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교통 종료가 아쉽다. 참으로 아쉽다

차 없는 거리도 좋지만 골목이 깨끗해져 좋다

행궁동이여! 길이 생태로 교통하라

생애 처음으로 경험한 생태교통 신선했습니다. 아쉽기도 했습니다

자동차의 귀중함과 달라진 우리 동네가 자랑스럽습니다

생태교통 좋아요. 여러분들과 만나지 못해 아쉽다.

지동차가 마구 달려서 무서워요. 옛 친구들이 그리워 질거예요

 

 

11일 오후 3. 행궁동에 소재한 선경도서관 1층 강당에 행궁동 주민들이 모였다. 그리고 벽면에는 이런 생태교통에 대한 글귀들을 적은 종이가 붙어 있다. ‘생태교통 수원2013 - 생태교통마을 토닥토닥 워크숍이 열리고 있는 현장이다.

 

이 행사는 생태교통을 성공리에 끝낸 행궁동 주민들 중, 생태교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주민들이 모인 자축연 자리이다. 조경아 주민추진단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의 워크숍은, 각 주민추진단의 팀별로 그동안의 활동을 영상으로 소개를 하고난 뒤 그들을 위한 격려의 말을 전하는 것으로 시작이 되었다.

 

 

길거리를 걷는 버릇이 생겼어요.

 

사람들은 토닥토닥 워크숍을 하면서 서로가 생태교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한 각 팀에게 격려의 글을 남기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격려를 한 글을 적은 종이들은 금방 강당 벽에 다닥다닥 붙여나가기 시작했다. 생태교퉁 주민추진단에는 각 분과별로 많은 활동을 한 팀들이 있다.

 

운영위원들 말고도 제일교회 주차장에서 먹거리 촌 운영을 한 먹거리부스팀. 30회 이상 길거리 이벤트에서 춤을 추던 닐리리팀. 자전거 페달을 밟아 솜사탕 등을 만드는 발전기체험팀, 신풍동과 행궁동의 주민들이 전시한 옛 사진의 추억을 불러 온 추억의 사진전팀, 새끼꼬기, 제기차기 등은 운영한 추억의 전래놀이팀, 생태교통 기간 중 총 8,444명에게 행궁동을 안내해준 마을해설사팀 등 다양한 분과들이 활동을 했다.

 

자전거택시 화성에서 영원하라. 화성이 명물이 되길..(자전거 택시)

닐리리팀 10년은 젊어지셨네요. 쭈욱 세월을 거꾸로(닐리리)

솜사탕 이후로 집안에 설탕없음(발전기 체험)

해설사를 하기 위해 공부하듯 하면 서울대 가겠더라(마을해설사)

저녁마다 다리 맛사지 많이 하셨어요? 열심히 굴리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어요(자전거 택시)

인생! 머 별거 있나요? 닐리리팀이 살맛 내주었습니다(닐리리)

생태교통의 꽃 마을해설사. 새로운 도전과 열심히 공부한 지식 나누어주어 고맙습니다(마을해설사)

 

 

벽에 붙인 각 팀에게 보내는 응원 메시지이다. 이들 1,300명의 주민추진단들은 생태교통을 직접적으로 이끌어가고 운영을 한 주민들이다. 이들은 아직도 도로로 걷는 버릇이 생겼는가 하면, 생태교통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 때문에 생명에 위협까지 느꼈을 정도라고 하기도 한다.

