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궁동에 이렇게 좋은 전통찻집이 숨어있었네
다락방이 있는 전통찻집 ‘다선(茶田)’을 만나다
나이가 들면 분위기 좋은 커피숍보다 더 좋은 곳이 역시 전통찻집이다. 찻집에 들어가 분위기가 좋은 것도 반가운 일이지만 차 한 잔을 시켜 놓았을 때 진한 차 맛이 입안에 맴돌면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듯하다. 그런 진한 차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좋은데 깔끔하게 정리된 찻집 안의 정경이 더 마음에 든다.
팔달구 화서문로 42번길 6(신풍동)에 소재한 전통찻집 ‘다전(茶田)’, 말 그대로라면 차밭이라는 뜻이다. 올 1월 27일에 문을 열었다는 찻집 다전은 골목 안에 들어가 있어 화서문로를 따라 걸어도 쉽게 눈에 띠지 않는다. 골목 안을 신경 써서 들여다보아야 만날 수가 있다. 늘 생태교통 마을인 행궁동의 변화를 눈여겨보는데도 불구하고 3월 6일에야 다전을 만났다.
골목 안 2층 건물 아래층에 자리한 다전은 마당이 넓다. 입구 낮은 벽면에는 몇 기의 솟대가 서 있어 이집이 예사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마당 여기저기 장식을 한 것도 꽤나 예스럽다. 누구나 이런 아름다운 집이 이 골목 안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잘 정리된 공간이 기분좋게 만든다.
한 달에 한 번 다도(茶道) 강좌도 열어
차를 한 잔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다전의 조병주 대표가 들어와 인사를 한다. 잠시 동안 조병주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올 1월에 문을 연 다전에는 두 군데 다락방이 있어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온다고 한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지만 점차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 문을 연지 오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은 찾아오지 않아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이 찾아오면 다락방에 매력을 느끼는 것 같아요. 한 번 찾아왔던 젊은이들이 소개를 해서 또 다른 사람들로 이어지고, 블로그 등에 소개를 해주는 바람에 조금씩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겠죠.”
조병주 대표는 조급할 것이 없다고 한다. 매달 첫째 일요일은 찻집이 쉬기 때문에 이날을 이용해 다도강좌를 열겠다고 한다. 다양한 한국의 전통차에 대한 강의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어 차 인구를 늘리겠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한다. 내온 차를 한 모금 마셔보니 직접 끓여낸 차다. 그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역시 차는 직접 재료를 이용해 끓여야 제 맛이 난다.
직접 산지에 가서 차를 준비하는 대단한 정성
다전 안에는 각종 차와 다기들이 눈에 띤다. 필요한 사람들이 있으면 판매를 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지난 달 보이차에 대한 강좌를 열기도 했다고 한다.
“저희 집은 재료를 산지에 직접 찾아가서 구매를 합니다. 차도 직접 산지에 가서 좋은 제품을 선별해 직접 조제를 합니다. 손님들에게 최고의 재료로 끓여낸 차를 대접하기 위해서죠”
조병주 대표는 모든 차는 산지에서 직접 구해오는 것만을 이용한다고 한다. 조대표의 남편이 이곳 생태교통 마을인 신풍동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마을 어른들이 찾아와도 조금의 실수를 저지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란다. 오래지 않은 시간을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꽤 여러분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모두 마을 어른들이다.
“아무래도 찻집이기 때문에 마을 어른들이 궁금해서 들리시기도 해요. 차를 마시고는 모두 좋다고 하시고요. 저희 집을 다녀간 친구들도 이곳 행궁동으로 옮겨 장사를 해보고 싶다고도 하고요.”
생태교통 마을인 항궁동에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 ‘2013 차 없는 거리’ 당시 그렇게 북적이던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지 오래이다. 요즈음 행궁동은 주말이 되어도 썰렁하기만 하다. 그런 행궁동에 작은 바람이 일고 있다. 전통찻집 다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즐겨 찾는 더 많은 집들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태교통마을 행궁동은 언제나 생태교통마을다워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