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는 아름다운 길이 철마다 다르다. 수원이 사람살기 좋은 고장이라는 것은 공직자들의 청렴도 부분에서도 상위에 속하지만,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부채도 전국에서 가장 적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철마다 아름다운 길과, 쉴만한 공간이 시 전역에 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3호인 화성은 물론이고, 거기다가 각 마을마다 마을 르네상스 운동을 펼쳐 공동체가 살아있고,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좋은 마을 만들기를 하는 모습을 보면 어찌 이곳이 사람살기 좋은 마을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을 한다. 철따라 달라지는 수원의 아름다운 길 중에 서호천 천변길이 있다.

 

 

 

서둔동 주민센터 뒤 산책로

 

노란색의 금계국이 길을 따라 피어있다. 그 가운데는 보라색 꽃들도 보인다. 길 아래로는 서호천이 흐르고 있어 길을 걸으면서 졸졸거리는 물소리도 정겹다. 봄철의 광교저수지 목책길, 경기도청, 황구지천 벚꽃길이 아름답다고 하면, 봄이 지나기 전 월드컵 경기장 주변의 진달래 꽃길 또한 아름답다.

 

광교호수공원이야 야간의 조명이 아름답지만, 화성을 따라 걸으며 즐길 수 있는 화성의 야경이야 가히 전국 최고라 할만하다. 그런 길들에 비해 조금도 뒤처지지 않는 아름다운 길이 바로 서호천 금계국 꽃길 산책로이다. 수원시 권선구 서호로 146에 자리하고 있는 서둔동 주민센터에서 큰 길로 나오면 서둔교가 있다.

 

 

서둔교는 요즘 한창 꽃구경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은 곳은 아니지만, 지나는 사람마다 모두 휴대폰에 사진을 담느라 야단이다. 서둔교 양편에 아름답게 핀 꽃이 환상적이다. 그리고 서호천을 따라 난 산책로에 접어들면 금계국이 양편을 따라 늘어서 있다. 천천히 그 길을 따라 걷다가 보면 피안의 세계에 온듯하다.

 

천변 길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길

 

이 금계국 산책로는 천변을 따라 길게 마련이 되었으며, 서둔교에서 농대교까지 이어져 있다. 길을 걷다가 천변으로 내려가며, 서호천 천변길과 연결을 할 수 있도록 곳곳에 징검다리를 마련했다. 건너편에는 커다란 나무들의 녹음이 우거지고, 쳔변 옆으로는 금계국의 아름다운 꽃을 피운 서호천 금계국 산책로가 자리한다.

 

 

수원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금계국 산책로. 특히 이 길 아래로는 서호천이 흐르고 있고, 서둔교와 농대교의 교각 밑에는 벽화작업을 하고 있어, 앞으로 더 아름다운 길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중간 운동시설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곳 서호천은 자연천으로 요즈음 물이 조금씩 깨끗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계국이 양편에 핀 산책길이나 서호천 천변길도 아침저녁으로 걷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늘어났습니다. 앞으로 잘 관리를 하면 수원의 또 다른 명소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라고 한다.

 

 

더욱 이 금계국 산책로와 이어지는 서둔동 앙카라 벽화골목과 앙카라 학교공원이 연결이 될 수 있어, 더 좋은 길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곳 서둔동 금계국 산책길이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가대하고 있다.

 

수원은 벽화 길로 유명한 곳이 몇 군데가 있다. 우리나라 최장 벽화골목을 자랑하는 지동 벽화 길부터 지난 해 생태교통으로 한 달간 뜨거웠던 행궁동 벽화골목과 앙카라 벽화 길들도 유명하다, 곳곳에는 수많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어 수원을 찾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또한 여기저기 자투리땅을 이용한 쌈지공원 등도 수원의 즐거움이다.

