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남창동 131-2에 소재한 임아트 갤러리(관장 임하영)의 작은 공간은 늘 풍족하다. 공간은 넓지 않지만 전시되는 작품들은 늘 알차기만 하다. 16일부터 24일까지 초대전으로 열리는 서영기 도예전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장작가마에서 구워 낸 작품으로 마음 편하게 다가설 수 있는 작품들이다.

 

경기대학교 예술대학 도예학과 장교수인 서영기는 방곡 서동규 선생 문하에서 5년간을 수업했다. 방곡 서동규는 도자기로 유명한 단양에서 방곡요를 운영하면서 대한민국 도예명장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10호인 사기장으로 지정을 받았으며, 느릅나무 유약을 이용한 녹자개발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도다완의 거침의 미학

 

이도다완은 조선조에 사발의 용도로 제작된 자기가 일본으로 건너가 선불교와 연관해 찻그릇으로 사용되며 붙여진 명칭이다. 이도다완은 흔히 조선의 막사발로 불리는데 막사발이란 이름 그대로 거칠고 투박하게 막 만들었다는 뜻이다. 막사발은 왕실 차원에서 관리를 하던 관요에서 만든 것이 아니라 민간들의 가마인 민요에서 만든 생활용 도자기를 말한다.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서영기 교수의 다완은 다소 거친 느낌이 든다.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질그릇과 같은 매끈하지 않은 투박함. 그 가운데 무엇인가 사람의 눈길을 붙들고 있는 단아한 매력이 있다. 다관과 커피 잔, 그리고 꽃 한 송이를 꽂아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화기 등이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1350도에 이르는 불꽃이 화려한 장작가마에서 소다회를 가마에 투척하는 방법으로 불의 변화를 유도하여 다양한 질감과 색감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서영기 교수의 작품들은 백토와 산청토, 잡토 둥을 이용했다고 한다.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은 다양한 형태로 질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13회의 개인전을 연 왕성한 활동

 

그동안 13회의 개인전을 연 서영기 교수는 단양에서 태어나 방곡 선생 외에도 소봉 모성수(서화) 선생 문하에서 7년간 수학을 했으며, 좌봉 김응한 선생 문하에서도 10년간을 보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에도 출강을 한 서영기 교수는, 2000년에는 서울대학교에 장작가마 3봉짜리를 건립하기도 했다.

 

 

2001년에는 세계도자기엑스포 광주단지 전통 장작가마 건립공사를 하기도 했으며, 2004년까지 18기의 장작가마를 건립하였다.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방곡장작가마예술제 전국물레경진대회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1984년 전국진흥경기대회 도자기부분 수상을 한 후, 1998년에는 한국신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중국 상해 주가각 9개국 다관 교류전에 참여를 했으며, 그 외에도 제3회 한국 생활 공예대전 심사위원, 경기산업 미술전람회 심사위원, 전국 차 도구 공모대전 운영위원장, 전국 생활 공예공모대전 심사위원장, 문경 칠석맞이 찻잔 다관 품평대회 심사위원을 맡아보았다.

 

 

전시실 안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커다란 질그릇 안에 꽃이 몇 송이 떠 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일까? 세상을 바쁘게만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잠시의 여유를 줄 수 있는 그런 작품들이 참으로 살갑게 다가온다. 물레질을 하거나 두드림으로 작품을 만든 작가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화두하나 던져놓고 발길을 돌린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