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은 우리민족의 삶속에서 땔 수 없는 관계를 갖는다. 예전에는 행랑채에 묵는 행랑아범이나 하인들이 밤에 등불을 밝히고, 손을 마주 비벼가면서 새끼를 꼬는 모습들을 볼 수가 있었다. 그러다가 새끼를 꼬는 도구를 이용하게 되었고, 1960년대에는 새끼를 꼬는 두발기계까지 나와 농촌의 일손을 거들어 주고는 했다.

이런 짚을 이용한 공예는 이 시대에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짚공예’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는데, 남원시 산동면 부절리를 ‘짚두레마을’ 마을이라고 부른다. ‘두레’란 공동작업으로 하는 품앗이를 말하는 것으로, 짚공예를 공동으로 작업을 한다는 뜻이다.

가마니짜기를 할 때는 틀 앞에 앉은 분이 왼손에 짚을 들고 있다

흥부제에서 만난 짚두레마을 어르신들

10월 8일과 9일 양일간 남원에서는 흥부제가 열렸다. 이 흥부제에 산동면 부절리의 어르신들이 손수 만든 짚공예 작품들이 선을 보였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짚을 이용해 가마를 짜는 시연도 보여주었다. 사람들은 신기한 듯 걸음을 멈추고 쳐다본다. 가마니 짜기도 그리 쉬운 작업은 아니다.

어르신들이 가마니를 짤 때는 한 분은 한 손에 짚을 들고, 가로대를 연신 남은 한 손으로 아래로 쳐서 단단하게 만든다. 또 한 분은 대나무 끝이 갈고리처럼 생긴 것을 줄 사이로 집어넣어 가마를 짜는 분의 손에 있는 짚을 걸어 당긴다. 두 사람이 일심동체처럼 움직이지 않으면 제대로 짜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에 앉은 분은 대나무 끝이 휘어진 것을 이용해 가마니 틀의 줄 사이로 밀어넣어 상대편의 손에 있는 짚을 잡아당긴다.

두 사람이 함께 호흡을 해야만 하는 가마니 짜기. 그것을 보면서 세상 모든 일은 그렇게 상부상조해야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얻는다.


다양한 제품과 화려한 수상내역이 돋보여

짚두레마을에서 생산하는 짚공예품은 50여 가지가 훨씬 웃돈다. 짐승을 형상화한 꿩, 소, 악어, 돼지로부터 동구미, 모자, 소신, 또아리, 벽서리, 두지, 꽃병, 짚신, 야경막, 짚방석, 홀치기망태, 소멍, 맷방석, 삼태기 등 다양한 제품들을 짚으로 만든다. 그런가 하면 한지로 만든 꽃병과 핸드백, 먹통구리, 사모와 짚으로 만든 밥상, 심지어는 솥까지 있다.

그동안 수상내역을 보면 짚두레마을이 얼마나 많은 곳에서 이름을 떨쳤는지 알 수가 있다. 대상 2회, 전국 1위 한차례와 최우수상 8회, 금, 은, 동상 각 4회, 우수상 12회 등 70회에 가까운 수상내역을 자랑한다. 마을의 어르신들이 작업을 도맡아하는 산동면 부절리. 마을에서는 이런 어르신들의 솜씨를 이어간다고 하니, 다음 세대에도 이 아름다운 공예는 맥을 이을 수 잇을 것이다.






짚두레마을에서 만든 다양한 모습의 짚공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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