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창사 5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남극의 눈물은 총 6부작으로 방송이 되었다. 프롤로그 세상 끝과의 만남을 시작으로, 1얼음대륙의 황제 황제펭귄’, 2자다의 노래를 들어라’, 3펭귄행성과 침입자들’, 4인간 그리고 최후의 얼음대륙’, 에필로그 ‘1000일의 남극등으로 꾸며졌다.

 

이 중에서 황제펭귄의 생태를 온전히 담아 낸 남극의 눈물은 방영이 되고나서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 걸작이다.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라수흥) 바른샘어린이도서관은 지구살리기 환경캠페인 놀라지구사업 일환으로 17일부터 오는 720일까지 한 달간 바른샘어린이도서관에서 MBC ‘지구의 눈물시리즈 송인혁 촬영감독의 황제펭귄 사진전시회를 갖고 았다.

 

 

황제펭귄의 생태를 알 수 있는 생생한 기록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1213에 소재한 바른샘어린이도서관 3층 복도에 전시가 되어있는 40여장의 황제펭귄의 사진은 황제펭귄의 생태를 온전히 담아온 다큐멘터리 MBC ‘남극의 눈물의 송인혁 촬영감독이 300일간에 걸쳐 생생히 기록한 전시이다. 또한 황제펭귄에 대한 취재는 아시아에서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다섯 번째다.

남극에만 서식하는 황제펭귄은 지구상에 생존하는 펭귄들 중에서 가장 키가 크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종이다. 황제펭귄은 암컷과 수컷은 덩치와 깃털 무늬가 비슷하며, 성체는 최고 122센티미터에 몸무게는 22~37킬로그램까지 나간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겨울 기간 동안 알을 낳는 유일한 종으로, 100킬로미터 정도 얼음 위를 걸어 새끼들을 키우는 군집장소까지 이동한다.

 

 

이 군집장소에는 최대 수천 마리의 개체들이 모인다. 성체 황제펭귄들은 노래를 통해 짝짓기를 하고, 암컷은 한 개의 알을 낳는다. 수컷은 암컷이 바다로 돌아가서 먹이를 충분히 먹고 돌아올 때까지, 태양이 완전히 뜨지 않아 최대 -60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1개월을 포함하여 약 4개월간 알을 발등에 올려놓고 품는다.

 

이 기간 동안 수컷은 수분정도만 섭취하며 버틴다. 알이 부화하면 수컷은 4개월간 위 속에 간직했던 물고기를 한 번 새끼에게 준다. 암컷이 돌아오면 수컷이 역할 교대를 하여 바다로 먹이를 섭취하러 나가며, 암컷이 새끼를 돌본다. (참고자료 MBC 남극의 눈물 - 1부 얼음대륙의 황제>

 

 

화면에서 만날 수 있는 황제펭귄의 부정

 

송인혁 촬영감독은 남극대륙에서 황제펭귄의 신비한 탄생과 성장의 한 주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사진 속에는 조그맣게 방송에서 만날 수 있었던 글귀들이 적혀있다. ‘혹시 우리 엄마가 아닐까?’, 암수의 황제펭귄들이 짝짓기를 할 때의 모습을 담아 낸 쳐다보고 도망가고 다가오고 다가가고’, 펭귄 두 마리가 먹이를 먹으로 가기 위해 얼음 위를 기운 없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담은 남극의 추위를 이기지 못해 배고픔을 누르지 못해, 설명만 보아도 당시의 방송 내용이 떠오르게 만든다.

 

알을 깨고 나온 어린 황제펭귄들을 발 사이 털에 감추고 어미 펭귄이 돌아올 때까지 헌신을 하고 있는 에비 펭귄의 모습. 돌아오지 않는 어미 펭귄을 기다리고 있는 에비 펭귄의 고통과 무작정 기다림. 그런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 낸 황제펭귄의 부성은 눈물겹기만 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인 황제펭귄의 사진전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기를 권유한다.

