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설모들은 무엇이나 가리지 않고 주워 먹는다. 산 속에 사는 청설모는 ‘청서’라고 부른다. 다람쥐과에 속하는 청설모는 날카로운 발톱으로 미끄러운 나무줄기도 잘 기어오르며, 가느다란 가지 위에서도 균형을 잘 잡을 수 있다. 나무 위에서 살기에 알맞은 몸을 가지고 청설모는 날렵하기가 이를 데 없다.

 

개체들 사이에 색깔의 변이를 보여 적갈색이나 갈색, 혹은 검은색 개체들이 나타난다. 초식성인데 먹이는 계절에 따라 변한다. 가을에는 과일이나 열매를 먹지만 겨울에는 소나무의 씨 등도 먹는다. 더욱 먹이가 더욱 귀해지는 겨울철이 되면, 사람이 사는 민가에도 들어와 닥치는 대로 주워 먹기도 한다.

 

 

유산균 음료 훔쳐 먹는 청설모도 있다고

 

강원도 절집에 살고 있을 때 주변에는 몇 마리의 청설모가 가끔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녀석들은 가리는 것이 없다. 그저 집 앞에 먹을 것이 있다 싶으면 4~5마리가 떼를 지어와 먹을 것을 집어간다. 가끔은 이 녀석들의 집단행동이 두려울 때도 있을 정도였다니.

 

자전거 옆에 있던 유산균을 발견한 청설모 한 마리가 나무를 타고 내려온다. 설마 저것을 먹을까? 생각을 했지만, 그저 바라볼 수밖에. 유산균 음료 병을 들고 마개로 씌운 종이를 잘도 찢어낸다. 그러더니 흡사 자기 것인 양 먹고 있더라는. 아마도 이 증거 사진이 없다고 하면 아무도 안 믿을 것이다.

 

자전거 옆에 놓아 둔 유산균 음료를 발견하고 나무에서 내려오고 있는 이 녀석


 

 

뚜껑을 막은 종이를 입으로 뜯어 내더니 잘도 먹어 댄다. 세상에 사람과 가까이 살다가 보면 이런 것도 배우는가 보다



하루 종일 이것저것 바쁜 일과를 보낸다. 정오가 조금 넘어 밤을 먹었더니 나른하다. 아침 일찍부터 많은 일을 하다보니 요즈음은 피로도 쉬 오는 듯하다. 세월은 막을 수가 없다고 하더니, 그래서 그런가? 곤충 생태전이 열리는 전시실 쇼파에 잠시 몸을 쉬어본다. 나른한 것이 금방이라도 잠이 올 것만 같다.

그런데 관람을 하던 꼬마가 머라고 소리를 한다. 피곤하긴 하지만 모른체 할 수도 없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이가 유리관 안을 가르킨다.


장수풍뎅이 한 쌍이 짝짓기를 하고 있다. 꼬마는 이런 모습이 싸우고 있는 것으로 보였나 보다

"둘이 싸우나봐요"
"정말 그러네 저 놈 나쁜놈인가 보다"

웃으면서 이야기를 한다. 장수풍텡이가 짝짓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싸우는 것으로 알았나보다.

그런데 이 두녀석이 짝짓기를 하는 주변으로 숫컷 풍뎅이들이 모여들었다. 아마 이 암컷이 꽤나 인기가 좋은 듯. 그러더니 잠시후에는 작은 암컷들이 또 몰려든다. 아마도 백주 대낮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짝짓기를 하는 모습을 저희들도 구경 나온 듯하다.

짝짓기를 하는 모습이다. 참 과격하게도 한다. 장수풍뎅이들은 짝짓기를 하다가 암컷을 죽이기도 하는가 보다. 아침에 유리관을 들여다보면 목이 떨어져 나간 녀석들도 보인다.



두 녀석이 짝짓기를 하는 동안 여러놈들이 주변으로 몰려든다. 아마도 가을철이 되면, 짝짓기를에 더 열을 올리는 듯.

 


숫컷들이 한 차례 다가와 방해를 하다가 가니, 이번에는 암컷들이 모여든다.

두 녀석은 먹이를 갖고 다투는 중이다, 먼저 먹고 있는 놈을 밀쳐 내고 독식을 한다. 어디나 힘 센놈이 최고인 듯...

이 녀석들. 백주 대낮에 그것도 투명한 유리관 안에서 이 짓이라니. 이것들을 그냥 풍기문란으로 혼을 좀 내야할까? 괜히 바라다보고 있노라니, 저 숫컷이 겁나게 부럽단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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