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아름답다. 그저 자연과 순응을 하면서 자연인양 쌓았기 때문이다. 그런 화성이 가장 아름다울 때가 언제냐고 누가 질문을 한다. 난 당당하게 요즈음이 가장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한다. 춥지도 덥지도 않고 그냥 느슨한 마음으로 뒷짐 지고 걷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물론 꽃이 흐드러지게 피거나, 단풍이 물들었을 때도 좋다.

 

그러나 정작 아름다움은 화성이 돋보일 때가 아닐까? 3월 중순 경부터 4월 중순 까지 화성을 걷다가 보면, 눈에 보이는 것마다 다 흡사 성 돌을 위해 있는 듯하다. 그저 차가운 돌을 쌓은 것이 아니라, 온기 가득한 따듯함이 배어있다. 푸른 소나무 가지들이 성을 어루만지고 있는 것이 그러하고, 성 돌에 비친 햇살도 그러하다.

 

 

화성의 압권은 역시 용도

 

물론, 화성 어디를 걷고 있던지 그 바람이 그 바람이다. 그리고 햇살 역시 동서남북 다르지가 않다. 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간은 역시 용도일원이다. 용도 끝에 서 있는 화양루 밖에서 길을 잡아 서삼치를 향해 걷는다. 숲에서 이상하리만치 은은한 향내가 난다. 그리고 서삼치를 돌아 흙길을 그저 터벅거리면서 안으로 걷다가 보면 서남암문이 반긴다.

 

아마도 예전에는 이곳에서 밖의 정황을 살피고, 이렇게 나른해지는 계절이 돌아오면 포사장 몰래 슬며시 고개를 떨구고 무거워지는 눈을 감았을 것이다. 그리고 용도 저편에서 자박거리고 걷는 발자국 소리에 놀라, 입가에 흘린 침 얼른 닦아내고 겨우겨우 눈을 치켜뜨지는 않았을까?

 

 

용도를 걷다가 보면 또 한 번 이 계절에 자지러지게 된다. 훌쩍 커버린 소나무들이 성 안을 기웃거리며, 봄날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을 힐끔거리기 때문이다. 약간은 냉한 기운을 가진 바람도 덩달아 이른 상춘객을 쓰다듬고 지나간다. 그래서 이 길은 늘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자랑을 하나보다.

 

화양루에 오르면 봄이 보인다.

 

용도 끄트머리, 팔달산 등성이 남쪽에 높지 않게 처마를 내민 화양루가 있다. 서남각루라고 하는 이 정자는, 그곳에 그리 서 있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뿐이다. 마루 위에 올라서면 저 밑 수원천에서 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곳 또한 마음을 한 자락 펼쳐놓을 수 있는 곳이다.

 

 

잠시 여장으로 다가가 고개를 삐죽 내밀면 소나무들이 반긴다. 화양루 성 밖에 서있는 소나무들은 늘 그렇게 사람을 반기고는 한다. 굳이 외롭지도 않은데도,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는가 보다. 아마도 옛날 그곳에서 쐐기 박고 돌을 떼어내던 인부들이 그리워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 길은 늘 먼저 봄을 탄다.

 

이 길 언제 걸어보려고 그리 아껴?

 

이 용도를 제대로 걸어보려면 우선 서장대를 먼저 오르는 것이 좋다. 아니면 화성의 남문인 팔달문에서, 팔달산으로 치받듯 오르는 성의 여장을 따라 걷는 것도 바람직하다. 그렇게 어디로 오르거나 땀을 흘리면 더욱 좋은 곳이다. 그런 다음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뒷짐 턱지고 걸으면 그야말로 부러울 것이 없다.

 

 

과거에도 그랬을 것이다. 이 계절이 오면 용도를 따라 걸으면서 장용외영의 무사들도 봄에 홀리고는 했을 것이다. 그런 아름다운 길을 왜 그리 아껴두는 것인지. 그저 평일이면 어떻고 주말이면 어때. 화성으로 달려와 천천히 서남암문을 지나 용도를 걸어보고, 화양루에 올라 봄을 느끼면 되는 것을.

 

늘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언제 걸어보려고? 왜 아직도 아끼기만 하는데? 용도는 늘 그 자리에 있지만, 그 안에 봄은 늘 있지 않다. 꼭 이 철이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화성 용도의 봄기운. 그 봄기운이 사라지고 있지 않으려나. 내일은 다시 올라야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을 짓거나 건조물을 지으면, 그곳에는 신령이 있다고 믿었다. 집안에 있는 가신만 해도 상당하다. 우선 대문을 들어서면 만나는 수문장신이 있다. 그리고 집안으로 들어서면 우물에는 용왕신이 있고, 마구간에는 우마대신이 자리한다. 부엌으로 들어가면 조왕신이 있고, 물독에는 용궁각시가 있다고 한다.