사람들은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글을 쓰고 싶어도 잘 못 쓰겠다.’ 이런 말은 공감이 가는 말이다. 사실 글을 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다. 글은 자신이 보고 느낀 것을 남에게 전달하는 수단이다. 하기에 그 글을 보는 사람들이 당시의 분위기에 공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남들이 공감을 하는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글을 써야 하는데 마땅한 소재가 없다’는 것. 이 말에 대해서는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한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는 이해가 되지만, 글을 쓸 소재가 없다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블로거들의 글재간은 참으로 놀랍기만 하다. 그래서 글을 쓰는 모든 블로거들이 존경스럽기도 한 것이고.


파종과 결실의 즐거움

남들이 물어보면 난 ‘문화블로거’라고 서슴없이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가끔은 ‘진정한 문화블로거’인가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기도 한다. 내 욕심은 언제까지라도 문화블로거로 남고 싶다. 그래도 가끔은 문화가 아닌 글을 쓰기도 한다. 그것은 문화재를 답사하다가 만나게 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소재로 삼기 때문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그 모든 것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때로는 남들이 참 재미없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절집 마당 뒤편에 양파를 심었다. 겨우내 자란 양파가 잎이 시들해진다. 장마가 곧 닥친다고 하는 소식에, 양파수확을 한다고 서두른다. 절집을 찾은 신도 몇 분이 양파 밭으로 달려가 양파 수확을 시작한다. 단단하게 잘 여문 양파들이 흙속에서 나와, 밭고랑에 늘어서 있다. 그 잎을 잘라내고 손수레에 담는다.



그것을 찍으려고 하니, 양파를 수확하던 사람들이 한마디 한다.

“저 처사님은 날마다 사진만 찍네.”
“제가 원래 하는 일이 그래서요”
“사진은 그만 찍고 얼른 양파부터 날라다 주세요”
“다 담으면 이야기 하세요. 걱정하시지 말고”

손수레에 하나 가득 담겼다. 선원사 운천 주지스님이 직접 그 손수레를 끌어다 양파를 그늘에 펴 놓는다. 그래야 썩지 않고 오래도록 보관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날이 따가운데도 밭고랑을 옮겨 다니면서 양파 수확을 하는 사람들이나, 손수레에 담아 나르는 스님이나 모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수확의 기쁨이란 것이 그런 것인가 보다.

나는 다음 생애에도 문화블로거이고 싶다.

어떤 것이나 글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남들처럼 화려한 글 솜씨를 갖지 못했기에, 이 이상 좋은 글을 쓴다는 것은 무리인 듯하다. 문화재에 재한 글을 쓰라고 한다면, 조금은 더 잘 쓸 수 있을 것도 같다. 하지만 그것도 내 생각이다. 평가는 보는 이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 생애에는 힘자라는데 까지 문화블로거로 살고 싶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다음 생애에서도 문화블로거를 하고 싶다. 그만큼 블로거라는 것이 매력이 있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글 소재는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그 소재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공유를 한다는 것 또한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블로거로써 살아온 세월이 벌써 7년이 지났다. 남들처럼 계속하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블로거로써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나이다. 때로는 속이 상한 적도 있고, 모든 글을 삭제시켜 버리기도 했다. 문화를 대우하는 것이 허접하기 때문이다. ‘문화연예’를 같은 분류 안에 넣어놓고, 연예가 모든 글의 대부분인 것도 조금은 안타까운 생각이지만, 이제는 그런 것조차 초연해졌다.


그저 내가 좋아 택한 블로거 생활이다. 그리고 ‘바람이 머물 듯’ 전국을 다니다가 문화재가 보이면 그곳에서 발을 멈춘다.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부터 돌아다닌 세월이 벌써 30년을 훌쩍 넘겨버렸다. 그런데 아직 전국의 문화재를(개인이나 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는 문화재를 제외하고) 아직 그 절반도 찾아보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생애에서도 난 문화불로거로 살아가고 싶은 것이다.

누군가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기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보니, 다음 생애까지 들썩여야만 했다. 글을 감칠 맛나게 쓰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런 ‘양파’의 소재 하나도 귀하게 여긴다. 그런데 하물며 문화재랴. 그저 글을 이렇게 쓸 수 있고, 남들이 보아준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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