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4대 명절이라고 하여 설과 추석, 그리고 정월대보름과 동지를 가장 큰 날로 친다. 이런 날 전에 준비하는 장들을 모두 '대목장'이라고 부른다. 대목장은 아무래도 그 절기에 맞는 음식들이 주를 이룬다. 대보름에 서는 장들은 밤, 호두, , 땅콩 등의 부럼과 오곡밥의 재료 그리고 시래기를 비롯한 아홉 가지 나물이 주를 이룬다. 이날은 아홉 가지 나물을 해서 오곡밥을 아홉 번 먹어야 좋다는 속설이 있다.

 

전통장이라고 모두 우리 농산물로 알면 안 된다. 전통장에도 외래 농산물들이 판매가 되고 있기 때문에, 구입을 할 때는 반드시 생산지를 확인 해보아야 한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가끔은 외래농산물을 우리 것으로 알고, 잘못 구입해 낭패를 당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통시장을 찾아가면 대보름 부럼이나 나물을 장만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가격 비교해보아야

 

장에 가서 부럼 등을 살 때 가격비교를 해보는 것도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비해 15~20% 정도 싸게 구입을 할 수 있다. 올해 대보름의 음식은 지난해에 비해 많이 가격이 내렸다. 겨울철 날씨가 따듯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곡밥의 재료인 곡물류는 지난해에 비해 20~30% 정도가 내렸다.

 

11일 보름장의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전통장을 찾아보았다. 땅콩, , 호도 등 부럼의 경우에도 지난해에 비해 10~15% 정도가 가격대비 내렸다고 한다. 전통장에 나가면 한 자리에서 부럼을 마련하기가 편하다. 하지만 전통장의 재미는 무엇보다도 덤이라고 한다.

 

 

덤이란 물건을 사면 조금 더 집어 주는 것을 말한다. 덤을 받으면 그것이 많든 적든 기분이 좋다. 전통장에서 가장 신나는 것은 역시 수북이 집어주는 덤이다. 밤 한 되를 샀는데, 한 주먹 그득하게 집어서 얹어준다.

 

"이렇게 파시면 손해 볼 텐데요."

"손해는 무슨 손해, 그게 다 정이지. 인상이 좋은 사람에게 마수걸이를 했으니, 오늘은 많이 팔 것 같아."

 

대보름의 풍속 알아두면 더 재미나

 

훈훈한 정이 넘치는 전통장이다. 부럼은 대보름 날 아침에 그것을 깨물면, 부스럼이 나질 않고 이가 단단해 진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명주라고 하는 귀밝이술을 한 잔하면 소리를 잘 듣는다고 한다. 대보름에는 '더위팔기'라는 것도 있다. 사람을 불러놓고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고 하면, 그 해는 더위를 덜 탄다는 것이다. 어릴 때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친구들 이름을 부르면서 참 많이도 더위를 팔았다. 이런 속설이 가장 많은 대보름이다. 그래서 대보름은 흥이 난다.

 

 

대보름날에는 소에게 여물을 풍성하게 준다. 실질적으로 정월 대보름이 되면 농촌에서는 농사일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농사일을 하는데 가장 큰 몫을 담당하는 소에게 여물을 듬뿍 준다. ‘개 보름 쇠듯 한다.’라는 말이 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굶기를 밥 먹듯 한다는 말이다. 이 말은 대보름에 개에게 먹이를 주면 개가 마르고 파리가 많이 낀다는 속설 때문이다.

 

대보름 밤에는 동네의 마당에 달집을 세워놓고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린다. 달이 뜨는 것을 가장 먼저 본 사람이 망월(望月)이요를 외치면서 들고 있던 불방망이를 들도 달려가 달집에 불을 붙인다. 이날 달을 처녀가 먼저 보면 시집을 가고, 총각이 먼저 보면 장가를 간다고 한다. 또 임산부가 먼저 보면 아들을 낳고, 환자가 먼저 보면 병이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

 

대보름에는 많은 풍속이 있었다. 대보름날에는 마을마다 일 년간의 안과태평을 위한 마을제를 지내는가 하면, 두레놀이를 하기도 했다. 두레놀이 역시 일 년 농사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이 날 제웅직성을 보고 돌싸움(=石戰)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의 다 사라진 풍속들이다.

223일과 24일 수원의 이곳저곳에서 대보름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우리민족은 음력 정월 15일을 대보름이라고 하여 큰 명절로 여겼다. 농경사회인 우리나라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시작으로,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보름이 되면 일 년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많은 놀이들이 행해졌다.

