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 되면 속초 영랑호에는 세 가지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그 첫째는 설악의 배경으로 피는 아름다운 꽃이요. 두 번째는 영랑호반을 아름답게 꾸미는 꽃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영랑호 주변에 있는 불당골 보광사에 피는 꽃이라고 한다. 보광사에 피는 꽃 역시 세 가지라고 사람들은 이야기를 한다.

그 첫째는 주변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꽃이요, 두 번 째는 봄철 세시음식인 화전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화전을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대개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젊음의 꽃이 핀다고 이야기를 한다.


꽃피는 봄날이 되면 사람들은 즐겁다

4월 24일 일요일. 아침 9시 경이 되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다. 바람에 다소 세찬 듯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이다. ‘2011 속초영랑호화전문화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녀들의 손을 잡고 모여 들어 여기저기 자리를 잡고 앉는다. 바람이 불면 흙먼지가 일지만, 그 와중에도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손길은 바쁘기만 하다. 아이들은 저 마다의 실력을 뽑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화전문화제가 열리는 속초에는, 인근 고성과 양양, 멀리서는 경기도에서도 아이들이 참가를 하기도 한다.



“봄철이 되면 은근히 기다려지죠.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겸 화전문화제에 참가를 하고는 합니다. 좋은 상도 받고 더구나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가 있어서 좋아요”

속초시 교동에 거주하는 이 아무개주부(35세)의 이야기다. 인구가 많지 않은 도시에서 자발적으로 이루어 낸 화전문화제이기는 하지만, 강원도지사상, 강원교육감상, 속초시장상, 속초양양교육지원청 교육장 상 등 많은 상이 있어서, 아이들에게 골고루 시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이 문화제의 특징이다.



“속초에도 많은 문화제가 있고 아이들이 참여하는 그리기와 글짓기 대회도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전통음식을 맛보아가면서 즐길 수 있는 축제는 화전문화제가 유일한 것 같습니다. 내년서 부터는 더 많은 아이들이 참가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아요”

속초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선생님의 이야기이다.



화전문화제는 앞으로 키워나가야 할 좋은 청소년축제

속초영랑호화전문화제는 앞으로 좋은 문화제로 키워나가야 할 청소년 축제라고 한다. 600여명의 아이들이 참여를 해 저마다의 기량을 다투는 이 문화제는 앞으로도 개선할 점이 많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배가 부를 수는 없는 일. 차츰 보완을 해 나가면서 강원도 지역의 가장 아름다운 청소년축제로 키워 줄 것을 사람들은 바라고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흙먼지가 날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축제장을 찾아 하루를 즐기는 아이들과 가족들. 모두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시지를 않는다. 가장 마음 편하게 찾아와 즐기고 갈 수 있는 축제장이기 때문이란다.

학생들을 격려차 축제장에 들린 채용생 속초시장. 원어민 강사와 담소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유기견에 대한 글을 올렸다.(버려진 녀석을 걱정하다 의 글) 많은 분들이 그 작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면서 사연을 남겨주었다. 결론부터 이야기를 하자면, 다행하게도 동물병원에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는 중이다. 다리에 있던 철사라고 생각했던 것도 나무가지였다는 것이다. 주인을 잃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던 녀석이, 자꾸만 눈에 밟혀 잠을 제대로 자지를 못했다.

의견을 남겨주신 분 중에는 자신이 키우겠다고 연락처까지 남겨 놓은 분들도 계시다. 오늘 아침 여주에 있는 아우에게 그 녀석이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고 있더라는 것이다. 블로그를 들어가 보면 메시지글에 키우겠다는 분이 계시니, 연락을 취해보라고 했다. 그래놓고는 연락이 올 때까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구조를 하기 전 버려진 곳의 풀밭에 힘없이 있는 녀석입니다

동물병원으로 옮겼다는 말에

오후 8시가 다되어 가는데 연락이 왔다. 녀석을 키우겠다는 분과 통화를 하고 난 후, 여주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데려다 주었다는 것이다.

가만히 있디?”
그냥 차에 태우니까 바로 난리를 치데요. 창문을 발로 긁고

왜 그랬지

아마 집으로 가는 줄 알고 그랬나 봐요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더니

말도 말아요. 동물병원에 가서도 그렇게 활달하게 돌아다녀요


얼마나 그곳에서 오랜 떠돌이 생활을 한 것일까? 그런 춥고 배고픈 것에서 벗어났다는 안도감에서일까? 동물병원에 가서는 언제 그렇게 풀죽은 모습으로 있었냐는 듯 활개를 치고 돌아다니더라는 것이다. 아마 이제 주인이 곧 자신을 데리러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은 아닐까? 개를 키우겠다는 분이 곧 데려갈 테니, 녀석의 건강을 좀 챙겨보라는 부탁가지 했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는 한시름 놓았다.

녀석은 나이가 꽤 먹었다고 한다. 그런 녀석이 그렇게 사람들의 발길만 보아도 목을 움츠리고 겁에 질려 있었던 것은, 그동안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받았는지도 모르다. 녀석을 길가에서 만난 날도 걱정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비키지 않는다고 빵빵거리면서 욕을 하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에 더 걱정스러웠다.


집으로 데려 와 먹이를 먹고 있는 사진입니다

두 가지 주인이 있다.