 

많이 서운하고 많이 아쉽다

 

각 팀에게 전하는 격려의 메시지가 끝나고 닐리리팀을 주축으로 생태교통에서 추어졌던 핼로춤을 추고 있을 때, 예고도 없이 염태영 수원시장이 이 자리를 방문했다. 외국 출장길에 잠시 시간을 내어 들렸다고 하면서 주민들을 격려차 들렸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오지 않으면 많이 서운할 것 같아서 바쁜 시간이지만 잠시 들렸습니다. 한 달간 고생하신 여러분들이 있어 생태교통이 성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끝나고 나니 많이 허탈하고 아쉽기도 합니다. 세계가 하지 못했던 일을 행궁동 주민들이 해냈습니다. 이런 여러분들의 노력이 있어 10일 순천에서 열린 국토교통부가 주최하고 도시의 날 위원회 주관하는, 7회 도시의 날 행사에서 우리 수원시가 살고 싶은 도시의 질을 평가하는 ‘2013 도시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습니다.”

 

강당에 모여있던 행궁동 주민들은 박수로 환호를 했다. 주민들은 장기자랑 등 나름대로의 자축연을 즐기면서, 생태교통을 성공으로 이끈 주역들답게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를 마치고 벽에 붙은 글귀들을 읽어보다가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연애편지 닭살 돋았어요.”

 

행궁동 일원에서 한 달간 열린 생태교통 수원2013’. 100만 명이라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다녀간 뒤, 10일이 지났다. 오후에 행궁동을 찾아갔지만, 거리는 한산하고 사람들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다 떠나고 난 뒤, 행궁동에는 예전과 같은 한적함이 감돌고 있다.

 

마을추진단에서 만난 고경아 국장은 행궁동 주민들이 예전보다 차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한다. 행궁동 주민들은 10일이 지나는 동안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난 후, 한적해진 행궁동을 보면서 9월 한 달 동안 북적이던 생태교통 기간을 그리워하고 있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허전해요

 

행궁동에서 장사를 하는 한 주민은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보이지 않고, 매일 들리다시피 하던 기자들도 나타나지 않아서 허전했어요. 저희들은 그런 이야기를 했죠. 이제는 기자님들도 우리 행궁동을 버린 것은 아닌가 하고요.”

물론 농담으로 하는 소리겠지만 갑자기 썰물처럼 빠져버린 사람들로 인해, 주민들이 무엇인가 허전하다고 한다는 것이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이던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골목마다 가득한 차량들이 보인다. 이곳에 언제 이렇게 많은 차량들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이다. 그래도 화서문로 대로에는 차들만 돌아다닐 뿐, 주차를 해 놓은 차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화서문로에서 장사를 하시는 주민들이 집 앞에 차를 세우지 못하게 막고 있어요. 한 달간이나 차 없이 생활을 하다가 보니, 이제는 차가 갑자기 몰려온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합니다. 주민들 중에는 주말이라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고요. 그런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아요. 이 좋은 거리를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요.”

 

주민들의 발 노릇을 하던 자전거택시도 나란히

 

문화슈퍼 앞 공터에는 자전거 택시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화서문로 자전거학교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탔던 운송수단인 자전거버스가 자리를 하고 있다. 행궁 광장 한편 탈것을 보관하던 장소에는, 그동안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었던 자전거들이 진열되어 있다. 비록 생태교통은 끝났지만 그 흔적은 아직도 행궁동 주민들의 마음속에 그대로 인듯하다.

 

 

이제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앞으로 행궁동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무궁화를 심었던 화분들은 무궁화를 뽑고 그 자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심어, 생태교통이 끝났음에도 예전 축제기간과 같은 거리를 조성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게 보존이 되고 있는 거리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죠.”

 

행궁동 주민이라는 한 분은 이렇게 한 달간의 노력이 허사가 돼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한다. 아직도 어르신들은 화서문로의 차도를 마음대로 걷고 계시다. 한 달간이나 버릇처럼 차 없는 거리를 걸었기 때문인 듯하다.

 

생태교통 시범기간이 지난 지 10일이 되었지만, 주민들은 차 없는 거리가 좋았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골목마다 가득한 차들이 오히려 이상하다고도 한다. 그만큼 생태교통 기간 중 마음대로 거리를 활보했다는 행복을 잊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비록 생태교통 축제는 끝났지만 우리 행궁동의 생태교통은 끝나서는 안됩니다. 이대로 이 거리를 살려내야죠. 저 플래카드에 적힌 글씨가 아마 저희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행궁동 일대에 걸린 현수막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었다.