 

대보름에는 귀밝이술을 마신다. 청주를 데우지 않고 마시는데, 이 귀밝이술을 마시면 일 년 동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고, 귓병을 앓지 않는다는 속설 때문이다. 또한 이 날은 부럼이라고 하여. 호두와 땅콩, 밤 등 껍질이 단단한 과실을 깨무는 습속이 있다. 일 년 간 이를 단단히 하며, 부스럼 들이 몸에 나지 않고 건강하라는 뜻이다. 이 외에도 복쌈을 먹는다거나 오곡밥을 지어 먹기도 한다.

 

수원 행궁 광장에서 시작된 대보름잔치 한마당의 서막을 알리는 대취타

 

정월 대보름의 풍습

 

정월 대보름에는 한 해의 안녕과 마을의 평안을 위한 각종 놀이가 펼쳐진다. 개인이 하는 놀이로는 더위팔기와 쥐불놀이 등이 있다. 그리고 마을의 공동체 놀이로는 횃불싸움이나 석전, 지신밟기, 다리밟기, 줄다리기, 장치기. 달맞이 등 많은 놀이가 전래한다. 이러한 모든 대보름의 놀이들은 공동체를 창출하고, 겨우내 움츠러든 몸을 원활히 하기 위함이다.

 

한 해의 농사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동체 놀이를 하면서, 서로를 위하고 한 해의 안과태평을 기원하는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문화말살정책을 편 것도, 이렇게 공동체적인 놀이를 하면서 항일의 마음을 키웠기 때문이다. 당시 사라졌던 수많은 우리의 전래놀이를 이 시대에 재조명한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다.

 

 고사덕담과 행궁 광장 한 가운데 마련한 달집. 서원지들이 걸려있다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

 

223() 수원 화성 행궁 앞 광장에서는 수원문화원이 주관하는 24회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이 열렸다. 수원시민들이 참여하는 이 놀이판에는 토요일을 맞은 가족들이 모여들어 윷놀이와 연날리기, 널뛰기, 소원지 쓰기 등 다양한 놀이가 펼쳐졌다. 사람들은 소원지에 자신의 서원을 적어 광장 중앙에 마련한 달집에 갖다 걸어놓는다.

 

한편에서는 널을 뛰고, 또 한편에서는 소리를 쳐가며 윷놀이를 한다. 놀이판이란 역사 왁자해야 흥이 난다. 소달구지에 타고 있는 아이들은 신기한 듯 마냥 즐거워하고, 수레를 끌던 소도 부럼을 파는 곳으로 가서 부럼을 먹는다. 그것이 재미있어 사람들이 몰려들고, 그렇게 즐기고 있는 사이, 행궁 앞에 마련한 무대에서는 고사상을 차려졌다.

 

부럼을 먹고 있는 소와 달구지를 타고 즐거워하는 아이들

 

오후 2시경에 대취타로 시작한 이날의 한마당 잔치는 오후 6시 경까지 계속되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올 한 해 모든 가정에 액은 사라지고 안과태평하기를 바란다.“며 놀이판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윷놀이와 널뛰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온수골 풍류한마당도 흥청

 

223() 오후 4시부터 권선구에 소재한 명당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2회 온수골 풍류한마당이 열렸다. 곡선동주민센터와 곡선동단체협의회에서 주최를 하고, ()한국생활국악협의회에서 주관을 한 온수골 풍류한마당은 운동장을 찾아 온 인근의 주민들로 북적거렸다.

 

날아갈 듯 널을 뛰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윷놀이 판을 즐기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

 

한 편에 마련한 무대에서는 춤과 노래, 사물놀이, 비나리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으며, 아이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주민들은 연날리기와 쥐불놀이를 하면서 즐거워했다. 대보름이 풍성한 것은 나눔이 있기 마련이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이웃과 서로 소통하고 나누며, 함께 힘을 보태면서 일 년의 안녕을 기원했던 것이다.

 

보름달은 중천에 떴건만

 

우리민족의 정월대보름 놀이는 개인놀이이기 보다는 공동체놀이였다. 대보름의 가장 큰 놀이는 다리밟기와 줄다리기, 그리고 달이 뜨면 준비한 달집에 불을 붙이고 일 년의 안녕을 비는 달집태우기이다. 다리밟기는 풍물을 앞세우고 그 뒤를 사람들이 따라가며 먹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던 연희이다.

 

온수골 풍류한마당에서 선 보인 부채춤 

 

고구려의 동맹이나 예의 무천, 그리고 부여의 영고 등에서 유래하는 3일 밤낮을 즐겁게 노래하고 춤추며 서로가 수족상응(手足相應)하고. 답지저앙(踏地底昻) 했다는 것은 바로 이런 지신밟기나 다리밟기 등의 놀이에서 나타나는 형태이다. 집집마다 액을 물리쳐주고 복을 불러들이며,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는 다리밟기 등은 이 시대에도 필요한 놀이이다.

