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는 제때 하세요?”
“먹을 것은 있나요?”
“도대체 무엇을 먹고 사세요?”

참으로 많이 듣는 질문이다. 남들이 들으면 난 매일 굶는 사람 인줄로만 알 것 같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먹는 재미를 빼놓으면 무엇이 있겠는가?

사람들은 참 이상하다. 왜 남자가 혼자 살면, 먹는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일까? 답사를 자주하는 나로서는 밖에서 사먹는 음식이 지겨울 정도이다. 사먹는 것이 배가 부른지는 몰라도, 무엇하나 입맛에 제대로 드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식당 음식이야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니, 그것 때문에도 제대로 맛을 느낄 수가 없다.

내가 먹고사는 밥상
 
잘 먹고 잘 살기

아침마다 다음 뷰에 들어가 글을 읽다가 보면, 수많은 블로거들의 요리가 눈길을 끈다. 그 많은 요리들은 항상 입 안에 군침이 돌게 한다. 하기에 집에 있을 때는 조금 귀찮기는 해도, 밥을 해먹는 편이다. 물론 나 혼자 있을 때를 말한다. 사람들이 있을 때는 밥을 해먹는다는 것이, 별로 보기가 안 좋을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늘 받는 질문이 ‘무엇을 먹고 사는가?’라는 것이다. 이제는 이골이 난 사람인데, 언제까지 이런 질문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나 이렇게 먹고 삽니다’라고 발표를 해버리는 것이다.

집안에 있는 음식은 정말로 우렁각시가 해 놓은 것이다. 왜 우렁각시의 전설을 무시하는 것인지, 그것도 알 수가 없다. 우렁각시는 어디나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없으리라는 것은 억지이다. 나도 우렁각시는 있다고 늘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먹고 사느냐고 묻는다. 그것이 궁금하다면 지금부터 잘 보면 알 수가 있다. 난 이렇게 먹고 산다. 우선은 압력밥솥에 늘 밥을 해먹는다. 압력밥솥에 밥을 하는 것은, 이제는 전문가다. 쌀을 씻고 적당히 불려 두었다가 밥을 한다. 항상 스스로 느끼는 것이지만, 밥을 잘한다는 생각이다. 이 정도면 이젠 스스로 병에 걸렸다는 생각도 한다. 지금부터 ‘난 이렇게 먹고 산다’를 밝히련다.

나 이렇게 먹고 산다.

맨 위는 전체밥상이다. 반찬은 채소류가 주를 이루고 있다. 평상시에도 채소와 생선을 잘 먹는 편이다. 육류도 먹지만 그렇게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 그저 먹게 되면 먹는 그런 수준이다. 그러다가 보니 상은 채소밭을 연상케 한다.


우선 이 찌개가 문제다. 묵은지에 참치를 넣고, 된장을 가미한 찌개다. 혼자 먹다가 둘이 죽어도 모를 맛이다. 일체의 조미료를 싫어하는 나로서는 이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음식이라는 것이 별것인가? 맛만 좋으면 그만이지.


다음의 음식은 바로 내가 즐겨하는 것들이다. 위에는 황새기를 양념에 무친 젓갈이다. 잘 곰삭아 맛깔스럽다. 입맛을 돋우는 데는 그만이다. 그리고 아래 좌측은 산초이다. 간장에 절인 산초로 향이 그만이다. 남원 선원사에서 주신 것이다. 항아리로 한 단지나 되니, 올해는 충분히 넘길만한 양이다. 그리고 그 옆은 고추와 멸치를 볶은 것이다. 이것 역시 입안에 군침이 돌게 만드는 맛이 있다.


김치종류이다. 김장김치는 누구나 다 있는 것이니, 별도로 취급을 하지 않는다. 갓김치와 파김치. 그리고 오이무침이다. 이런 채소류를 많이 먹어야 피가 깨끗해진단다. 피가 맑아야 머리가 잘 돌아 간다나 머라나. 이런 김치종류는 늘 입맛을 잃지 않게 준다.


그리고 영양식이다. 하루에 계란 프라이 두 개와, 그 옆에는 김을 설탕에 튀긴 것이다. 이것 역시 즐겨 먹는 것들이다. 이 정도면 영양식단으로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재래시장에서 들기름을 발라 구워낸 파래 김과 김장김치가 있다. 그러고 보니 상당히 호사스런 상차림이다. ‘이렇게 잘 먹고 살아요?’ 그렇다. 이렇게 잘 먹고 산다. 열심히 산을 타려면, 이렇게라도 먹어야 한다.

이제는 제발 ‘무엇을 먹고 사세요?’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 나 이렇게 잘 먹고 잘 산다. 이렇게 내 밥상을 소개를 하면 누군가 이런 말을 반드시 할 것이다. “저도 그런 밥상 받고 싶어요”라고. 그러나 난 남에게 줄 밥상은 없다. 그러니 아예 그런 말씀들은 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그나저나 설거지는 정말로 하기 싫다. 우렁각시는 설거지는 절대로 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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