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불정면 삼방리. 마을의 논 가운데 서 있는 삼층석탑은 고려 초기의 석탑이다. 이 석탑은 시멘트로 조성한 대 위에 단층기단이 있고, 그 위에 삼층의 탑신이 있다. 기단의 면석에는 양우주와 중앙에 탱주를 모각하였고, 각층의 탑신에도 양우주를 조성하였다. 옥개석의 낙수면은 비교적 급한 편이며, 층급받침은 4단으로 되어 있다.

 

마을 주민들이 찾아 낸 석탑

 

삼방리 삼층석탑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을 주민 한 분이 곁에 와서 지켜보고 있다. 처음에는 왜 그렇게 유심히 보는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삼방리 석탑은 탑이 서 있는 주변 논바닥에 묻혀있던 것을, 주민들이 찾아내 유실된 부분을 채워 세웠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어떤 상태였나요?"

"탑 근처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돌들을 모아보니 석탑이라는 것을 알았죠. 그래서 부족한 부분을 새로 만들어 채워서 세운 것입니다"

"탑을 세운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1991년에 세웠어요. 그때 탑 꼭대기에 있는 것들이 여러 조각으로 갈라져 발견되었어요. 그래서 조각을 모아 새로 만들어 올려놓고. 조각이 난 것은 탑의 기단부 안에 넣어두었죠. 지금도 저 안에 있어요."

 

 

도둑맞은 상륜부의 수연

 

마을에서 4대째 살아온다는 주민 이광희(남, 55세)씨가 설명을 해준다. 주민들의 힘으로 세워진 삼방리 삼층석탑은, 현재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로 지정되어 있다.

 

"나중에 논에서 쇠로 만든 것을 발견해서 위에다 올려놓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것이 사라져 버린 거예요. 마을주민들이 힘들여 조성해 놓은 것을 갖고 가다니"

 

 

 

이야기를 들어보니 철주가 솟아있는 상륜부는 새로 만든 노반과 복발, 앙화가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있어야 할 수연이 유실되었다는 것이다. 한적한 마을이다 보니, 누군가 탑의 맨 위에 올려져있던 수연을 집어갔나 보다. 그래서 낯선 사람이 마을에 찾아와서, 탑 주위를 돌아다니니 불안하여 쫒아 나온 듯하다.

 

탑의 조각기법이 뛰어나

 

삼방리 삼층석탑의 일층 몸돌은 사면에 불상을 돋을새김 하였다. 연꽃을 새긴 앙화좌 위에 결가부좌를 한 불상은, 사면 모두 두광과 신광을 갖추고 있다. 사면의 불상은 동쪽은 약사여래, 서쪽은 아미타여래, 남쪽은 대일여래를 조성하고, 북쪽에는 석가여래불을 조각하였다. 사면에 조각을 한 불상을 보아도 이 탑이 고려초기의 뛰어난 석탑임을 알 수 있다.

 

 

 

탑은 여기저기 훼손되었지만, 보존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3층의 몸돌과 상륜부를 새로 조성한 것을 제외하고는, 다행히 옛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이광희씨의 설명으로는 탑을 세우고 난 뒤 석물이 또 발견이 되었다고 한다. 삼층석탑으로 들어가는 길가에 놓여있는 석재를 보니 기단부인 듯하다.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석탑이나 문화재 등이, 이렇게 도난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도대체 이런 문화재의 부분을 훔쳐가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들일까? 뛰어난 조형미를 자랑하는 삼방리 석탑의 허전한 상륜부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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