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청참’으로 들린 좋은 소식
‘새벽에 저자 거리로 나가서 방향에 상관없이 처음에 듣게 되는 소리로, 일 년의 길흉을 점치는데 이것을 청참이라고 한다.’ - 홍석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중
‘청참(聽讖)’은 일 년 중 가장 이른 세시풍속인 초하루나 대보름 등에 아침 일찍 밖으로 나가 처음 듣게되는 소리로 일 년의 길흉을 점치는 우리의 오랜 풍속이다. 이때 듣는 소리가 까치 소리이면 그 해는 길한 일이 많이 생기고, 까마귀 울음소리를 먼저 들으면 그 해는 흉한 일이 생긴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속설은 까치는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는 길조이고, 까마귀는 흉조이기 때문에 나온 설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제일 먼저 소 울음소리를 들으면 그 해는 풍년이 들고, 개가 짖는 소리를 먼저 들으면 그 해는 도둑이 심하게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이렇게 새해 첫날 듣는 소리로 일 년의 길흉을 점친다는 청참이기에 좋은 소식 하나가 일 년의 첫날을 기분좋게 만든다.
새해벽두에 희소식을 듣다
변변한 교실 한 칸 없이 흙바닥에서 공부하던 네팔 룸비니 오지마을 어린이들에게, 2014년은 정말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듯하다. 비,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새 학교가 생겼기 때문이다. ‘짜장스님’으로 유명한 남원 선원사 주지인 운천스님이, 그동안 자신이 소임을 맡아오면서 모아 놓은 보시와 후원자들의 성금으로 학교를 지었다는 소식이다.
룸비니는 부처님이 탄생한 성스러운 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지만, 그 명성과는 동떨어진 오지마을이다. 인프라는 물론 교육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한 시골마을로, 대부분 주민들은 하루 1끼만 먹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곳에 비바람은 물론 변덕이 심한 날씨에도 버틸 수 있는 아름다운 학교가 생긴 것이다. 조용하던 이 오지마을이 당연히 술렁거릴 수밖에.
지구촌 공생회 여섯 번째 교육시설
선원사 초등학교는 국제개발협력 NGO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월주스님)가 네팔 룸비니에 세운 여섯 번째 교육시설이다.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해 끝날인 12월 31일 오전, 카필바스투주 바스콜 마을에서 스리칼리마이 선원사 초등학교 준공식을 거행했다. 운천스님은 그동안 몇 년째 전국을 돌면서 12만 그릇이 넘는 ‘스님짜장’을 봉사를 한 장본인이다. 이번에는 후원자, 신도들과 함께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을 학교 건립기금으로 보태 의미를 더했다.
준공식에 참석을 환 지구촌 공생회 이사장인 월주스님은 “지구촌공생회는 지난 10여 년 동안 잘못을 고치는 데 조금도 인색하지 않는 개과불린(改過不吝)의 자세로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주민들의 자립심을 일깨우는데 매진해 왔다.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에게 부처님의 가피와 광영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구촌공생회의 여섯 번째 교육기관인 선원사 초등학교는 선원사 뿐 아니라, 부산 혜일암 주지 우신스님, 주식회사 삼경테크, 후원자인 신군, 송진구 등의 후원으로 설립됐다. 이 날 준공식에는 월주스님을 비롯하여 지구촌공생회 사무총장 원광스님,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 네팔 현 국회의원인 어탈 카멜(Atar Kamal), 마오당 지역 대표 람 라우탄 티와리(Ram Rautan Tywari), 마데시당 지역 대표 서하시 람 야다브(Sahash Ram Yadav)와 교육계 대표들도 함께 참석을 하였다.
폭우로 인해 초가지붕만 있던 교실이 이렇게 부서져 맨바닥에서 그동안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선물이 되엇을 듯 하네요^^
이제는 국제적으로도 나눔을 실천할 터
준공식에 참석한 남원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은 “지난해 네팔 룸비니의 열악한 환경을 피부로 접하고 후원을 결심하게 됐다. 이제는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돼 안심이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지구촌공생회의 노하우를 철저히 배워 더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 앞장섰으면 한다.”고 당부를 하기도.
스리칼리마이 선원사 초등학교는 지난해 12월 학교건립을 위한 협약식을 가진 이후 1년 만에 준공했다. 총 2개동으로 이뤄진 새 학교는 5개의 교실과 교무실 등이 들어섰고, 운동장도 갖췄다. 또한 이번에 네팔 스리칼리마이 선원사 초등학교 준공식에 참가를 한 운천스님은 신도들과 후원자들이 마련한 250명분의 학용품 등을 전달하기도 했다.
수렌드라 라즈라기 카필바스투주 교육청장은 “네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지구촌공생회가 앞장서줘 감사하다. 그동안 단체가 건립한 시설들이 발전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어린이들의 꿈을 키워주기 위한 스님들의 노력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고마워했다.
지구촌공생회는 2008년 네팔 카트만두에 지부를 개설했으며, 9억여 원을 지원해 공생청소년센터와 공립학교 1곳, 초등학교 3곳을 건립, 운영하고 있다.(사진은 네팔 기공식 현지에서 보낸 것을 사용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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