 

요즈음은 꽃철이다. 어딜 가나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봄이 무르익었음을 알 수가 있다. 그래서 봄은 사람을 들뜨게 만든다고 한 것일까? 모처럼 벚꽃이 만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에 자리하고 있는 경기도청 주변에 만개한 벚꽃구경을 나갔다.

 

 

꽃과 사람들 모두가 즐거운 볼거리

 

봄은 역시 꽃이 있어서 좋다, 꽃구경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좋다. 그런 구경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봄을 만끽할 수 있지 않은가? 도청 주변으로 만개한 벚꽃이 장관을 연출하고, 사람들은 그곳을 찾아 봄을 만끽하고 있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부터,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나와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도청 주변의 만개한 벚꽃을 구경하고 난 뒤, 팔달구 팔달로 28에 소재한 수원문화원 방향으로 발길을 돌렸다. 많은 사람들이 노랗게 핀 개나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흰 벚꽃과 목련, 그리도 노란 개나리, 붉은 진달래가 함께 어우러진 팔달산은 그야말로 사람들로 만원이다.

 

“정말 장관입니다. 이렇게 한 곳에서 여러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는 곳이 그리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올해는 시기별로 피던 꽃들이 날씨 탓인지 모두 함께 피어 꽃구경이 더욱 즐겁습니다.” 가족과 함께 꽃구경을 나왔다는 이아무개(여, 33세)의 말이다.

 

 

수원은 벽화 마을이 맞네.

 

수원문화원의 축대가 노랗게 옷을 입었다. 그리고 그 노란 개나리꽃 밑으로 아름답게 조성한 벽화가 이채롭다. 여기저기 솟대를 형상화한 많은 조형물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그 밑을 지나면서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해 포즈를 취한다. 이곳의 벽화는 딴 곳과는 달리 벽에 조형물을 설치해 벽화를 대신했다.

 

“우리나라 여러 곳을 다니면서 벽화를 구경했지만, 이렇게 꽃과 어우러진 벽화는 처음입니다. 물론 많은 곳들이 꽃을 함께 심기는 했지만, 이렇게 자연적으로 어우러진 개나리꽃과 조형을 한 벽화는 이곳이 가장 멋집니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도 이렇게 아름다운 벽화는 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꽃구경을 하러 왔다는 한 대학생의 이야기이다.

 

 

여기저기 널린 소공원도 아름다워

 

벚꽃과 벽화를 구경하고 난 뒤 매산로로 접어들었다. 수원시 교동인 이곳은 지난 날 젊은이들이 가장 즐겨 찾는 거리였다. 지금은 로데오상가거리라고 하는 이곳은 여기저기 길거리 갤러리가 있어 유명한 곳이다. 이곳 매산로 119에는 수원시여성가족회관이 자리하고 있다. 여성가족회관은 여성의 복지와 권익증진, 능력개발과 사회참여 확대를 위해 2011년 수원시가 민간 위탁경영을 하는 곳이다.

 

여성가족회관 뒤편에는 지난해부터 조성을 한 작은 소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작은 공간을 수원시민들과 여성가족회관을 찾는 부모와 어린이들을 위해 쉼터로 조성한 공간이다. 여기저기 널린 의자가 이채롭다. 거기다가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마련되어 있다. 지난해 심어놓은 나무에도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 아르신 한 분은

“수원은 어딜 가나 이렇게 쉴 곳이 많아서 참 좋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루 종일 걷거나 구경을 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수원은 여기저기 구경을 다니다가 보면 이렇게 쌈지공원을 많이 조성해 놓아서 편하다.”고 한다.

 

봄철에 가장 구경하기가 좋다는 수원. 각 주민센터마다 조성한 다양한 벽화와 자투리땅을 이용해 조성한 쌈지공원, 수원이 좋은 이유이다. 또한 봄철에 많은 사람들이 수원을 즐겨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10년 가까이 되었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계속 글공부를 했죠. 그러다가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시를 쓰고 싶어 국문과를 지망했는데, 글쓰기보다는 딴 공부를 더 많이 해야 하데요. 이제는 정말로 문예창작이 하고 싶어요.”

