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 다니다가 보면 밥을 먹는 것이 큰 고민꺼리가 아닐 수 없다. 10월 10일 여수를 내려가서 먹은 점심은 음식 맛도 좋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의 정이 더 좋은 그런 음식이었다. 아침 일찍 여수로 향했다. 여수는 해산물을 살 일이 있어 내려갔는데, 지리도 잘 모르지만 싱싱한 생선을 사기 위해 여수에 사는 블로거인 임현철님께 부탁을 했다.

임현철님은 그 동안 몇 번 만나 술을 같이 한 적이 있어, 형님 아우 하는 사이이니 오랜만에 얼굴도 좀 볼 겸 부탁을 했다. 여수에서 만나 함께 수산시장을 들어가 수산물을 구입한 후 저밈을 먹자고 한다.

여수에 사는 블로거 임현철님이 안내해 준 식당의 상차림. 보기에도 깔끔한 것이 맛 또한 일품이다.


맛깔스런 음식, 그리고 좋은 사람.

임현철님이 안내를 해준 곳은 작은 식당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테이블 몇 조가 있을 뿐이다. 미리 예약을 해 놓은 터라 상위에는 음식이 차려져 있는데, 보기만 해도 깔끔하단 생각이 든다. 우리가 시킨 음식은 갈치조림이었는데, 준비가 다 된 듯 바로 음식을 내어준다.

“형님 막걸리 한잔은 하셔야죠”
“당연하지”

정갈하니 차려진 밑반찬. 남도답게 음식 맛은 더 이상 이야기 할 필요가 없다.


늘 만나면 그렇게 술로 회포를 푼다. 참 이 술은 어찌 그리 시도 때도 없이 술술 들어가는 것인지. 막걸리 한 주전자를 나누어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맛있는 음식보다 그 정이 더 즐거운 것이 아닐까?

마침 시간이 지나 속이 출출한 탓도 있지만, 좋은 사람을 만나 함께 먹는 음식 맛은 더할 나위가 없다. 음식은 간결하니 깔끔하다. 그 중에서도 오래 묵은 갓김치와 갈치내장젓갈이라고 하는 것은, 음식 까다롭기로 소문 난 내 입에 감길 정도였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랴. 좋은 사람과 좋은 음식,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듯하다

갈치조림. 이런 것 하나만 갖고도 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남도였다.

원래 낮술을 않하지만, 좋은 사람을 만났으니 어찌 그냥 헤어지랴. 남도의 맛있는 막걸리와 좋은 사람. 이보다 더 좋은 음식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음식 맛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다가 보니 사진을 찍는 것을 잊었다. 밥을 먹다말고 생각이 나 잠시 한 장 찍고. 옆에 있는 것김치는 해묵은 것이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글 한자 남기지 않는다면 그도 블로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준 여수 해오름식당. 전문적인 음식 소개 블로거가 아닌 나로서는 주소며 연락처 등은 항상 묻지를 않는다. 간판에 전화번호가 나와 그도 다행이라는 생각. 임현철님이 선물로 준 해묵은 갓김치와 꼬들빼기 김치. 그것을 갖고 와 밥을 두 그릇이나 비웠다는. "아우님 고마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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