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그들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조차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했다. 그들은 연극이라는 몸동작을 통해 자신들이 사회에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었다. ‘2014 수원화성국제연극제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바로 결혼이주민들이 펼치는 연극, 극단 모아의 결혼, 노숙인 21명이 무대를 꾸민 극단 노자의 이었다.

 

16일과 17일 오후 7시에 수원시민소극장 무대에 오른 극단 노자의 은 노숙자들의 입을 통해 직접 들어보는 이라는 의미를 다른 작품이다. 집에 안달을 하는 많은 사람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 속에서 괴연 나만의 공간인 집이라는 곳을 떠나 새우처럼 몸을 굽히고 누운 자신을 발견한다.

 

 

극단 노자가 집이라는 연극으로 국제연극제에 참석을 하면서, 처음부터 저희에게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취재도 일체 하지 않아야 하고, 사진 촬영 등도 일체 하지 않아야 된다는 것이죠. 그런 조건이 수락되지 않는다면 무대에 서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극단 노자의 집은 사진 촬영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극단 모아가 들려준 이주여성들의 이야기

 

올해 극단 MOA우리에게도 햇살이라는 작품으로 경기도 다문화연극제에 참여를 하였으며, 단체상으로 경기도의회의장상인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는 남자주인공인 구릉굽더 마하둘이 최우수연기상을, 여자 주인공인 강애신은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또한 익사이팅 페스티벌에서는 강애신, 왕그나, 꾸우찌샤가 중국 장족의 춤인 시이그로 대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지난해부터 다문화연극제에서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던 극단 모아가 수원화성국제연극제 무대에 올랐다. 극단 모아의 결혼16일 오후 8시 화성 화서문 밖에 마련한 성곽극장인 사북공심돈 무대에 오른 것이다. 김성렬 연출로 강애신, 구릉굽더 마하둘, 진입유, 잉케, 왕그나, 구미영 등이 출연했다.

 

극단 모아의 결혼은 이주여성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테마로 한 것이다. 한국남자와 결혼을 한 베트남 여성들은 부푼 꿈을 안고 한극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으로 낯선 나라에 온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생활이 부자연스럽다. 더구나 문화도 다르고 음식과 언어 등 모든 것이 다 다르다.

 

 

이렇게 자신이 꿈을 꾸어 온 결혼생활과 많이 달라져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사랑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가족 간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연극을 마치고 큰 박수를 받은 극단 모아의 단원들은 뒤풀이를 한다고 다시 모였다.

 

결혼이민자들 조금 더 이해해 주었으면

 

뒤풀이 자리에서 만난 결혼이민자들은 하나같이 활발한 성격이었다. 물론 극단 모아의 회원들은 이미 한국으로 이주를 한지 세월이 꽤 흘렀고, 그동안 한국생활에도 많이 익숙해져 있는 결혼이민자들이다. 하기에 서먹한 분위기는 많이 해소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외국의 다양한 민족들 중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것 같아요. 저희들이 만나는 사람들을 보면 점차 다양해지고 점점 그 숫자가 늘어나고 있거든요. 이제는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결혼이민자들을 좀 더 이해하고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았으면 좋겠어요. 다문화라는 말로 구분을 지을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이라는 생각으로요.”

 

뒤풀이 장에서 만난 모아 회원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자신들의 사정을 연극으로 무대에 올려 박수를 받기는 했지만, 정작 앞으로도 이런 일이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술을 한 잔씩 나누면서 모처럼 가진 좋은 만남. 그런 만남이 점차 다문화라는 언어를 녹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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