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스님인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이 작은 사고로 인해 병원에 입원을 하고 계신대도 불구하고 남원 선원사의 스님짜장 봉사는 그칠 줄을 모른다. 이미 약속을 해 놓은 일정이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허전함을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그것은 운천스님 스스로가 세워놓은 약속이기도 하다.

 

제가 없다고 해서 봉사를 그칠 수는 없으니까요. 다행히 그동안 함께 전국을 다니면서 스님짜장 봉사를 함께해 온 많은 분들이 모두 일급 요리사들이 되어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으나, 마음만은 항상 스님짜장을 봉사하는 곳에 있다고 한다. 가끔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운천스님의 봉사에 대한 마음을 누가 말릴 수 있으랴.

 

약속이란 지킬 때 아름다운 것

 

127()에는 익산시 여산에 소재한 부사관학교에서 300명의 생도들에게 스님짜장을 급식하기로 약속을 한 날이다. 그 전날 경기도 일대의 봉사를 마치고 26일에 남원으로 내려가 준비를 하고, 일요일에 부사관학교 봉사를 가기로 되어 있었지만 부득이 참석하지 못하고 말았다.

 

 

하지만 선원사 봉사단과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 대종사) 회원들이 함께 참여를 해 봉사자가 1명 정도가 부산관학교 스님짜장 봉사를 도왔다는 것. 한 달에 한 번 생도들에게 스님짜장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을 했는데 새해 첫 달부터 약속을 어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 달에 한 번 스님짜장을 먹겠다고 기다리고 있는 생도들인데, 제가 못 간다고 해서 약송을 어기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다행히 지구촌공생회에서 봉사를 함께 해 주겠다고 해서 퍽이나 다행이란 생각을 합니다. 저희 선원사 봉사단이야 이미 짜장을 만드는 대는 도사들이니까요

 

참 병원에 있으면서도 짜장 봉사 걱정을 하는 이 스님, 어떻게 말릴 수가 있을까 싶다. 운천스님은 아무리 하찮은 약속이라도 한번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기틀이라는 것.

 

 

300명이 500인 분을 해치워

 

그날 봉사를 함께하지 못해 미안스럽다는 스님은 짜장봉사를 마친 봉사단들과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이것저것을 묻는다. 짜장은 맛이 있었는지, 혹 부족한 것은 없었는지 등.

 

눈이 내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선원사 봉사단으로 참여를 한 성민정(, 45. 남원시 금동 휴먼시아)은 그날 분위기를 이렇게 이야기 한다.

 

 

그날 저희가 여산 부산관학교 생도 300명에게 스님짜장을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500인분이 모자랐어요. 봉사자들은 스님짜장 구경도 못하고 국수를 삶아먹었어요.”

 

이럴 정도였는데 자신이 다쳤다고 해서 약속을 어겼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뻔했다는 것이다. 병원에 입원을 해 있으면서도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스님짜장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있는 짜장스님. 막말로 개콘에 나오는 말이 생각난다.

 

이건 해도 해도 정말 너무한다.”

 

문화재 답사를 하고 글을 쓴다. 많은 곳을 다니고 직장에 매달린 사람이 밤에 글까지 쓴다고 하더니 일이 터졌다.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고 블질을 쉴 수가 없는 것은, 하나의 문화재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를 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그 욕심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는데, 과연 그 문화재 사랑은 얼마만한 효과를 얻었는지가 궁금하다. 그래서 블로그 한편에 <인기글 위젯>을 달았다. 그런데 참 마음이 씁쓸하다. 정작 문화재 소개를 전문으로 하는 블로거는 맞는데, 인기글이라고 하는 것에는 문화재에 대한 글이 보이질 않는다.

 


아무리 눈을 뜨고 찾아보지만 문화재에 대한 글이 없다. 이 정도되면 문화재는 역시 찬밥이라는 것을 암시한다. 하긴 요즈음 사람들 문화재에 대해 무슨 관심이 있으랴. 그저 벗고, 가슴이 절반 쯤 보이고, 배꼽 들어내고, 장딴지 보이고, 흔들어 대고, 빨아대는 것에나 관심이 있지.

그 다음 페이지를 한 번 넘겨본다. 그 끝에 하나가 달랑 보인다. 결국 문화재 블로기의 치욕이란 생각이다. 얼마나 감칠 맛 나게 글을 쓰지 못했으면 이렇게 망신을 당하는 것일까?