아름다운 행궁동이 주민 여러분의 손으로 지속되기를 기원합니다.’

 

30일간의 생태교통이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101일 오후 7시 반부터 행궁 광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어 생태교통의 성공을 축하했다. 50회 수원화성문화제와 생태교통 수원2013’이 함께 막을 내린 것이다. 그동안 생태교통을 찾아 온 관람객 수는 약 100만 명. 그러나 이것은 각 부스별 이용자 집계이기 때문에 실제로 다녀 간 사람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은 어떻게 변했을까? 주민들은 어떻게 달라진 모습을 받아드리고 있을까? 그런 것들이 궁금해 다시 행궁동을 찾았다. 예견했던 것이지만 골목마다 차들이 그득하다. 화서문로에도 차들이 지나다닌다. 생태교통이 끝났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를 고민을 해야 한다.

 

 

차 없는 거리, 너무 행복했는데...”

 

사람들은 생태교통 때 몸에 배인 버릇이 아직 가시지 않았다. 하기야 아스팔트가 아닌 길을 굳이 차도라고 이야기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어르신 한 분이 도로를 걷고 계시다. 뒤에서 따라가던 차가 답답했는지 빵빵거린다. 그런데 문제가 일어났다. 어르신이 차가 왜 이리로 다니느냐고 나무라는 것이다. 아직 생태교통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

 

할머니, 어제부로 차 없는 거리가 끝났어요.”

그래도 여긴 차가 들어오면 안 되잖아

아뇨, 이제 차가 다닐 수 있어요.”

그래, 끝났어? 왜 벌써 끝내. 차가 없으니 세상 좋기만 한데

 

어르신은 끝내 눈물을 보이신다. 아마도 그 한 달 동안의 차 없는 거리가 너무 행복하셨나보다. 마음대로 도로를 걸어도 좋았다고 하신다. 굳이 주변을 살피지 않아도 아무 걱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시 옛날로 돌아간다고 생각을 하니, 이젠 어떻게 살아야 하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는 것이다.

 

 

정말 끝났구나. 허무하게도

 

아침에 일어나 나왔는데 눈앞에 택시가 보이는 거예요. 처음에는 택시가 왜 여기를 들어왔지 했는데 생태교통이 끝났다는 것을 알았죠. 이 아름다운 거리에 다시 차들이 돌아다니고 사람들은 그 차를 피해 다녀야 한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아요. 이렇게 끝나버리다니 너무나 허무해요.”

 

씸지공원 앞에서 땅콩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차민희씨는 당분간은 적응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 차가 다시 다닌다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한다. 행궁동을 두 바퀴째 돌아보았다. 한 달 동안이나 얼굴을 익힌 사람들이 오늘도 나왔느냐고 이야기를 한다. 행궁동의 변화를 보러 나왔다고 했더니, 늘 인사를 하던 한 주민은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끝날 것 같으면 한 달간의 고생이 무슨 필요가 있었겠어요. 이제는 하루 빨리 이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을 지키는 일이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주말에는 차가 없는 거리로 정한다던지, 이 지역에서는 자동차 경음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던지 그런 것을 정해야 합니다. 주민추진단에서 주민운영위 같은 것을 만들어야죠.”

 

 

아직은 적응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적응이 되기 전에 이 생태교통 마을을 지켜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한 어르신은 한 달간 차가 없는 거리에서 생활을 하면서, 이 세상 어느 곳보다도 행궁동이 자랑스러웠다고 말씀을 하신다.

 

세상에 어느 동네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어요. 어느 곳이 이렇게 사람들이 자유스러울 수가 있나요? 이런 마을을 다시 옛날처럼 차가 다니고 빵빵대고, 도저히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모습들을 다시 본다면, 앞으로 여기서 살아갈 길이 캄캄합니다.”