 

그래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올해 56세의 박경옥씨는 지금도 아이들에게 초등학생에게는,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면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중학교 학생들에게도 논술을 가르친다고. 20여명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정리를 해야겠단다. 자신이 공부를 더 하고 싶기 때문에.

 

 

한국시학 신인상도 수상

 

박경옥씨는 계간지 문파문학으로 등단을 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수필로 등단을 했지만, 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시를 쓰고 있다는 것. 주변에서는 시로 등단을 하라고 권유를 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더 많은 시를 쓰고 난 다음에 시집을 내고 등단을 하겠다는 것이다.

 

요즈음은 시를 더 많이 쓰고 있어요. 3년 전인 20101120일에는 한국경기시인협회 주관인 한국시학 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그러면서 시에 더 집중하게 되었는지도 몰라요. 요즈음은 시를 쓰는 재미를 느끼고 있죠.”

 

박경옥씨를 처음 만난 것은 수원시 팔달구 지동 벽화 길에 시인의 벽을 조성하는 날이었다. 좁은 골목길에서 벽에 자신의 시 오래된 골목을 적고 있는 그녀는, 흡사 벽과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대담 요청을 했다. 그리고 28일 오후 영통의 가을이 깊이 내리 앉은 한적한 공원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어릴 적 친구는 없지만 마음속의 모습은 그대로

 

푸성귀 같은 아이들 웃음소리

앞집 마루까지 들리던 낡은 골목길

어스름 달 저물도록

자치기 깡통차기 흙냄새 펄럭이다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에

아이들 하나씩 달려가 버리고 나면

골목길도 꾸벅꾸벅 졸음에 겨워

어느새 하늘엔 별 총총히 피어났다

 

골목 한쪽 평상을 펴고 앉아

지나던 사람 불러 팥 칼국수

한 사발씩 퍼주던 손때 묻은 인정이

담벼락 밑 채송화처럼 피어나던 길

오래전 버리고 떠난 허름한 그곳에 서면

아버지 자전거소리 휘파람처럼 들리고

구부러진 길 끝 만화방에 걸려있던

아라비안나이트가 초저녁달처럼 뜬다.

 

오래된 골목이라는 시이다. 동서문학 수상작이기도 하다는 이 시가, 벽화 골목의 분위기와 꽤 맞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어려서 살던 곳은 군산이었어요. 나이가 들어 그곳을 찾았는데 어려서 뛰어놀던 골목이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었죠. 하지만 내 마음속에 골목은 옛 모습 그대로였어요. 골목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때 지은 시예요. 아마도 시를 쓰는 사람들은 모든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무 한 그루를 보더라도 그 나무가 그냥 나무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죠. 그 나무와 대화를 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마음대로 치장을 할 수 있으니까요.”

 

동화도 쓰고 싶어, 끝 없는 글 욕심

 

박경옥씨의 글 욕심은 끝이 없다. 앞으로는 동화도 쓰고 싶다고 한다. 시를 쓰면서 느끼는 마음의 설렘. 그리고 시를 완성하고 난 후에 밀려오는 성취감도 있지만 자신을 스스로 알아준다는 것이다. 한동안은 슬럼프에 빠져보기도 했다는 박경옥씨. 결혼을 하면서 수원으로 올라온 지 22년째라고 한다.

 

생활 때문이죠. 아무래도 여자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나가다 보면, 생활에 어려움이 많이 따르니까요. 그래서 잠시 동안 글을 쓰지 못했어요. 앞으로는 아마 그런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아이들과 접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동화가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 더 많은 공부를 해야겠다고 하는 박경옥씨. 나이에 걸맞지 않게 글 욕심이 많은 그녀에게 기대를 거는 것도, 그러한 욕심 때문인가 보다.