 


이래 갖고 무슨 문화재 블로거라고 떠들고 다닐 수 있을까? 이제는 생각을 좀 종리를 해야할 듯하다. 죽어라 하고 갈겨대 보았자, 별 관심들이 없는 것을, 몸 망가져 가면서 기를 쓸 이유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병원에서 3일이나 들락거리며 통증을 참아가면서도 글을 써 보지만, 이제는 좀 달리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것들이 더 마음이 아프다. 정말 육두문자를 섞어가면서 욕이라도 신나게 해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지만, 중단했단 블질을 다시 시작하면서 절대로 그러지 않겠다고 맹서를 했으니 참아야지.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완주군 이서초등학교 1학년인 김지영 어린이. 많은 사람들이 지영이를 돕겠다고 발을 벗고 나섰다. 그래서인가 다행히 없는 살림살이에 걱정을 하고 있던 수술비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었다고 한다. 그 소식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12월 22일(수) 오후 2시에 좋은 세상을 만드는 어린이 구호단체 NGO인 굿월드 자선은행의 이상직 대표(이스타 항공 그룹 회장)와 함께 이서초등학교를 찾았다. 그동안 자선은행 회원들이 모금을 한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서초등학교 남용식 교장께서 일행을 반가이 맞아주신다. 이 자리에는 지영이의 할머니와 동생 건희도 함께 자리를 하였다.

사단법인 굿월드 자선은행의 이상직 대표가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좌측부터) 이상직 대표, 지영이 담임,
남용식 교장, 지영이 할머니와 동생 건희.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성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자선은행 이상직 대표는 “지영이가 모든 회원님들의 간절한 마음으로 모은 성금을 갖고, 하루 빨리 완쾌해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아마 그 정성이 모였으니 반드시 완쾌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하였다. 이서초등학교 남용식 교장은 “이번 지영이 일로 인해 우리사회가 얼마나 따듯한 가를 새삼 느꼈다. 아직은 참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기쁘다”면서 지영이를 꼭 완쾌시킬 것을 다짐하였다.

함께 자리를 한 지영이의 할머니께서는 “참으로 암담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주어서 우리 지영이가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지영이의 동생인 건희(남, 6세. 유치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그런가, 연신 장난을 하면서 돌아다닌다. 이렇게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에게 그런 몹쓸 병이 들었다는 것이 더욱 마음이 아프다.


남용식 교장이 들려주는 따듯한 이야기

성금을 전달하고 난 뒤 이서초등학교 남용식 교장은 이번에 성금을 보내준 많은 분들께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난 뒤, 몇 분의 이야기를 해준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렇게 마음 따듯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이다.

가족이름으로 성금을

한 가족은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이름도 밝히지 않고 전해왔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해, 사정 끝에 부인의 이름으로 통장에 입금을 했다고 한다. 이분들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지영이를 돕겠다고 성금을 갖고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 가족들은 매년 연말이 되면 불우한 이웃을 돕는 성금을 내는데, 이번에 지영이 소식을 듣고 가족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그 회의에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비까지를 모두 더하여 지영이를 위한 성금으로 쾌척을 했다는 것이다. 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성금으로 기탁을 하면서도,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 가족들. 그리고 부모님들의 의견을 찬성을 한 아이들. 이런 따듯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영이의 병이 완쾌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본다.

지영이는 현재 서을에서 치료중이다. 동생 건희이다.

재소자의 눈물어린 편지

지영이의 담임선생님께로 편지가 두 통이 왔단다. 한 통은 선생님 앞으로 편지를 쓴 것이고, 또 한 통은 지영이에게 전해달라며 10만원이 동봉된 편지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편지를 쓴 사람은 재소자였다고 한다. 담임선생님께 쓴 편지 안에는 “이렇게 죄를 짓고 살아가는 저희 같은 사람들이 그런 병을 앓아야 하는데, 이제 겨우 8살짜리 지영이가 그런 몹쓸 병에 걸린 것이, 알고 보면 우리 같은 사람들 때문인 것 같아 죄스럽다”면서 10만원을 보내왔다고 한다.

재소자까지도 지영이 소식을 듣고 자신이 어렵게 모은 돈을 보내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따듯하다는 것을 느낀다. 남용식 교장은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이런 마음 착한 분들이 있다는 것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영이는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이런 마음들이 보내 준 성금이기 때문에 반드시 완쾌할 것이라고요” 라고 한다.

다음 뷰에 올린 글을 보고 성금을 보내 주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지영이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날, 다시 한 번 지영이를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그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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