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1일(일), 차 없는 거리인 카프리 데이가 열리는 수원 행궁동 일원. ‘생태교통 수원2013’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에 미리 예행연습을 겸한 ‘차 없는 거리’가, 수원시 화성 북문인 장안문부터 화성 행궁 앞까지 오후 4시부터 시작되었다. 이날 차 없는 거리에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들어 다시 찾은 도로의 의미를 되새기며 즐기고 있었다.

 

장안사거리에서 화성의 서문인 화서문까지는 아예 모든 도로가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부스를 치고 그 곳에서 상품, 즐길거리, 체험, 먹거리 등이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화서문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간이 무대가 놓여졌다. 그 무대 위와 무대 앞에서 신바람 나게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바로 장안구에서 하는 문화강좌인 ‘라인댄스’를 수강하는 주부들이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라인댄스

 

라인댄스는 자연스러운 '걷기' 움직임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운동이다. 흔히 ‘댄스’라고 명칭을 부치고는 있지만, 파트너가 필요 없이 여러 명이 선상(線上)에서 동서남북의 4방향으로 몸을 전환하여 정해진 루틴에 따라 추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시작한 라인댄스는 전 세계에 급속히 확산이 되었다.

 

라인댄스는 다른 춤에 비해 배우기 쉽고, 심장과 관절 등에 큰 무리를 주지 않아서, 서구를 중심으로 그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라인댄스의 좋은 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고가의 무용복을 필요로 한다거나, 춤을 추기 위해 넓은 장소를 요하지 않는다. 그저 어디서나 어느 복장으로도 춤을 출 수 있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출 수 있는 라인댄스

 

7월 21일에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고 난 후, 22일(월) 오후 7시에 라인댄스 문화강좌를 하고 있는 장안구청 구민회관 연습실을 찾아보았다. 20여명의 동호회원들이 조성임(여, 53세) 전문강사의 지도로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

 

“라인댄스는 미국에서 컨트리 음악에 맞추어 시작했어요. 그래서 연세가 드신 분들이 추는 춤으로 오해도 하고요. 저는 장안구민에서 라인댄스 문화강좌를 하면서 케이팝의 음악을 접목했죠. 그래서 지금 저희 동아리들은 모두 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한 마디로 라인댄스의 세대가 젊어진 것이죠.”라고 한다.

 

 

조성임 라인댄스 전문강사의 전공은 수학이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라인댄스를 접하게 되었고, 서울로 쫒아 올라가 전문 강사자격증을 취득했다고. 그 뒤 수원시 장안구 조원주민센터에서 시작을 한 것이, 이제는 동호회원이 1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저희들의 자랑이라면 우선은 춤을 추는 연령대가 젊어졌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는 저희들은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가는 문화 봉사단이라는데 있어요. 대개 위문공연을 하면 그냥 무대에서 공연만 하고 그치는데, 저희들은 휠체어에 앉은 어르신들까지 손을 잡고 함께 춤을 추죠. 마음으로 함께 느끼는 것이죠. 그래서 다들 좋아하시고요”

 

“정말 추기 쉬워요. 그리고 흥도 나고요”

 

현재 장안구의 모든 라인댄스 강사들은 조성임 전문강사에게 배워나간 사람들이라고 한다. 구민회관 5층에서 학습을 하고 있는 라인댄스 동아리는 모두 4팀이라고. 이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에 모여서 춤을 추고 있단다. 이 4팀은 각각 동아리 회장이 있고, 그 모든 팀을 다 합한 동아리 총회장이 있다는 것.

 

“저는 이제 춤을 춘지 1년 정도 되었어요, 처음에 이곳에 와서 라인댄스 강좌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신청을 하게 됐죠, 집에서 살림만 하던 주부가 이 춤을 추고 나서부터, 정말 춤에 푹 빠지게 된 것이죠. 저희 집은 아들만 셋에 남편까지 남자만 넷이 있는데,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이 적극 후원을 하는 셈이죠.”

 

 

동아리 연합회 박정애(여, 58세) 회장의 이야기이다. 함께 춤을 추던 오후 7시 반의 'S라인 동호회‘의 김경희(여, 48세)회장은 원래 재즈댄스를 하다가 라인댄스를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라인댄스에 더 매력을 느낀다고.

 

“라인댄스는 재즈댄스에 비해 힘이 들지 않아요. 그렇다고 그에 비해 뒤쳐지지도 않고요, 저는 오랫동안 재즈댄스를 추어왔지만, 오히려 라인댄스가 제게는 더 맞는 듯해요. 재미도 더 있고요”라고 한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꼭 할 말이 있다고 찾아 온 S라인 동호회 회원들. 김명희(여, 48세), 엄명애(여, 47세), 함기분(여, 50세) 등은

“저희들 몸매 좀 보세요. 조금 살이 쪘어도 몸매가 끝내주지 않나요? 라인댄스를 추면 정말 몸매가 S라인으로 변해요. 그리고 복장도 필요하지 않아요. 등산복을 입고도 추고요. 아무 옷이나 입고 추어도 되요. 춤을 추는 장소도 넓은 공간이 필요 없어요. 그저 아무데서나 아무 옷이나 입고 추어도 되요. 정말 추기도 쉽고, 몸매 끝내주고 변하고. 이보다 좋은 댄스가 어디 있어요?”

라면서 깔깔 웃는다. 40~50대의 주부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녀와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 아마도 라인댄스를 추면서 마음도 소녀들처럼 S라인이 되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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