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원 타악 동아리 난장을 만나다

 

실제나이보다 다들 젊어 보인다. 실제나이는 50대라고들 하는데 아무리 보아도 그렇게 보이지가 않는다. 왜 그렇게 젊어 보이느냐고 물었더니, 스트레스를 풀고 늘 즐겁게 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긴 만병의 근원은 스트레스가 쌓여 생긴다고들 하니, 이 아줌마들이 이렇게 젊게 사는 이유를 조금은 알 것만 같다.

 

2일 오후에 찾아간 수원시 팔달구 팔달산로 28에 소재한 수원문화원.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3시부터 제3강의실에서 연습을 하는 여성타악 동아리 난장의 연습실을 찾았다. 12명의 동아리 회원들은 그동안 단원이 조금 바뀌기는 했지만, 20013월에 창단을 했다고 한다. 벌써 창단한지 12년이 지난 동아리들이다.

 

 

난타를 시작하면서 우울증까지 치료했어요.”

 

지난해까지 난장의 동아리 대표를 맡았던 김옥희( 59. 영통동) 고문은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난타까지 18년 동안을 열심히 해왔다고 한다. 늦은 나이에 출산을 해 우울증이 왔는데, 난타를 시작하면서 우울증도 말끔히 가시고 살아가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심한 우울증이 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우연히 사물놀이를 시작하게 되고, 1년이 지난 20013월 달에 난장을 창단했어요. 지난해까지 난장 대표를 맡아 해오다가 올해는 고문을 맡았어요. 지금은 모듬북반 초급과정과 중급과정 지도강사를 맡고 있고요. 일주일에 두 번 문화원에 와서 북채를 잡으면 절로 흥이나요

 

타악 동아리 난장은 많은 행사에 참여를 하고 있다. 수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거리공연과 성곽공연, 수원화성문화제 때 문화원이 주관하는 짚신신고 화성걷기와 전통시장 토요문화공연 등에서도 공연을 했다. 매년 한 번씩 시민회관 무대에 올리는 정기공연도 빠트리지 않는다.

 

 

처음엔 힘들지만 숙달되면 즐거움 가득

 

처음 난타를 시작할 때는 팔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요. 하지만 조금 숙달되고 흥이 붙으면 그때서부터는 정말 흥겹죠. 난타를 하면서 어디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은 호흡이나 자세가 잘못 돼서 그런 거예요. 제대로 연습을 하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건강에도 좋아요.”

 

올해 난장의 대표를 맡았다는 김경옥(54. 권선동)씨는 사는 것이 즐겁다고 한다. 북을 치면서 땀을 흘리고 나면 건강에도 좋지만 젊어진다는 것. 그래서 난장의 동아리 회원들은 모두 젊어 보인다고 자랑을 한다. 난타공연을 하면서 늘 모든 것이 즐겁지만 단 하나 고민스러운 것은 바로 많은 짐을 날라야 한다는 것.

 

저희 난타 동아리인 난장은 공연을 한 번 하기 위해서 대북서부터 모듬북, 거기다가 꽹과리와 징, 바라, 소라, 나팔 등 많은 악기들을 운반해야 해요. 악기만 해도 큰 차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점이 많이 불편하죠.”

 

 

난타는 온몸 운동으로 체질개선도 되죠.”

 

회원들은 난타를 시작하면서 체질까지 개선이 되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운동 등이 한 팔을 중점적으로 사용하지만, 난타는 두 팔을 함께 사용하고, 더구나 율동까지 곁들여서 하기 때문에 전신운동이 된다는 것. 난장 동아리들이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들의 말이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저희들은 딴 타악 동아리와는 좀 달라요. 딴 그룹들은 음악을 틀어놓고 음악에 맞추어 북을 치지만 저희들은 북만 갖고 연주를 합니다. 그래서 징과 바라, 꽹과리, 나발이나 소라 등 많은 악기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죠. 태평소도 저희 동아리 회원들이 직접 배워서 합니다.”

 

 

화려한 율동과 다양한 가락으로 신명나게 북을 두드리고 있는 난장의 회원들. 이제 신입 동아리 회원으로 가입을 했다는 김찬희(54) 회원과 서경숙(54) 회원은 1년 동안을 기초반에서 실력을 쌓은 후에, 동아리 난장 회원이 되었다고 하면서 처음으로 무대에 올랐을 때는 가슴이 쿵쾅거려서 혼났다고 한다. 이제는 공연을 하다 보니 그런 증상이 없어졌다고.

 

저희 동아리 회원들은 연습이 끝난 후 자주 모임을 갖기 때문에 모두가 자매들 같아요. 저희들은 벌써 10년 넘게 매주 두 차례씩 모여서 연습을 하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공연을 하면서 검증된 동아리죠. 저희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으면 어디든지 달려갈 겁니다.”