 

줄다리기는 풍년을 기원하는 놀이이지만, 꼭 풍년만을 기원한 것은 아니다. 힘을 써 줄을 당김으로써 일 년 간의 농사를 짓기 위한 힘을 비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달집태우기 역시 달집에 불을 붙이고 마음속에 서원을 함으로써, 한 해의 안녕을 모두가 빌었다. 달집에 불을 붙이는 것은 한 해의 모든 재액을 태워버린다는 뜻도 함께 갖는다.

 

온수골 풍류한마당교정 한가운데 마련한 달집 저 위로 둥근달이 떠올랐다. 그러나 무대에서는 이런저런 공연이 계속되어진다. 물론 주민들을 위해서 많은 공연을 보여줄 필요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달집태우기란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려, 제일 먼저 달을 본 사람이 망월이여를 외치고, 달집으로 달려가 불을 붙이는 것이다.

 

하지만 달은 중천에 떴는데 행사는 계속 이어진다. 한 마디로 대보름에 대한 의미가 퇴색되어지고, 그야말로 즐기기 위한 놀이판이 된 것이다. 우리의 놀이들은 모두가 그 안에 사고를 지니고 있다. 사고가 제외된 형식적인 놀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달은 중천에 떴는데, 그 앞에 놓인 고사상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한다.

 

조금은 실망스럽게 돌아서면서, 내년에는 정말 우리놀이가 갖는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는 대보름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천에 놓인 많은 다리 위에서 남녀노소가 풍물을 앞세우고 춤을 추며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나. 행궁 광장에서 수원시민들이 몰려들어 당기게 되는 줄다리기 한판.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않은가?

2월 4일과 5일 전국적으로 많은 마을에서 임진년 대보름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번 대보름은 포천시로 찾아갔다. 도심에서 보는 대보름 한마당은 아무래도 밀집된 공간이나, 주변에 건물들이 들어차 있어 시원하지가 않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다. 포천시 소흘읍 고모저수지 공터에서 열리는 ‘제10회 노고산성 정월 대보름 축제’장을 찾았다.

아침부터 사람들이 행사장으로 모여든다. 올 해로 10회째를 맞는다는 소흘읍 대보름 축제는 뒤편에 고모산을 두고, 앞으로는 꽁꽁 언 저수지가 있어, 다양한 축제를 볼 수 있었다.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취를 느끼게 하는 노고산성 대보름 축제, 그 재미에 빠져본다.


일년 신수도 보아준다고

작은 부스들이 나란히 있는 앞에서는 떡을 치느라 난리들이다. 누군가 우스갯소리를 한다. 그런 것 하나만으로도 도심과는 틀리다. 심한 농을 해도 말을 한 사람도, 들은 사람도 웃고 넘어간다. 바로 이웃들이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권커니 자커니 막걸리를 한 잔씩 주고받는다. 포천이야 막걸리로 유명한 고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떡메를 치는 앞쪽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무슨 일인가해서 보았더니, 지역에서 무업(巫業)을 하는 사람들이 주민들의 일 년 신수를 보아준다는 것이다. 공짜로 보는 일 년 신수라니. 사람들이 줄을 설만도 하다. 이 행사는 포천왕방산도당굿연구보존회의 이지선회장(여, 53세)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를 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저희들은 지금이 가장 바쁜 시간입니다. 모두들 정월 홍수막이를 할 때거든요. 그래도 이렇게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모이면, 그 중에 답답한 사람들도 있을 테고요.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속 시원한 말을 해 드리는 것도, 다 선행이란 생각입니다. 그래서 바쁜 중에도 이렇게 7~8명이 시간을 내어 나왔습니다.”


서커스까지 분위기를 한 몫 거들어

인심이 후덕한 곳이라서 인가, 그저 술 한 잔 나누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널을 뛰고, 단단히 얼음이 언 저수지에서는 썰매타기도 신이난다. 난장을 방불케 하는 축제장에는 사람들로 만원이다.



한편으로 사람들이 몰려간다. 70년 전통의 동춘서커스단이 이곳에서 재주를 보인다고 한다. 접시돌리기며 줄타기, 골중 그네타기 등 화려한 재주를 선보인다. 연신 “와~!” 소리를 내며 박수를 치는 관중들의 열기가 뜨겁다. 훌라후프를 갖고 아름답게 연출을 하는 단원의 자태에 연신 감탄들을 하며 눈을 떼지 못한다.

