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10년 가까이 되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계속 글공부를 했죠. 그러다가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고 싶어 국문과를 지망했는데, 글쓰기보다는 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데요. 이제는 정말로 문예창작이 하고 싶어요.”

 

그래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올해 56세의 박경옥씨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초등학생에게는,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면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논술을 가르친다고. 2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정리를 해야겠단다. 자신이 공부를 더 하고 싶기 때문에.

 

 

한국시학 신인상도 수상

 

박경옥씨는 계간지 문파문학으로 등단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수필로 등단을 했지만, 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시를 쓰고 있다는 것. 주변에서는 시로 등단을 하라고 권유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더 많은 시를 쓰고 난 다음에 시집을 내고 등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요즈음은 시를 더 많이 쓰고 있어요. 3년 전인 20101120일에는 한국경기시인협회 주관인 한국시학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시에 더 집중하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요즈음은 시를 쓰는 재미를 느끼고 있죠.”

 

박경옥씨를 처음 만난 것은 수원시 팔달구 지동 벽화 길에 시인의 벽을 조성하는 날이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벽에 자신의 시 오래된 골목을 적고 있는 그녀는, 흡사 벽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대담 요청을 했다. 그리고 28일 오후 영통의 가을이 깊이 내리 앉은 한적한 공원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어릴 적 친구는 없지만 마음속의 모습은 그대로

 

푸성귀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

앞집 마루까지 들리던 낡은 골목길

어스름 달 저물도록

자치기 깡통차기 흙냄새 펄럭이다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에

아이들 하나씩 달려가 버리고 나면

골목길도 꾸벅꾸벅 졸음에 겨워

어느새 하늘엔 별 총총히 피어났다

 

골목 한쪽 평상을 펴고 앉아

지나던 사람 불러 팥 칼국수

한 사발씩 퍼주던 손때 묻은 인정이

담벼락 밑 채송화처럼 피어나던 길

오래전 버리고 떠난 허름한 그곳에 서면

아버지 자전거소리 휘파람처럼 들리고

구부러진 길 끝 만화방에 걸려있던

아라비안나이트가 초저녁달처럼 뜬다.

 

오래된 골목이라는 시이다. 동서문학 수상작이기도 하다는 이 시가, 벽화 골목의 분위기와 꽤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어려서 살던 곳은 군산이었어요. 나이가 들어 그곳을 찾았는데 어려서 뛰어놀던 골목이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었죠. 하지만 내 마음속에 골목은 옛 모습 그대로였어요. 골목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때 지은 시예요. 아마도 시를 쓰는 사람들은 모든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그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그 나무와 대화를 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마음대로 치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동화도 쓰고 싶어, 끝 없는 글 욕심

 

박경옥씨의 글 욕심은 끝이 없다. 앞으로는 동화도 쓰고 싶다고 한다. 시를 쓰면서 느끼는 마음의 설렘. 그리고 시를 완성하고 난 후에 밀려오는 성취감도 있지만 자신을 스스로 알아준다는 것이다. 한동안은 슬럼프에 빠져보기도 했다는 박경옥씨. 결혼을 하면서 수원으로 올라온 지 22년째라고 한다.

 

생활 때문이죠. 아무래도 여자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면, 생활에 어려움이 많이 따르니까요. 그래서 잠시 동안 글을 쓰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아마 그런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접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동화가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고 하는 박경옥씨. 나이에 걸맞지 않게 글 욕심이 많은 그녀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그러한 욕심 때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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