녀석은 아마도 그곳 어디를 다니는 사람이 유기를 한 것 같다. 얼마나 오랫동안 그 추운 길에서 자신을 버리고 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일까? 아마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올 겨울처럼 추운 날을 버티기라도 했을지 모르겠다. 다행히 보듬고 키우겠다는 분이 나타난 것만 해도 녀석의 복이란 생각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이 있다. 마음이 따듯하고 정말 동물을 가족과 같이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또 한 가지는 개만도 못한 사람이다. 바로 이렇게 키우던 개를 유기하는 사람들이다. 키우다가 못 키워 내다 버릴 것이라면, 아예 집안에 들이지를 말아야 한다. 그동안 방송 등을 통해 수 없이 길가에 내버려진 유기견들을 보면서, 참 마음 속으로 안쓰러워했다. 좋을 때는 내새끼’ ‘내딸이라는 표현을 일삼으며 너스레를 떨다가, 어떻게 그렇게 길가에 버릴 수가 있는 것인지.


동물 병원으로 옮겨진 후 표정이 달라졌습니다

이 엄마라고 부르면서 키우던 사람들. 자식과 같다고 말만 번지르르 하는 사람들. 가족이라고 떠들어 대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자식을 버리고 가족을 버렸다. 그렇게 하고도 스스로가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말로 개보다 못한 인간이 아닐까?

이번에 만난 녀석으로 인해 생각을 한다. 그래도 세상에는 마음이 따듯한 분들이 계시기에,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된 녀석. 앞으로는 정말 행복한 날이길 기원한다. 끝으로 녀석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걱정을 함께 해 주셨던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한 동물병원으로 옮기게 해주신 분, 고맙습니다. 그런 아픈 사연이 있어 녀석과의 인연이 생긴 것이나 아닌가 합니다.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사진을 보내주신 상교리 지우재의 지우선생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백혈병을 앓고 있는 완주군 이서초등학교 1학년인 김지영 어린이. 많은 사람들이 지영이를 돕겠다고 발을 벗고 나섰다. 그래서인가 다행히 없는 살림살이에 걱정을 하고 있던 수술비가, 어느 정도 확보가 되었다고 한다. 그 소식만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12월 22일(수) 오후 2시에 좋은 세상을 만드는 어린이 구호단체 NGO인 굿월드 자선은행의 이상직 대표(이스타 항공 그룹 회장)와 함께 이서초등학교를 찾았다. 그동안 자선은행 회원들이 모금을 한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서초등학교 남용식 교장께서 일행을 반가이 맞아주신다. 이 자리에는 지영이의 할머니와 동생 건희도 함께 자리를 하였다.

사단법인 굿월드 자선은행의 이상직 대표가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좌측부터) 이상직 대표, 지영이 담임,
남용식 교장, 지영이 할머니와 동생 건희.


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모여

성금을 전달하는 자리에서 자선은행 이상직 대표는 “지영이가 모든 회원님들의 간절한 마음으로 모은 성금을 갖고, 하루 빨리 완쾌해 친구들이 있는 학교로 돌아오기를 기원한다. 아마 그 정성이 모였으니 반드시 완쾌할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하였다. 이서초등학교 남용식 교장은 “이번 지영이 일로 인해 우리사회가 얼마나 따듯한 가를 새삼 느꼈다. 아직은 참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 마음이 기쁘다”면서 지영이를 꼭 완쾌시킬 것을 다짐하였다.

함께 자리를 한 지영이의 할머니께서는 “참으로 암담했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성금을 보내주어서 우리 지영이가 살아날 수 있게 되었다.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지영이의 동생인 건희(남, 6세. 유치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서 그런가, 연신 장난을 하면서 돌아다닌다. 이렇게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에게 그런 몹쓸 병이 들었다는 것이 더욱 마음이 아프다.


남용식 교장이 들려주는 따듯한 이야기

성금을 전달하고 난 뒤 이서초등학교 남용식 교장은 이번에 성금을 보내준 많은 분들께 정말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난 뒤, 몇 분의 이야기를 해준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이렇게 마음 따듯한 분들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운 세상이라는 것이다.

가족이름으로 성금을

한 가족은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이름도 밝히지 않고 전해왔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해, 사정 끝에 부인의 이름으로 통장에 입금을 했다고 한다. 이분들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지영이를 돕겠다고 성금을 갖고 찾아왔다는 것이다. 이 가족들은 매년 연말이 되면 불우한 이웃을 돕는 성금을 내는데, 이번에 지영이 소식을 듣고 가족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그 회의에서 아이들과 함께 여행비까지를 모두 더하여 지영이를 위한 성금으로 쾌척을 했다는 것이다. 3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성금으로 기탁을 하면서도,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이 가족들. 그리고 부모님들의 의견을 찬성을 한 아이들. 이런 따듯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영이의 병이 완쾌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본다.

지영이는 현재 서을에서 치료중이다. 동생 건희이다.

재소자의 눈물어린 편지

지영이의 담임선생님께로 편지가 두 통이 왔단다. 한 통은 선생님 앞으로 편지를 쓴 것이고, 또 한 통은 지영이에게 전해달라며 10만원이 동봉된 편지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편지를 쓴 사람은 재소자였다고 한다. 담임선생님께 쓴 편지 안에는 “이렇게 죄를 짓고 살아가는 저희 같은 사람들이 그런 병을 앓아야 하는데, 이제 겨우 8살짜리 지영이가 그런 몹쓸 병에 걸린 것이, 알고 보면 우리 같은 사람들 때문인 것 같아 죄스럽다”면서 10만원을 보내왔다고 한다.

재소자까지도 지영이 소식을 듣고 자신이 어렵게 모은 돈을 보내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로 우리 사회는 아직도 따듯하다는 것을 느낀다. 남용식 교장은 그 외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는 이런 마음 착한 분들이 있다는 것에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지영이는 앞으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이런 마음들이 보내 준 성금이기 때문에 반드시 완쾌할 것이라고요” 라고 한다.

다음 뷰에 올린 글을 보고 성금을 보내 주신 이웃 블로거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려 정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지영이가 다시 학교로 돌아오는 날, 다시 한 번 지영이를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그 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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