를 하는 103연대 김종태 연대장

역시 끼리끼리는 통하다

춤이 끝나고 인사를 할 때마다 군인들은 “가지 마 동생들아, 다신 한 번만 더”를 연호하면서 일어서서 소리를 치고는 했다.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익산지역 남녀연합팀인 ‘E-lady'가 무대에서 춤을 추고 난 뒤 단 아래로 내려가자, 일제히 일어선 군인들은 환호를 하면서 뛰쳐나왔다.

그런 모습을 보니 역시 젊음은 젊음끼리 통한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여고생들이 무대 위에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동안 장병 두 명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나왔으나, 부끄러움을 타는지 자리로 돌아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연신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손뼉을 쳐주는 마을 주민들도 함께 즐거워하는 모습이다.


35사단 군악대의 타악퍼포먼스와 대금연주(아래)

각설이 타령에 흥이 난 주민들

장병들이 젊은 고등학교 댄싱 팀에 열광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103연대 인근마을 주민들은, 각설이 타령이 시작되자 절로 어깨춤이 추어지는 듯하다. 대산면에 사신다는 한 어르신은 “이렇게 103연대와 선원사에서 우리들을 초청해 좋은 구경도 보여주고,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을 해주니 정말로 고맙다”며 군부대 막사까지 돌아보셨다고 자랑을 하신다.

한편에서는 부대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서바이벌 게임에 사용하는 총을 쏘아보면서 즐거워한다. 군이 주민들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라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구경을 하던 한 장병은 “부대에서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토요일에 이렇게 부대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라고 하면서 환하게 웃는다.

 

 

 

사진 위로부터 전주영상미디어고 댄싱팀 '유카'.  전주 중앙여고 댄싱팀 '프레디'. 익산연합댄스동아리 '이-레이디'의 공연 중 일어나 달려나오는 장병들. 각설이 타령을 하는 김병철
 
푸짐한 음식에 마을주민들도 감사를

‘짜장스님’의 정성이 가득 담긴 자장면과 과일, 그리고 떡 등 푸짐한 음식상을 접한 마을 주민들과 장병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던 주민 이 아무개씨(남, 51세)는

“우리 아들도 군에 가 있는데 군인들에게 이렇게 잘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막상 군부대에 들어와 보니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고 한다. 짧은 시간에 준비한 잔치치고는 즐거운 잔치가 되었던, 103연대의 마을경노잔치 및 장병 위문공연. 모든 공연을 마치고 버스에 올라 떠나는 댄싱 팀을 향해 누군가가 소리를 친다.



사진 위로부터 순천에서 장병들을 위해 달려온 밸리댄싱팀. 줄지어 배식을 가디리는 장병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놓고 있는 주민들

“가지마라. 다음에 꼭 다시 한 번 와라. 기다릴게”


'사랑실은 스님짜장"의 주인공인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은 선원사 봉사단과 함께 5월 7일 2,000명에게 자장면을 무료로 급식을 했다. 5월 7일 오후 5시 전주시청 앞에서 열린 '부처님 오신날 전북 연등축제'에 모인 불자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공양을 한 것이다. 먼저 운천스님과 선원사 최인술 봉사단장이 자장을 볶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기 위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오후 5시 대한불교 제17교구 본사 주지인 원행스님을 비롯하여 태고종 전북종무원 도광스님, 송하진 전주시장,  김백호 전라북도 불교신도회장, 전북불교대학 한광수 학장, 진긱종 보성정사, 천태종 신도회장, 용화종 대표, 보문종 대표 등이(무순) 가마솥 주변에 둘러서 커다란 주걱으로 자장면을 볶았다.

 

행사에 참석한 분들이 힘을 합쳐 자장을 볶고 있다.

퍼포먼스가 끝난 다음 사람들은 몇 줄로 서서 밥에 자장을 담아 먹기 시작한다. 한 줄에 20m 정도로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숫자는 순식간에 불어났다. 이런 행사를 하는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은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다는 자체가 즐거움이다. 우리 봉사단원들도 모두 힘이 들지만, 끝나고 나면 보람된 일을 했다는 것에 뿌듯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랑실은 스님짜장'에서 제공하는 자장밥을 먹기 위해 줄은 선 인파


 

자장면을 떠 주고 있는 스님짜장의 주인공인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

사람들은 자장면을 받아들고 의자에 앉아 한 그릇을 먹은 후, 다시와서 한 그릇씩을 더 먹는 사람들도 있다. '스님이 직접 짜장을 볶아주어서 그런지 더 맛이 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짜장면을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신 선원사분들께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한다. 사랑실은 스님짜장은 오늘도 구석지게 외로운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이웃을 찾아 길을 나선다.

장애우들에게 자장면을 만들어 주는 곳을 따라갔다가 화단이 너무 예뻐 사진에 담았다. 그런데 그 화단 석축 돌에 앉은 잡자리 한 마리가 있다. 벌써 잠자리가 나올 때인가 궁금하다. 화단에는 할미꽃도 있고, 이름 모를 화산한 꽃들도 있어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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