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선원사 절집에 사는 강아지 별이. 아제 태어난지가 4개월이 조금 지났다. 그런에 이녀석 영 머르장머리하고는 싹수가 노랗다. 누가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는다. 이녀석이 절집에 온것은 태어난지 45일 정도가 되어서이다. 그리고 벌써 절집으로 온지가 3개월이 지나버렸다.

이 별이가 하는 일은 하루 종일 엎드려 있기이다. 그것도 그냥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니라, 꼭 밥 그릇 옆에 엎드려 하루를 보낸다. 한 마디로 밥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밥을 주면 제것은 두고, 남의 밥 그릇을 탐한다. 그리고 딴 녀석이 자기 밥그릇 쪽으로 오면 부리나케 돌아온다. 오직 밥에 목숨을 거는 녀석인 것만 같다.


녀석에게는 오직 먹이외에는 관심이 있는 것이 없다. 불러도 꼬리도 치지 않는다. 그저 눈만 멀뚱거릴 뿐이다.

왜 자꾸 귀찮게 해 아저씨...

이름을 크게 불러봤자다. 그저 저 자세로 꼼짝도 않는다. 게으르기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밥 그릇을 빼앗으려고 하면 아예 난리를 피운다. 그리고는 다시 저 저세로 하루 종일 엎드려 있다. 아무리 불러도 겨우 고개 한 번 쳐들뿐이다. 그리고는 다시 기본자세로 돌아간다. 밥 그릇 옆에 엎드려 있기. 


  

눈을 이상하게 뜨고 쳐다보는 녀석이 상당히 기분 나쁘다. 내가 머 지 밥이라도 빼앗으려고 왔는지. 옆으로 가자미 눈을 뜨고 지킨다. 저 녀석 때문에 완전히 난 개밥 도독놈이 되어버린 셈이다.




"내 밥에 손대지 말라고"
"누가 개밥을 먹는다고 그랬냐"
"그런데 왜 자꾸 나에게 말을 걸어 귀찮게"
"야 임마 그거 내가 사왔잖아"
"뻥치지 마셔. 내 다 앙게. 그리고 이거 욕심내지 마 치사하잖아"
"내가 언제 욕심을 냈냐?"
"이거 왜 이러셔. 근데 왜 자꾸 날 오라고 해. 그동안에 밥 가져가려는 거 내가 다 아는데"

 


오늘도 녀석은 변함없이 밥을 지키고 있다. 꼼짝도 하지 않는다. 사람이 부르면 꼬리라도 치련만, 그것도 하지 않는다. 암튼 이 녀석의 일과는 '하루종일 밥 지키기'이다.

"아저씨 가는거야 잘 생각했어. 여기 아무리 기다려도 밥 안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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