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액을 소멸하거나 재물을 끌어들여 부자가 되기 위해 몸이 지니고 다니는 부적(符籍). 이 부적이 과연 효험이 있는 것일까?

 

제기 전시하고 있는 작품들은 호황의 풍요로움과 즐거움에 도달시킬 수 있고, 그러한 상태를 계속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부적과 풍수, 사주와 같은 동양의 전통 음양오행 사상에 따른 것들을 형상화시키는 작업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이 있어요. 이 전시를 하면서 벽면 한 편에 코스피지수를 영상으로 쏘고 있는데, 그래서인가 코스피가 날마다 상한가를 치고 있어요. 사람들이 부적 덕분이라고 하네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한참이나 웃었다. 설마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30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82-6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의 갤러리 전시실에서 만난 신재은(, 31)작가. 우연히 갤러리를 찾아갔다가 전시중인 작가를 만났다.

 

부적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다

 

신재은 작가. 31세의 작가치고는 이런 발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하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작가는, 지난 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조소과를 졸업했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부적에서 작품을 찾아 나섰다. 2009년부터 단체전을 시작한 작가는 2012년 서울대 우석홀에서 좋은 곳이라는 개인전을, 올해는 국립여성사진관에서 좋은 꽃이라는 개인전을 가졌다,

 

그리고 이번에 83일까지 대안공간 눈에서 전시가 되고 있는 제3회 개인전인 호황프로젝트를 열고 있는 중이다. 호황프로젝트란 자본주의 세상을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고 있는 호황을 기다리고 있는 마음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다. 좁지 않은 전시실 벽면에 걸린 작품은 몇 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몇 점의 작품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진다.

 

 

지금 전시하고 있는 작품 호황프로젝트는 표면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모든 이들이 영원한 호황을 맞이하는 경제적 유토피아의 성취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유토피아를 쟁취하기 위한 수행적 여정이 있는 것이죠. 경제적 유토피아란 관념적으로만 존재하는 허상이라는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수행의 목적은 빈자리를 대신 메우는 것입니다,”

 

나이 서른에 찾은 선문답

 

대담을 하면서도 깊게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제 나이 서른이 자났다. 그런데 그 또래들과는 생각자체가 다르다. 샤머니즘도 모른다고 하면서, 부적에는 깊이 몰입이 되어있다. 도대체 언제부터일까?

 

올해 319. 길일을 표시한 달력에 길일(吉日);이라고 표시가 괸 것을 보았어요. 그날 발전을 위한 국화를 그리는 것으로 호황프로젝트가 시작이 되었어요. 부적의 재료인 경명주사를 곱게 갈고, 부적을 쓰는 종이인 노란 귀황지 위에 금전운의 상승효과가 있다는 금 잔화와 발전운의 효과를 상징하는 국화를 그렸어요. 모두 12송이를 그린 것은 우주의 질서와 완전함을 상징을 표현하는 숫자를 나타낸 것이죠.”

 

 

그렇게 그린 부적을 갖고 한국의 최동단인 독도의 동도와, 서쪽의 백령도를 찾았다고 한다. 동서를 이번 전시회에서 끌어냈으니 다음에는 최남단과 최북단을 찾아 나서겠다.

 

“20143월 부적을 그리기 시작한 날을 기점으로 매일 코스피 주가 변동 지수를 체크하여 호황프로젝트에 의한 현실에서의 경제변화 추이를 객관적 수치로 피드백을 받음으로 꽃부적호황이라는 불분명한 목적에 대비시켰어요.”

 

그러한 발상만으로도 이지 작가 신재은의 작품을 그리는 바가 무엇인지 알만하다. 한 마디로 호황을 기다리고 있는 독도 동도와 백령도의 두 장의 부적이 호황프로젝트의 성공을 이끌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작가는 앞으로 진일보한 세상을 위한 부적을 찾아 길을 떠나고 싶은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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