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 산이나 들이 노랗게 꽃을 피우는 작은 국화가 있다. 흔히 감국이라고 하는 이 국화꽃은 다년생으로 꽃의 지름은 2.5cm 정도이다. 이 감국은 꽃의 향기가 진해 차를 끓여 마시기도 한다. 가을에 이 감국으로 차를 끓여 마시면 감기예방에 좋다고 한다. 이 감국의 채취 시기는 지금이 제철이다.

 

가을에 채취하는 감국으로 차를 끓여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눈병에 좋다고 한다. 특히 눈물이 많이 흐르는 사람들은 이 감국으로 차를 끓여서 마시면 눈물이 멎는다고 한다. 현기증을 잘 느끼는 사람도 이 감국차를 자주 마시면 좋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날이 쌀쌀할 때, 이 감국차 한 잔이면 족하다는 것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의 말이다.

 

 

비 오는 날 따듯한 차 한 잔의 여유

 

가을비는 차다. 이틀 동안 마치 장맛비처럼 내리는 비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마음까지 젖은 듯하다. 바람까지 부는 날은 괜히 따듯한 차 한 잔이 그리울 수 있다. 그런데 태장동 국화축제를 열고 있는 길 한편에 따듯한 국화차를 대접한다는 문구가 보인다. 비가 오는 날이라서 인가 유난히 그 곳 부스에만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다.

 

명선다례원(원장 김종숙)’이라는 곳에서 나와 봉사를 하고 있다는 이분들은 국화꽃 축제에 어울리게 감국 차를 모인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있는 중이다. 명선다례원은 회원이 15명 정도라고 하며, 이제 다례를 시작한지 1년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지역의 축제 때 많은 사람들에게 차를 대접하고 있다고.

 

 

가을이 되면서 여기저기 많은 행사가 열리고, 그런 행사장에는 반드시 차를 대접하는 다례원 등의 회원이 보인다. 이 곳 태장동에서 봉사를 하는 명선다례원 회원들은 1주일에 한 번 토요일에 만나서 차에 대한 공부를 한다고.

 

불공은 남을 위한 것, 차는 자신을 위한 것.

 

저희들은 수지선원에서 매주 금요일에도 한 번씩 만나서 차를 끓이고는 해요. 우리가 흔히 불가에서 말하길 불공을 드리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이고, 차를 끓이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하죠. 차를 이렇게 끓이다가 보면 마음이 정화가 되고 안정을 되찾을 수가 있으니까요. 이렇게 남에게 봉사를 할 수도 있고요.”

 

보통 이렇게 봉사를 하러 나오면 3~5명이 함께 나온다고 한다. 비가 오는 날이라 따듯한 차 한 잔이 그리울 때 노란 감국 차 한 잔이 절실한 터에 제격이란 생각이다. 감국은 비교적 채취하기가 수월하다. 들에 나가면 자주 눈에 띠기 때문이다. 그런 감국 꽃을 송이를 따서 그늘에 잘 말려 사용할 수 있다.

 

차에 대한 이야기는 일상다반사(日常茶飯事)’라는 말에서 찾을 수가 있다. 삼국시대에 승려들이 차를 많이 마시기 때문에 늘 자주 일어나는 일을 비유한 말이다. 우리나라 차의 기록은 신라 흥덕왕 때 당의 문종에게서 받은 차나무의 씨앗을 지리산에 심었다고 전한다. 이러한 차 한 잔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어찌 반갑지 않으리오. 연세가 드신 주민 한 분은 따듯한 차 한 잔이 고맙다고 하면서

 

 

오늘 같은 날 이렇게 따듯한 차 한 잔이 정말 고맙습니다. 따듯한 것이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 향이 짙은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어서요. 이렇게 다도를 하시는 분들이 행사장마다 함께 해 주시니 정말 좋습니다.”라고 한다. 이렇게 따듯한 감국 차 한 잔을 마시면 옛글의 문구가 생각이 난다.

 

국화미감제습풍 두현안적수누공(菊花味甘除熱風 頭眩眼赤收淚功)’

국화는 맛이 단데 열사와 풍사를 없앤다.

피진 눈과 어지럼증을 없애며

눈물을 걷는 효력이 있다.

 

가을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었다. 태장동(동장 장동훈) 주민센터로 들어가는 길목 4차선 도로는 이곳 한 편을 막고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단풍이 곱게 물들었다. 이런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가을꽃인 국화축제를 열었다면 그 운치를 감상하는 것만 하여도 행복이다.

 

이런 가을꽃이라는 국화축제가 열리는 날인데 전날부터 가을비가 내린다. 여름 장마철 빗줄기같은 비가 내리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영통구 태장동에서는 주민센터 앞에 도로를 차 없는 도로로 운영하면서 3회 국화축제를 연 것이다. 비는 오지만 이날 계획된 행사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차질 없이 운영된다고 한다.