 

대청에는 성주신이 있으며, 안방으로 들어가면 삼신할미가 자리한다. 시렁위에는 조상신이 좌정하고, 안방의 벽에는 삼불제석이, 집 뒤편으로 돌아가면 굴뚝에는 굴대장군이 있으며, 장독대에는 터주신이 자리한다. 이렇게 집안에만도 수많은 가신(家神)이 존재한다. 이러한 것은 다 집안을 평안하게 만들어주고 있으며, 이 신들은 사로 상응하면서 집안사람들을 도와준다는 것이다.

 

 

 

화성에도 신이 있다.

 

가정에도 그 많은 신이 있는데, 화성이라는 거대한 조형물을 축성했는데 어찌 신이 없을 것인가? 화성에도 당연히 성을 지키는 신이 있다. 바로 서장대를 오르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는 ‘성신사(城神祠)’에 모셔놓은 ‘화성의 신’이다. 성신사라는 명칭은 ‘성의 신에게 제사를 모시는 사당’이란 뜻이다.

 

화성을 지키는 신을 모신 사당인 성신사는, 화성의 축성이 완료될 때쯤에 정조의 특별지시에 의해서 축조가 되었다. 성신사는 정조 20년인 1796년에 정조는 7월 11일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약 한 달 만에 완공이 되었다. 정조는 성신사의 설치 후, ‘우리고장을 바다처럼 평안하고 강물처럼 맑게 하소서.’라는 축문을 내리기까지 헸다.

 

사당의 조성이 완공된 후 화성 성신의 위패를 만들고, 1796년 9월 19일에 길일을 잡아 위폐를 사당 안 정면에 봉안하였다. 성신사의 제사는 매년 봄, 가을이 시작되는 초하룻날인 행삭에 지내도록 하였다.

 

 

 

가을 빛 아름다운 성신사에 오르다

 

성신사는 일제 강점기에 훼파되었던 것을, 화성역사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4월에 복원공사를 시작하였다. 이 성신사를 복원하기 위한 비용은 중소기업은행에서 수원시에 12억 원을 기탁하여, 2009년 10월에 중건을 마쳤다. 복원된 성신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으로 지어졌으며, 사당 앞에는 솟을삼문을 짓고 문 좌우로는 5칸의 행각을 연결하였다.

 

10월 26일, 신풍루 앞에 서서 팔달산을 바라다본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양편의 보호수가 일몰시간이 가까워서인가, 오히려 더 분위기를 자아낸다. 화성 행궁 옆 주차장을 벗어나 천천히 팔달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물이 들어 떨어지기 시작한 단풍들이 발밑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정겹다.

 

일부러 차도를 버리고 비탈길을 오르는 것도, 깊어가는 가을을 발밑으로 느끼고 싶어서이다. 길을 벗어나면 좌측으로 성신사가 보인다. 아마도 일제는 화성의 아름다움을 어지간히 시기를 했는가보다. 많은 화성의 구조물들을 훼파한 것을 보면. 성신사의 솟을삼문을 들어서 정당 앞으로 가 고개를 숙인다.

 

 

 

성신사 주변을 돌아본다. 뒤편의 담벼락은 전돌을 사용한 심벽으로 조성을 하였다. 그 한편에는 제향에서 사용한 우물인 듯 육각형으로 조성한 우물이 있다. 그 우물 속에 단풍이 물들어가는 팔달산이 담겨있다.

 

오랫동안 이곳에서는 제향이 중단되어 있었는데, 내년에는 날이라도 잡아 화성의 성신을 위하는 ‘성신굿’이라도 한 번 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화성의 사라졌던 구조물이 하나하나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언젠가는 화성이 완전한 제 모습을 갖추게 될 텐데. 그때까지 화성을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난 봄이 되면 가장 즐겨하는 답사 장소가 산으로 꼬리를 내닫고 있는 성곽이다. 유난히 봄이 되면 성곽을 즐겨 찾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산성을 오르다가 보면 주변으로 펼쳐지는 산의 모습들이 아름답다. 또한 그 산 마루로 오르는 길에 아주 가끔은 정겨운 짐승들을 만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봄에 찾는 산성. 우선은 평지에 쌓은 성보다는 산성을 주로 찾는 이유는 또 있다. 평지에 쌓은 성에서 맛볼 수 없는 기분을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산성 위로 난 길을 걷다가보면, 주변으로 달라지는 풍광에 빠져들게 된다. 그 풍광이란 것은 우리가 그냥 산을 오르다가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묘미를 준다.