 

생태교통은 끝났다. 하지만 주민들 마음속에는 아직도 생태교통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누구에게 떠넘길 일이 아닌, 누군가 앞장서서 이 지역을 지켜내는 것이 먼저일 듯하다. 생태교통은 성공했지만, 앞으로 이곳을 지켜내야 한다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사실 930일로 끝마쳤다. 오후에는 레지던시 앞에서부터 마을을 한 바퀴 돌아 제일교회 주차장에서 관계자들과 마을 주민들이 모여, 생태교통을 마감하는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그 두 시간 전에 화서문로의 중간. 이 곳에는 많은 무속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 집과 집 사이를 파랑색 끈 하나가 이리저리 연결을 하고 있다. 오후 430. 한 여인이 나와 그 끝을 잡고 춤을 춘다. 생태교통의 마지막 걸거리 퍼포먼스가 행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냥 몸짓이 아닌 절규에 가까운 동작, 때로는 귀기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지나는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이 공연을 보고 있다. 갑자기 이뤄진 게릴라 공연이기 때문이다.

 

 

마음 아픈 공연 하나

 

사실 이 공연의 내용을 알고 보면 참 마음이 아픈 공연이다. 이날 길거리 퍼포먼스를 한 사람은 한국무용을 전공한 김민정(, 32)씨이다.

 

제가 처음에 이곳을 들렸을 때 유난히 많은 무속인들이 자리를 하고 있는 것을 알았어요. 이곳 생태교통 수원2013이 이루어질 때 수원시가 갑이라면, 행궁동 주민들은 을이겠죠. 그 을인 행궁동 주민들 중에서도 무속인들은 다시 을이되는 그런 아픔을 보았어요. 그런데 이 무속인들 자체도 서로 마음이 하나도 통하지 않는 것을 보았죠.”

 

 

그래서 이들을 위해 퍼포먼스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단다. 즉 무속인들의 집과 집을 동방을 상징하는 청색 끈으로 연결을 하고 그 줄을 잡고 연희를 하면서 그들의 통하지 않는 마음을 하나로 통하게 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날 길거리 게릴라 공연을 보고 있던 한 사람은

정확한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 무엇인가 깊은 뜻이 있는 듯하다. 잠시 내용을 들었는데 생태교통의 끝날 이웃에게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저렇게라도 춤으로 연결을 해보겠다니 고마운 일이다. 생태교통 기간 동안 문이 꽁꽁 닫혀있는 이곳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는데, 이 공연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5살부터 춤을 추어 온 젊은 춤꾼

 

어린나이인 5살부터 춤을 배웠다고 하는 김민정씨는, 그렇게 어린 나이에 춤을 배우게 된 계기가 있었단다.

 

어머니께서 저를 다섯 살 때 무용학원에 데리고 가셨어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세살 때인가 TV에서 음악이 나오면 춤을 추고는 했데요. 한 번은 장송곡이 방송에서 나왔는데 누워서 몸을 움직이면서 슬프다고 하더래요. 그래서 춤을 가르쳐야겠다고 생각을 하셨데요.”

 

 

재능은 갖고 있는 끼를 갈고 닦아야 빛을 발한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그런 끼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친 김민정씨는 그런 끼를 주체할 수 없는 춤꾼인 듯하다.

 

15분간의 공연. 화서문로 길을 막고 벌인 이날 공연은 그 의미가 싶다고 하겠다. 늘 문을 닫아걸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늘 을일 수밖에 없는 그들의 마음을 열어, 마음과 마음이 사로 상통하기를 바라는 춤꾼의 마음. 그 모든 마음들이 하나가 되어 생태교통의 의미가 더해지기를 바란다.

 

생태교통 30일간의 기록을 마칩니다.