달집에 불을 붙인다고 한다. 사람들이 달집 곁으로 모여들었다. 그런데 즐거운 잔치에 꼭 찬물을 끼얹는 순서가 하나 있다. 바로 지루하게 호명을 하고 한 사람씩 나가 잔을 올리는 그런 식순이다. 사람들이 달집에 불을 붙이려고 모여 있는데, 무슨 사람들을 그리도 불러 잔을 올리라고 하는 것인지.




제발 어딜 가나 꼭 해야 되는 것도 아닌 이런 순서는 언제나 없어지려는지. 그래도 달집에 불이 붙었다. 사람들마다 홰에 불을 붙여 흔들면서 같이 소원을 빈다. 일찍 떠 오른 달은 벌써 중천이다. 그렇게 노고산성 대보름 한마당축제는 흥을 더한다.


음력 정월 보름을 대보름이라고 한다. 정월 대보름은 우리의 풍속에서는 설날과 추석 다음으로 치는 큰 명절이다. 이렇게 정월 대보름을 중요하게 여기는 까닭은, 정월의 모든 놀이문화가 이 대보름을 기해 마무리가 되기 때문이다. 또한 정월 대보름은 입춘이 지나서 맞이하기 때문에, 농촌에서는 일 년의 시작을 준비하는 때이기도 하다.

정월 대보름 하루 전날은 다리밟기, 달집태우기 등 각종 놀이가 행해진다. 이 중에서 달집태우기는 정월 15일이 아닌, 하루 전인 14일에 행해진다. 달집태우기는 전국을 통해 연희가 되었던 놀이이다. 그만큼 우리들에게는 정월 대보름 전에 하는 달집태우기가 상당한 의례에 준하는 놀이였다.


달집태우기는 겨울을 녹인다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광지원리에서는 ‘해동화(解冬火)놀이’라고 달집태우기를 부른다. 이 말은 ‘겨울을 녹이는 불’이란 뜻을 갖고 있다. 혹은 ‘해동홰놀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 역시 ‘겨울을 녹이는 홰’라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홰’란 막대나 짚을 이용해 만든 불을 말하는 것이다. 즉 짚을 길게 묶어 불을 붙이는데, 그것을 홰라고 부른다.

광지원리의 해동화놀이는 일제강점기에도 계속되어졌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하루를 즐기는 놀이로 발전을 하였다. 이러한 달집태우기는 그 외에도 ‘액을 태운다’는 속설을 갖고 있다. 정월 열나흘 날이 되면 사람들은 소나무와 대나무 등을 갖고 달집을 만든다. 이 달집에 생대나무를 이용하는 것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생대가 타는 소리에 놀란 잡귀가 달아나

우리 풍습에는 섣달 그믐날 생대를 태우는 습속이 있다. 이것은 일 년 동안 집안에 묻어 든 잡귀를 쫒아내기 위함이다. 즉 대나무가 불에 탈 때 ‘탁탁’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에 놀란 잡귀들이 도망을 간다는 것이다. 정월 대보름에 달집을 만들 때도 소나무와 대나무를 사용하는데, 바로 그런 속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이에 자신이 필요한 기원을 적는다. 그리고 달집에 묶어놓은 새끼줄에 그 길지를 달아 놓는다. 달집이 타면 그 기원지가 함께 타면서 서원을 이룬다는 것이다. 달집태우기는 달맞이에 이어서 하게 된다. 손에 작은 홰를 들고 달맞이를 하는 사람들은 가장 먼저 달을 본 사람이 ‘망월(望月)이요’를 외치면서 달집으로 달려가, 손에 든 홰를 이용해 불을 붙이는 것이다.


서로가 연결되는 정월의 민속

정월의 민속의 특징은 하나하나가 따로 떨어져 있지만, 그 내용은 모두가 연관이 지어진다. 달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그 달을 바라다보면서 가장 먼저 소리를 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처녀가 먼저 보면 그 해에 시집을 가고, 총각이 먼저 보면 그 해에 장가를 가게 된다는 것이다.

임신부가 먼저 보고 소리를 치면 아들을 낳을 수가 있으며, 몸이 아픈 사람이 먼저보고 소리를 치면 병이 낫는다는 속설이 있다. 하기에 저마다 홰를 손에 들고, 먼저 달맞이를 하려고 애를 쓴다. 이렇게 다양한 정월의 큰 대동놀이는 사실 달집태우기로 막을 내리게 된다.


요즈음은 대보름의 놀이가 점차 확대되는 추세이다. 달집태우기 등 많은 대보름 놀이가, 올해는 구제역으로 인해 취소가 되었다. 하지만 달집이라는 것이 그리 어렵게 만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조그맣게 만들어 놓고 개인놀이라도 해보는 것이 어떨지. 겨울을 녹이고 일 년 간의 액을 막는다는 사고는, 꼭 집채만 한 달집이라야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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