 

삼년산성

 

산성을 걷는 즐거움

 

전국에 수많은 산성들이 그동안 복원이 되었다. 하기에 산성을 따라 걷는 즐거움도 만만찮다. 산성은 각각 그 산을 에워쌓고 있는 방법이 다르다. 하기에 산성을 걷다가 보면, 많은 공부가 된다. 또한 역사 속에서 왜 우리 선조들은 이런 형태의 성을 쌓았을까를 생각하다가 보면, 꽤 길이가 있는 산성임에도 언제 돌았는지 모르게 한 바퀴를 돌게 된다.

 

산성을 따라 걷는 즐거움도 다르다.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보면,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그 땀을 산마루에 난 산성위에 올라앉아 식히고 있노라면, 마음이 편해진다. 오염되지 않은 산마루에서의 심호흡. 그것 하나만으로도 산에 오른 효과는 충분히 느낄 수가 있다. 그런데 거기다가 공부까지 할 수 있으니, 이것이야 말로 ‘꿩 먹고 알 먹고’ 가 이닐까?

 

 

위 단양 적성, 아래 고모산성

 

자연을 따라 자연이 되는 시간

 

우리 선조들은 성을 쌓을 때 자연을 이용한다. 산성을 걷다가보면 어느 한 구석 자연을 넘어서지 않았음을 알 수가 있다. 그러면서 그 자연을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우리 선조들이 남겨놓은 산성이다. 그래서 그 산성이 곧 자연이다. 그 자연을 품고 걷다가보면, 나 스스로가 자연 안에 파묻히고 만다.

 

인위적으로 성을 쌓았지만, 그 성이 곧 자연이 되어버린다는 것. 그런 것을 느끼면서 성을 한 바퀴 돌아보면, 주변 곳곳에 참으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자연을 만나게 된다. 가끔은 성곽 틈사이로 졸졸거리며 흐르는 맑은 물을 만나기도 한다. 그 위로는 샘이 있고, 그 아래로는 수문이 생겨난다.

 

 

위 안성 죽주산성 아래 완주 위봉산성

 

그 모든 것이 자연을 거슬리지 않았다. 참으로 우리의 선조들은 자연과 얼마나 동화되는 삶을 살았는가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그런 산성 위를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함이 밀려온다. 지금처럼 자연을 온통 뒤집어가며 커다란 공사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돌 하나를 놓으면서도, 그 돌이 자연과 동화될 수 있도록 마음을 함께 놓았다.

 

올 봄 산성을 걸어보자

 

올 봄에는 가까운 곳에 있는 산성을 걸어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 산성을 따라 걸으면서 주변의 장관을 느끼고, 온통 꽃으로 덮이고 있는 아름다움에 취해보기를 권한다. 걸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가 없다. 또한 그것이 자연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걷는다는 것은, 선조들의 지혜를 깨닫지 못하는 것이 되고 만다.

 

 

위 적성산성, 아래 홍주성

아름다운 산성 길. 가끔은 풀숲에서 날아오르는 새 한 마리를 보는 것도 즐겁고, 산짐승 한 마리가 새로 난 풀잎을 뜯다가 화들짝 놀라 뛰어가는 모습도 정겹다. 물 한 병 찔러 넣고 천천히 걷다가 보면, 그 산성 안에서 자연과 산성, 그리고 내가 결코 둘이 아니었음을 깨달을 수가 있다.

장애, 장애인, 그런 것들이 이들에게는 별로 닿지 않는 말이다. 광주 공연장에서 만난 유네스코 예술단의 공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난 그 많은 공연 중 단연 이 두 가지 공연을 잊을 수가 없다. 장애를 딛고 일어 선 인간의 위대한 승리. 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내가 이렇게 칭찬을 하는 이유는 장애는 결코 사람의 인생에서 덧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준 무대였기 때문이다. 한 가지는 시각장애인들이 군무로 보여 준 '봄을 보러가자'는 무용이었다. 또 하나는 양퍌을 잃은 황양광의 '싱싱한 새싹'이란 무용이다. 이 두 가지의 무대를 보면서 내내 코끝이 징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시각장애를 이겨 내 마음으로의 춤

무대 한 편에서 지팡이를 든 사람들이 나온다. 머리에는 모판을 상징하는 소도구를 이고 있다. 그런네 이들에게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허리를 줄로 묶어 이었다는 것이다. 허리마다 줄을 묶고 있는 이들은. 하나의 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허리를 묶은 이 줄들은 서로의 체온이 전해져 한 사람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동작 하나하나를 이 줄로 느끼는 것이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고 동작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이 줄은 이들에게는 생명의 줄인 셈이다. 봄을 보고 싶어하는 시각장애인들. 그들의 마음속에 염원을 닮은 무용이다.



