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둘러보기

지역경제 전통시장에서 살릴 수 있을까?

온누리49 2019. 2. 3. 07:00

 

설 명절 연휴 첫날 돌아본 수원남문시장

 

흔히 설이나 추석 전에 열라는 장을 대목장이라고 한다. 대목장이란 설이나 추석 등 차례를 지내기 위해 마련하는 제사상에 올릴 음식을 장만하느라, 시장을 찾아가 주과포혜(酒果脯醯)를 진설하기 위한 물건을 구입하는 장을 말한다. 대목장은 일반적으로 명절이 닥치기 2~5일 전부터 시작한다.

 

수원에는 22개소의 전통시장이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명절 제사상을 준비하기 위해 찾아오는 곳은 역시 상권이 밀집한 수원 팔달문 앞 남문시장이다. 남문시장은 9개소의 시장이 밀집돼 형성된 시장으로, 이곳은 아직도 우리 전통시장의 과거 형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장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황금돼지의 해라는 기해년 설 명절 첫날인 22일 남문시장을 찾아갔다. 이른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시장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지동시장을 거쳐 미나리광시장, 못골종합시장을 돌아보았다. 그동안 주말이나 휴일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대목장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남문시장을 찾아온 것이다.

 

 

꾸준한 홍보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

 

그동안 전통시장을 이용해야 한다고 꾸준한 홍보를 한 덕에 전통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예전보다 두 배로 많아졌어요. 하지만 사람이 많이 찾아온다고 해서 매출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죠. 판매는 예전보다 훨씬 미치지 못해요. 다들 어렵다고만 하니까요

 

미나리광시장 상인 한 사람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매출은 줄었다고 한다. 못골종합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발 디딜 틈이 없다. 물건을 사기위해시장을 드나드는 사람들도 밀려갈 판이다. “매출은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공통적인 이야기다. 예전에는 과일도 한 박스, 제사상에 올릴 산적용 쇠고기도 몇 근씩 사가던 단골마저 과일도 네 개 혹은 다섯 개를 사가고 쇠고기도 지난해 절반밖에 구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의류를 판매하는 패션1번가와 팔달문시장을 돌아보았다. 시장을 들린 사람들이 예전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올해 날이 춥지가 않아 겨울상품이 판매가 저조하다고 의류업을 하는 상인이 말한다. “요즈음은 물건이 좋아 오래 입어도 새것 같이 입기 때문에 이젠 유행을 제대로 터지 않으면 옷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 한 가지는 전통시장 물건이 백화점 등의 물건보다 질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전통시장의 메이커 제품들은 백화점 판매제품과 질은 동일하고 가격은 30~50% 정도 저렴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상인이 말한다. 전통시장의 의류도 백롸점 상품 뭇지 않다는 것이다.

 

 

불편해도 전통시장 이용해야죠

 

지동시장 주차장 입구에 차들이 줄을 서 있다. 이미 아침부터 주차장을 이용하려고 차를 몰고 나온 사람들이, 주차장이 만차가 돼 진입을 하지 못하고 입구애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차들은 지동시장 주차장 입구서부터 수원제일교회 앞까지 늘어서 있다. “명절 때만 되면 몸살을 앓는다는 것이 주차장 앞 주민의 말이다.

 

전통시장이 물건도 좋고 저렴한 것은 알지만, 주차공간이 부족해 전통시장을 이용하기 불편해요. 또 물건을 구입하면 일일이 차까지 운반을 해야 하는데, 직접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그것도 불편하고요.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을 가면 주차공간도 넓고 카트가 있어 물건을 구입해도 이동이 편하기 때문에 비싼 것은 알지만 대형마트 등을 이용합니다

 

 

주차장 입구에서 만난 시민 용아무개 씨는 전통시장 물건이 좋고 싼 것은 알지만, 명절 때 대목장을 보기위해 찾아오면 주차문제 등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전통시장을 이용해야 하지만, 그것보다는 편하게 구매를 할 수 있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설 명절 대목장인데도 경제가 힘들다고 하는 전통시장 상인들과 시장을 찾아온 사람들. 하지만 시장을 돌아보면서 그래도 희망을 갖는 것은, 예전보다 젊은 주부들이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양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그동안 백화점 등을 주로 이용했는데 지역경제를 위해 불편해도 전통시장을 이용한다는 이아무개(, 43)씨는 일부러 대목장을 보기 위해 광교에서 찾아왔다고 한다. 시민들이 조금의 불편을 참으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통시장. 아직 대목장이 2일이나 남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