연습실이 떠나갈 듯 힘차게 두드리는 모듬북 연주가 괜히 듣는 사람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421() 오후, 차 없는 거리 카프리 선데이가 시작이 되었다. 장안문에서 행궁 앞까지 정조로 800m와 화서문로 350m가 차가 없는 거리이다. 장안문에서 정조로까지 900m에는 두 개 차선을 막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남은 두 개 차선을 이용해 차량이 이동을 하게 된다. 21도로시를 찾는 날인 카프리 선데이가 시작한 정조로.

 

차도를 막아 부스를 설치하고, 도로에는 경계를 나타낼 수 있도록 하였다. 수신호로 하는 안내도 힘들고, 막히는 도로를 빠져 나가려는 사람들도 힘이 든다. 하지만 운전을 하는 수원시민들은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길이 막히는데도 불구하고, 심하게 경적을 울리거나 하지 않는다.

 

 

벌어진 난장, 도로를 접수한 시민들

 

축제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위적인 축제는 항상 무엇인가 부족하기 마련. 그래서 축제는 그저 본인이 즐기고 싶은 대로 즐기면 되는 것이다. 21일 오후 차 없는 거리인 정조로와 화서문로는, 차가 아주 없어진 것은 아니다. 2차선을 막았기 때문에, 심각한 교통 혼잡을 불러 일으켰다. 시전에 예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이 되어 많은 차들이 이곳 일대로 몰려든 것.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불편보다는, 차 없는 도로를 접수했다는 것에 즐거움이 더 큰 듯하다. 아스팔트 위에 그림을 그리고, 수원의 8가지 보물이라는 자연생태적인 것들을 배워가면서 게임을 즐긴다. ‘도로시를 찾아라.’ 이벤트는 많은 경품이 걸려있어, 사람들을 들뜨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아트부스도 있고, 3,000원짜리 먹거리 부스도 있다. 자전거 등 탈 것을 타고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도 있고, 집안에서 물건을 갖고나와 좌판을 벌린 사람들도 보인다. 토우도 보이고, 커피와 찬 음료들도 자리를 잡았다. 날이 조금은 덥다고 느껴지는지, 사람들의 옷에서 봄을 느낄 수가 있다.

 

5일장의 운영, 난장의 묘를 살려야

 

한 마디로 오늘 차 없는 거리인 카프리 선데이는 난장의 형태를 빌렸다. 난장은 그야말로 북적이고, 즐길 수가 있어야만 한다. 시골의 5일장을 생각해 보자. 5일장은 전형적인 난장이다. 하지만 5일장은 난장이라고 해도, 정신 사납지가 않다. 시끄럽고 복잡한 듯하지만, 나름대로의 정해진 규범이 있기 때문이다.

 

5일장에서는 서로가 상대방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은 삼가게 된다. 그런 구심점이 있어 5일장을 오래도록 존속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그리고 5일장은 항상 장의 주체가 되는 구심점이 있다. 그 구심점에서 장의 모든 것을 통제하고 이끌어나간다. 하기에 5일장은 그렇게 북적이고 시끄러우면서도, 무엇인가 체계적이다.

 

 

오늘 카프리 선데이 도로시를 찾아라.’의 난장은, 그야말로 시끌벅적한 난장이었다. 도로를 점유한 사람들의 표정에서 즐거운 모습들이 보인다. 그동안 자동차라는 문명의 이기에 빼앗겼던 공간들이다. 그곳에서 마음대로 놀다가 보니, 옛날 흙바닥에서 어린 시절 뛰어놀던 생각이라도 난 것일까? 나이를 잊고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다.

 

너도나도 행복한 하루

 

물론 이곳을 지나가야 하는 노선버스나 차들은 많은 애를 먹었다. 12일 이후 이곳은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늘 몰려드는 차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다. 거기다가 차선을 반으로 줄여 놓았으니, 더욱 더 붐빌 수밖에. 하지만 그것은 9월 한 달 동안 우리가 해내야 할 일들이다.

 

정말 재미있어요. 오늘 가족들과 함께 왔는데, 이런 재미있는 축제에 참가하게 되었네요. 이런 카프리 데이는 전국의 지자체들이 좀 배워갔으면 해요. 한 달에 단 하루라도 아이들과 함께 걱정 없이 도로에서 뛰어놀 수 있다는 것이,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나요?”

 

 

멀리 충북 옥천에서 가족들과 함께 화성을 관람하러 왔다는 이아무개(, 39)는 아이들이 너무 재미있어 한다면서, 도로시를 찾아 인중샷을 찍어야 한다고 황급히 자리를 뜬다.

 

단 하루, 차 없는 거리를 만든 카프리 선데이. 421일 수원의 차들은 도심을 지나치느라 많은 애를 먹었지만,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정말 즐거운 하루가 되었다. 9월 한 달 동안 이곳에서 펼쳐질 생태교통 수원2013’에 많은 기대를 하는 것은, 이렇게 단 하루에 느끼는 재미를 한 달 동안 계속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수원시 정책홍보담당관실 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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