이들은 이 줄로 모든 것을 느낀다. 동료의 마음을 느끼고 보이지 않는 봄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마음 속으로 그려보고 있는 것이다. 지팡이를 소고두로 삼아 무대위에서 움직이는 이들. 이들의 움직임을 보면서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잠시 잊게된다. 몸을 묶어 '장애를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봄을 보러 가자. 아마 이들은 무대 위에서 그 누구보다도 아름다운 봄을 보았을 것이다.


  
두 팔을 잃은 최고의 무용수

두 팔이 없다. 그러나 그것이 황양광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다섯 살 때 고압전기를 건드려 두 팔을 잃었다. 황양광은 두 팔을 잃은 슬픔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처음엔 아팠고, 다음엔 불편했고, 그 다음엔 슬펐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의지를 배웠습니다. 처음으로 내가 쓴 글씨를 보았습니다. 없어진 팔, 그 자리에서 희망이 새싹처럼 돋아났습니다. 하루가 고스란히 선물같기만 합니다.'

싱싱한 새싹은 황양광의 실제 체험을 무용으로 엮은 것이다. 황양광은 지게질을 하면서 모자를 돌리고 여기저기 새싹들이 대지를 뚫고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봄을 노래한다.



장애는 마음의 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장애를 딛고 훌륭한 예술인으로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 이 두 가지 무대를 보면서 이들에게 장애란, 한낱 자신이 살아가는데 조금 남들보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 뿐이다. 많은 세게의 장애인들에게 꿈을 주고 있는 유네스코 평화예술단. 그들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해서.  

봄철이 되면 속초 영랑호에는 세 가지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그 첫째는 설악의 배경으로 피는 아름다운 꽃이요. 두 번째는 영랑호반을 아름답게 꾸미는 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영랑호 주변에 있는 불당골 보광사에 피는 꽃이라고 한다. 보광사에 피는 꽃 역시 세 가지라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그 첫째는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꽃이요, 두 번 째는 봄철 세시음식인 화전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화전을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대개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젊음의 꽃이 핀다고 이야기를 한다.


꽃피는 봄날이 되면 사람들은 즐겁다

4월 24일 일요일. 아침 9시 경이 되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바람에 다소 세찬 듯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이다. ‘2011 속초영랑호화전문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모여 들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앉는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지만, 그 와중에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아이들은 저 마다의 실력을 뽑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화전문화제가 열리는 속초에는, 인근 고성과 양양, 멀리서는 경기도에서도 아이들이 참가를 하기도 한다.



“봄철이 되면 은근히 기다려지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겸 화전문화제에 참가를 하고는 합니다. 좋은 상도 받고 더구나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가 있어서 좋아요”

속초시 교동에 거주하는 이 아무개주부(35세)의 이야기다. 인구가 많지 않은 도시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 낸 화전문화제이기는 하지만, 강원도지사상, 강원교육감상, 속초시장상,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상 등 많은 상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골고루 시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문화제의 특징이다.



“속초에도 많은 문화제가 있고 아이들이 참여하는 그리기와 글짓기 대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전통음식을 맛보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 축제는 화전문화제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내년서 부터는 더 많은 아이들이 참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속초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화전문화제는 앞으로 키워나가야 할 좋은 청소년축제

속초영랑호화전문화제는 앞으로 좋은 문화제로 키워나가야 할 청소년 축제라고 한다. 60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를 해 저마다의 기량을 다투는 이 문화제는 앞으로도 개선할 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배가 부를 수는 없는 일. 차츰 보완을 해 나가면서 강원도 지역의 가장 아름다운 청소년축제로 키워 줄 것을 사람들은 바라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흙먼지가 날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축제장을 찾아 하루를 즐기는 아이들과 가족들. 모두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시지를 않는다. 가장 마음 편하게 찾아와 즐기고 갈 수 있는 축제장이기 때문이란다.

학생들을 격려차 축제장에 들린 채용생 속초시장. 원어민 강사와 담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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