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더불어 사는 선행초등학교 아이들

 

너를 사랑한다.”

잘 자라라. 지켜보고 있을 께.”

건강하게 자라다오.”

유기농은 유지하고 기여운 농사꾼들

 

아이들의 마음이다. 29일 오전 수원시 권선구 세권로 196번길 21에 소재한 선행초등학교(교장 김재열)를 찾았다, 학교 건물 양편에 있는 화단에는 죽 늘어선 화분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화분에는 호박, 고추, 상추, 가지 등 갖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고, 화분 밑 부분에는 식물을 기르고 있는 주인들 이름이 적혀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생태교육

 

마침 아이들과 함께 심어 놓은 식물을 둘러보고 있는 선생님 한 분을 만났다.

언제부터 이렇게 학교 안에 식물을 기르기 시작하셨어요?”

“201331일 저희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을 받고나서 시작했어요.”

학생 수가 모두 몇 명이나 되죠?”

“1학년서부터 6학년까지 모두 600명요.”이 텃밭은 몇 학년 아이들이 관리하나요?”

전 교생이 모두 자기 식물들이 있어요. 씨를 뿌리면서부터 이렇게 아침마다 물을 주고 사랑한다고 이야기도 하고 잘 자라라고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인가 화분에 심어 놓은 식물들치고는 꽤 성실하게 자라나고 있다. 전교생 600명이 모두 자기가 관리하는 식물들이 있고, 화분 밑에는 그 식물의 주인들의 이름이 적어 모두 실명제로 키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림을 그려 놓았는가 하면 건강하게 잘 자라다오, 아이들이 염원이 담긴 글도 쓰여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아이들이 자랑스러워

 

저희 선행초등학교는 2011110일 학교 설립인가를 받았어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학교 주변이 온통 아파트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자연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가 않아요. 그렇다고 생태교육을 하기 위해 외지로 나갈 수도 없고요

 

그래서 선생님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를 한 결과가, 바로 아이들 각자가 식물을 화분에 심어 키우게 했다고 김재열 교장이 말한다. 단지 식물을 키우는 것만이 아니라 그 식물을 키우는 것을 일일이 기록하고 발표도 하는 등, 나름대로 아이들이 연구를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씨를 뿌리고 그것이 싹이 나서 자라는 과정을 모두 기록하고 있어요. 그런 기록들을 갖고 한 달에 한 번씩 발표회를 갖기도 하고요. 학생들이 자신들이 모두 박사라고 할 정도로 식물도감 등을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죠. 선생님들도 모두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하고, 그 자료를 갖고 다음에는 어떻게 부족한 면을 보완을 할 것인가 등을 연구하기도 하고요

 

 

자신이 키우는 식물을 사랑하듯

 

학생들이 이렇게 식물을 키워내서 처음 수확한 것들을 잘 포장해, 편지와 함께 부모님께 전해드리기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이들이 자연과 접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는다고.

 

지난 해 1학년 어린이들로 인해 깊은 감명을 받은 적이 있어요. 4명이서 호박을 키웠는데 호박이 3개 밖에 열리지 않은 거예요. 아이들이 그것을 갖고 고민을 하기에 아직 꽃이 많이 있으니 더 달리면 그때 한 사람이 가져가라고 했죠. 그랬더니 그 중 한 학생이 남은 꽃은 모두 수꽃이라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고 대답을 하는 거예요. 1학년짜리가 식물을 키우면서 공부를 얼마나 많이 했는지, 그런 것까지 알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선생님들과 상의를 해 그 호박을 갖고 호박전을 부쳤다고 한다. 전을 부치는 것을 도와줄 학부모 도우미까지 동원해 전을 부치고 그것을 학부모,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나누어 먹는 모습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올해는 3학년들이 곤충까지 키워

 

지난해는 식물만을 전교생이 키웠지만, 올해 들어 3학년 학생들은 곤충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3학년 교과단원에 곤충에 대한 것이 많이 나와 직접 곤충을 키우게 했다는 것이다.

“3학년 학급 모두가 거대한 곤충원 같아요. 아이들이 처음에 애벌레부터 키우기 시작해 가을에 그 곤충들이 성충이 되면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것까지, 곤충의 일생을 키우면서 배워나가는 것이죠.”

 

삭막한 아파트 속에 자리한 학교이긴 하지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아이들. 마침 화단에 있는 식물을 연신 휴대폰에 담고 있는 아이들을 만났다.

그 식물 너희들 것이냐?”

아뇨, 저희 것은 저 반대쪽에 있고, 이것은 5학년 언니들 거예요

그런데 너희 것은 어쩌고 그걸 찍고 있어?”

저희들 것은 방울토마토인데 다 따 먹었어요. 친구들 하고 함께요

 

식물을 키우면서 서로 나눌 줄 아는 아이들로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 그리고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 이 시대 우리교육이 가져야 할 가장 훌륭한 교육방법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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