 

우중에도 주민센터 찾는 발길 이어져

 

오늘 단풍도 곱게 물들고 국화도 아름답게 피어 비만 오지 않았다면 최상의 축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어제부터 내린 비로 행사 일부가 제외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모든 예정된 행사는 차질 없이 진행하려고 합니다.”

 

 

태장동 김광수 총괄팀장은 그치지 않는 가을비에 애를 태우고 다닌다. 차 없는 거리에서는 가훈써주기 등 빗속에서도 준비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주민센터 한편에 마련한 2부 행사인 마을음악회는 무대 위에 천막을 치고 준비를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오후 5시부터 진도 북놀이를 비롯해, 색소폰 연주, 난타, 탈춤 등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고.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그래도 주민센터를 찾아와 주시네요.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잊지 못할 추억이 만들어 질 것 같아요. 이왕 날을 잡아놓은 것이니 기분 좋게 행사를 치러야죠.”

 

주민센터 1층 광장 앞에 부스를 치고 먹거리를 팔던 한 주민은, 비가 오기는 하지만 오히려 이런 날 행사를 한다는 것이 기억에 더 남지 않겠느냐며 웃는다. 오후 350분부터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릴 개막식에는, 수원시 이재준 제2부시장을 비롯해 지역의 박광온 국회의원과 안혜영 경기도의회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렁각시 파수꾼떡메치기 행사 아쉬워

 

이날 비가 오는 관계로 주민센터 앞 차 없는 거리에서 진행될 예정인 태장 우렁각시 파수꾼의 떡메차기 행사를 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못내 아쉽다고 한다.

 

저희 태장 우렁각시 파수꾼은 도, 농 갬프단으로 초등학교 5~6힉년과 중학생, 학부모, 그리고 태장동 주민자치위원(위원장 고성재) 등이 5월부터 10월까지 총 7회에 걸쳐 우렁이 농법을 이용한 벼농사 체험을 했습니다. 전문 농사꾼들의 지도를 받아 모내기서부터 시작해 가을에 탈곡까지 손수 체험을 한 것이죠.”

 

이렇게 수확을 한 쌀을 이용해 떡메치기 시범을 보이기로 해 모든 사람들이 기대를 걸고 있었다고. 하지만 비가 연 이틀이나 오는 바람에 행사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김광수 총괄팀장은 안타깝다고 한다.

 

 

이들은 510일 도, 농 캠프단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517일 직접 논에 들어가 손모내기를 했다. 524일에는 논에 우렁이들을 풀었으며, 726일에는 논생물을 채집과 관찰을 했다. 823일에는 현장을 방문해 국화재배를 견학했으며, 920일에는 벼베기 및 탈곡을 했다.

 

이렇게 5월부터 9월까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체험해 얻은 수확으로 떡을 만들어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 비로 인해 자칫 취소할 수도 있다는 것. 비가 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들이 모여 즐기는 태장동 국화축제의 생태자전거체험과 그림그리기는 날짜를 옮겨 태장마루 도서관에서 열 예정이다.

가을, 가을비, 단풍, 낙엽. 이 모든 것은 모두 가을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이다. 이런 단어들에 익숙한 계절에 길을 나섰다. 오늘 아침 김제 금산사를 향했다. 아침 일찍부터 추적거리고 비가 온다. 이 비가 내리고 나면 날이 추워질 것이라고 한다.  

금산사에 일을 보기 위해 여기저기 다니다가 보니, 모악산에도 가을이 찾아들고 있다. 그 가을 속으로 들어가시는 스님의 뒷모습이 한가하다. 가을 비 속, 그리고 낙엽 속,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다리 위, 이 모든 것이 가을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도록 만든다. 가을 속으로 들어가는 스님의 모습. 여유로움에 마음까지 편해진다. 역시 가을은 스님의 뒷모습에서 오는가 보다.


가을 낙엽 속으로 들어가시는 스님의 모습. 가을은 이곳에서 시작한다.




계곡에 노란 낙엽이 떨어졌다. 저 낙엽 하나하나가 다 가을을 이야기 한다. 그래서 가을 이야기는 풍요롭다. 그 한편에 아기 단풍나무 하나가 얼굴을 붉히기 시작한다. 아마 떨어진 노란 낙엽에게 무슨 소리라도 들은 것일까? 가을의 이야기는 점점 깊어만 간다.



절집 안 담장 위에 감이 익었다. 가을비에 젖은 감이 잎을 떨군다. 계곡에 떨어진 낙엽들이 화려하다. 마지막 계곡을 치장하는가 보다. 그리고 장작을 쌓은 뒤로 굴뚝을 따라 얼굴 붉힌 단풍이 따른다.



가을이 깊었다. 가을 낙엽속으로 들어가는 스님의 뒷모습에서 짙은 가을이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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