흔히 고인돌이라고 부르는 지석묘는,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이다. 고인돌은 주로 경제력이 있거나, 정치권력을 가진 지배층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고인돌은 4개의 받침돌을 세워 돌방을 만들고 그 위에 거대하고 평평한 덮개돌을 올려놓은 탁자식과, 땅 속에 돌방을 만들고 작은 받침돌을 세운 뒤 그 위에 덮개돌을 올린 바둑판식으로 구분된다.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은 바위가 많아 ‘묘바위’, ‘검바위’, ‘금암’ 등으로 불렀으며, 이곳에는 모두 11기의 지석묘가 확인되었다. 그 중 9기의 고인돌은 경기도기념물 제112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이곳의 고인돌들은 덮개돌은 땅 위에 드러나 있지만 하부구조는 흙속에 묻혀 있어 자세하게 알 수 없다. 고인돌 가운데 규모가 큰 것은 덮개돌의 길이가 6m 정도이다.

 

 

고인돌에 파인 성혈, 쇠붙이로 조형한 듯해

 

고인돌 덮개돌의 윗면에는 수직으로 파인 알구멍(=성혈(性穴))이 있다. 금암동의 고인돌 중에서 2호 고인돌에도 성혈이 나 있는데, 구멍의 파인 모양으로 보아 쇠붙이를 이용하여 만들어진 것 같다. 이 성혈은 풍년을 빌거나 자식 낳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만들었다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알려져 있지 않다.

 

오산시 금암동에 분포한 9기의 지정 고인돌은 금암동 일대의 야트막한 구릉지대와 논에 분포하고 있던 것을, 현재는 공원으로 조성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고인돌 중에서 덮개돌만 땅 위에 올려놓은 것을 개석식이라고 하는데, 전문가들은 금암동의 고인돌 군이 바둑판식이라고도 하지만(문화재청 설명) 이곳의 고인돌은 모두 개석식으로 보인다. 덮개돌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길이가 6m에 이른다. 각 덮개돌의 둘레에는 돌을 다듬은 흔적이 잘 남아 있다.

 

공원으로 조성한 금암동 고인돌군

 

5월 2일 찾아간 금암동 고인돌 무리. 공원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먼저 바위 위에 조성한 한 기의 고인돌이 보인다. 6호 고인돌은 바위 위에 커다란 덮개돌 하나를 올려놓은 형태이다. 화강암 계통의 장방형 돌로 조성한 덮개돌이다. 그 곳을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제5호 고인돌을 만나게 된다.

 

 

 

5호 고인돌은 덮개돌이 두 조각으로 깨어져 있고, 돌의 형태는 장타원방형에 가깝다. 그곳에서 고인돌 무리가 모여 있는 아래편으로 내려가면, 여러 기의 고인돌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이 중에서 경사가 완만한 비탈에 놓여있는 4호 고인돌은 덮개돌이 장방형에 가깝고, 덮개돌 남쪽과 동쪽 부분의 단면을 다듬은 흔적이 남아있다.

 

현재 공원으로 조성한 이곳 금암동의 고인돌 무리군에는 할아버지바위와 할머니 바위가 있으며, 7기의 고인돌이 펼쳐져 있다.

 

 

 

 

사적 지정 서둘러야

 

고인돌군이 펼쳐진 곳은 정비가 잘 되어있어, 학생들이 찾아와 고인돌에 대해 알아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한편으로는 고인돌의 역사와 모양, 분포 등을 알아볼 수 있도록 설명판을 붙여놓은 구조물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운동을 하면서 걷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다.

 

 

고인돌군이 펼쳐진 동편으로는 할아버지바위와 할머니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들은 마을을 위하는 돌이라고도 한다. 모두 9기의 개석식 고인돌이 자리를 하고 있는 오산시 금암동 고인돌군. 현재 경기도기념물로 지정이 되어있지만, 개석식고인돌이 무리를 지어 있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사적’으로 지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연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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