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낚였다고 생각을 하실 분들도 계실 것이다. 하지만 절대로 낚시가 아니다. 요즈음 동해안 북부지역인 강릉이나 양양, 속초, 고성 등지의 바닷가에 가면 바닷가에 시커멓게 널려있는 것들을 볼 수가 있다. 해변가 수심이 얕은 곳에서는 사람들이 연신 물질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건져 올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속초는 해안가에 해수욕장과 포구들이 많아 좀 그렇다고 하지만, 양양과 속초의 경계지역인 물치항 인근에는 바닷가에 새까맣게 널려있다. 간이 파라솔을 설치한 곳에서는 연신 연세가 드신 분들이 무엇인가를 만지고 있는데. 그 바닷가에 널린 것들이 다 돈이라고 한다.

 

 

파도에 실려 온 저것은 무엇?

 

저 검은 것이 모두 파도에 밀려 온 자연산 다시마이다. 다시마는 한반도, 일본, 캄차카 반도, 사할린섬 등의 태평양 연안에 분포하는 다시마속 식물은 찬바다 물에서 서식하는 ‘한해성(寒海性)이며, 암갈색을 띠고 뿌리와 줄기, 잎 3부분으로 된 대형의 다년생 해조류이다.

 

다시마가 우리에게 좋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바이다. 다시마속 식물에 들어 있는 라마닌 성분은 혈압을 낮춰 주는 데 효과가 있으며, 그 외에도 아이오딘, 칼륨, 칼슘과 같은 성분도 많이 있으므로, 우리 몸에 필요한 무기염류를 섭취할 수 있다는 것. 이 다시마는 길이가 1.5~3.5m, 너비는 25~40cm 정도가 된다.

 

 

 

방사능 유출사고 때는 품귀현상을 빚어

 

지난 1986년 소련(현재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유출사고 때, 그 방사능 피해의 영향권에 든 유럽 각국에서 요오드 성분이 든 다시마 등의 해조류가 품귀현상을 빚은 바 있다고 한다. 이는 방사선 누출이나 농작물을 통한 간접오염에 가장 민감한 인체의 부위가 갑상선이란 것인데, 이런 오염을 예방하고 해독하는 데는, 요오드 성분이 다량 들어 있는 다시마가 탁월하기 때문이란 것이다.

 

다시마의 효능은 국내에서도 많이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음식을 조리할 때 다시마로 국물을 우려내면 그 맛이 배가 된다고 한다. <바다의 야채>로 불리는 다시마. 그 성분에는 식이섬유, 요오드, 칼슘, 셀레늄 등 다양한 기능성 성분을 지니고 있다는 것. 하기에 다시마는 다이어트를 비롯한 각종 성인병과 대장암, 그리고 갑상선 등 질환을 사전에 예방, 수명을 연장시키는 묘약으로 알려져 있다.

 

 

 

“돈이 바다 속에 겁나게 많지”

 

양양군 강현면 물치리. 물치항 주변 다리 쪽에는, 이 철이 되면 밀려오는 자연산 다시마를 채취하느라 분주하다. 그저 물속에 들어가 얼마 지나지 않아도 양손 가득 다시마를 들고 나온다. 가만히 보면 작업은 구분이 되어있다. 물속에 들어가 다시마를 채취하시는 분들과, 그것을 바닷가에 널어놓는 분들로.

 

“피곤하지 않으세요?”

“피곤하긴 이게 다 돈인데. 바다 속에 돈이 지천으로 깔려있어”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작업하세요?”

“대중없어. 그저 기운이 있으면 들락거리는 거지”

 

 

 

연세가 꽤 들어 보이시는데도 이것이 다 돈이라고 하신다. 하기야 다시마를 직접 채취할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가 않다고 한다. 또한 자연적으로 태양광에 말리기 때문에, 가격 또한 쏠쏠하다는 것. 파도가 실어다 준 돈보따리 다시마. 이래저래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너무나 많은 듯하다. 다만 그것을 지켜내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이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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