 

30일 오후 6. 행궁동 레지던시 앞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마지막 퍼레이드를 벌이기 위해서입니다. 세그웨이에 오른 김병익 생태교통 추진단장을 비롯해 풍물패, 그리고 그 뒤편 맨 앞에는 생태교통을 위해 거주지까지 행궁동으로 옮긴 이재준 수원시제2부시장과 행궁동 주민센터 사람들, 추진단 사람들, 주민들이 줄을 이어 갑니다.

 

생태교통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9월 한 달 동안 생태교통 프레스센터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아침에 이곳에 나오면 모든 행사가 끝나는 시간까지 행궁동을 돌아다니면서 이곳에서 기사작성을 하며 지냈으니 말입니다. 이제 그 한 달간의 여정이 모두 끝나갑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런 것들은 나중에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생태교통이 시작되던 1일부터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았습니다. 그 더위 속에서 행궁동 구석구석을 누비다가 보면, 오후에는 몸에서 쉰내가 날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한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60여 개의 기사를 쓰면서 참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마 수천 명은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생태교통의 사람들

 

생태교통 추진단, 마을추진단, 행궁동 주민센터, 그리고 행궁동의 사람들.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기도 했던 얼굴들입니다. 이제는 행궁동을 다니다가 보면 주민 대개가 얼굴을 알아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기도 합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가깝게 만든 것이죠. 그동안 행궁동의 주민들이 참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처음에 차가없어 짜증스럽던 얼굴들이 어느 사이에 웃음을 띤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차 없는 거리를 즐기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30일 오후 프레스센터를 떠나기 전 끝으로 행궁동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의 얼굴에는 밝은 미소를 띠웁니다.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차가 없는 한 달간의 거리.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이었습니다. 거기다가 자원봉사를 한 많은 사람들과의 만남 역시 소중하게 기억을 할 것입니다. 쉽지 않은 자원봉사를 하면서 생태교통을 더욱 빛나게 만들어준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골목길에서 만난 할머니와 옥상음악회에서 만난 사람들, 그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이웃이었습니다.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이제 그동안 살다시피 했던 프레스센터를 떠납니다. 하지만 마음은 이곳에서 온전히 떠날지는 모르겠습니다. 30일 밤 자정이면 그동안 마을 밖으로 나갔던 주민들의 차량들이 다시 돌아옵니다. 그리고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의 폐막일인 101일에는 이 거리를 다시 차들이 차지할 것입니다.

 

그렇게 다시 차들에게 주어버려야 할 거리를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행궁동의 주민들은 그렇게 차가 달리는 거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도 궁금합니다. 그래서 선뜻 이 거리를 떠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당분간은 이 거리에서 눈을 돌릴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 달 동안이나 생태교통을 취재를 했지만, 시실 그 흔한 자전거 한 번을 타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기사를 쓰기 위해 행궁동을 다니다가 만난 김병익 생태교통 추진단장이 그 말을 듣고는, 직접 자전거 택시에 태워 행궁동 일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 자전거택시를 타고 행궁동을 돌아보는지 이해가 갑니다. 그렇게 한 달을 마무리 했습니다.

 

기자님, 한 달 동안 매일 이렇게 우리 행궁동의 소식을 전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마 기자님의 30일간의 기록은 우리 행궁동 주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영원히 생태교통을 기억하면서 다시 기사를 보고는 할 것입니다.”

 

끝으로 사진을 촬영하면서 다니다가 만난 행궁동 주민의 이야기입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30일 동안 행궁동을 돌아다니면서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일일이 사진을 찍고 기사를 쓰고는 했으니까요.

 

주민의 그 한 마디가 한 달 동안 누적된 피로를 가시게 합니다. 그 말 한 마디로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이제 프레스센터에서 마지막 글을 정리합니다. 그리고 이곳을 떠나지만, 아마 영원히 이곳을 잊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차 없는 거리의 즐거움을 이미 알았기 때문입니다. 생태교통을 위해서 한 달간 애를 써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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