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지정으로 자긍심까지 갖춰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엇이라고 할까? 사람마다 삶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답도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의식주(衣食住)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난 (=먹거리)’이라고 대답한다. 그것은 옷과 집은 여러 해를 이용할 수 있지만 먹는다는 것은 생명과 직결된 것이고 매끼 달라지기 때문이다.

 

요즈음처럼 먹거리가 다양화되었을 때는 가끔은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기도 한다. 워낙 다양한 음식들이 많다보니 그저 집에서 밥한 끼를 먹어도 이것저것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나로서는 입맛에 맞는 식당을 찾아간다는 것 또한 중요하다. 워낙 화학조미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답사를 많이 하는 나로서는 가끔 지방에서 식당에 들어갔다가 한 숟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나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음식에 화학조미료인 MSG를 너무 많이 사용해 비위기 뒤집히기 때문이다. 요즈음 사람들이야 화학조미료에 길이 들어 관계가 없겠지만, 나는 워낙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기 때문에 조미료 냄새만 맡아도 속이 울렁거리기 때문이다.

 

 

 

이 철에 평양냉면의 제 맛 알 수 있는 대원옥을 찾아가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800번길 6-3(팔달로164-1(지번))에 소재하고 있는 대원옥은 평양냉면 전문점이다. 이곳을 찾아가면 평양냉면과 함께 대원옥 비빔냉면, 만두 등을 맛볼 수 있다. 평양냉면은 메밀과 고구마를 가루로 낸 후 밀가루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전통방법 그대로 냉면을 조리한다. 비빔냉면 역시 평양냉면 면을 그대로 사용한다.

 

대원옥을 좋아하는 까닭은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도 담백한 냉면의 맛을 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만두 역시 집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다. 이 계절부터 가을까지 주로 점심을 밖에서 먹는 일이 잦은 나로서는 많은 맛집이라는 곳의 냉면을 먹어보았지만 대원옥의 냉면과는 비교할 수 없다. 순수하고 메밀기루와 고구마가루만을 이용해 면을 만들기 때문이다.

 

 

 

저희 평양냉면을 제대로 맛을 보시려면 먼저 식초 등을 넣지 마시고 육수만 먼저 드세요. 그런 다음 면을 조금 드시고 난 후 식초를 적당히 가미해서 드시고요. 나중에 면이 조금 남으면 그 때 고추냉이(와사비)를 넣어 비벼 드세요. 저희 평양냉면을 제대로 드실 줄 아는 분들이 그렇게 드세요

 

평양냉면 전문점인 대원옥 임지현 대표가 하는 말이다. 60년이 지난 대원옥은 임지현 대표의 시아버지인 창업주가 처음 수원남문 중앙극장 옆에서 평양냉면을 시작했다. 그러던 것을 남편이 이어 영업하다가 18년 전에 임지현 대표가 맡아 운영을 하고 있다. 대원옥이라는 상호명도 시아버지인 창업주가 황해도 사리원에서 수원으로 내려와 냉면집을 개업하면서부터 사용하는 명칭 그대로이다. 평양냉면 조립법 역시 시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그대로 지켜가고 있다.

 

 

 

백년가게로 지정된 퍙양냉면 전문점 대원옥

 

2018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백년가게는 어려운 시장상황 속에서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도소매·음식점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실시하는 총 3단계의 평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은 점포를 말한다. 백년가게는 대개 대물림으로 영업을 하는 점포들이다.

 

전국에 백년가게로 선정된 점포들은 서울 15, 경기·인천 9, 충청도 16, 강원도 6, 전라도 14, 경상도 7, 대구광역시 4, 부산광역시 7, 제주도 1곳 등 모두 79곳의 점포들이 선정되었다. 이중 경기도에는 5(의정부시 지동관, 가평군 유일관, 안성시 안일옥)으로 이 중 한 곳이 바로 평양냉면 전문점 수원 대원옥이다.

 

 

 

힘들 때는 정말 냉면집 문을 닫고 싶었어요. 하지만 40년 넘게 저희 집을 찾아오시는 그런 고객들 때문에 문을 닫을 수가 없었죠. 그동안 집안에서 살림만 하던 제가 이렇게 냉면집을 맡아하면서 잠시도 쉬지 못했어요. 힘들 때는 몇 번이고 그만두려고 마음먹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계속하고 있는 것이죠

 

대를 물려가면서 영업을 한다는 것은 우리 전통시장 점포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은 급변하고 있고 전통시장에서 살아남는 것도 쉽지가 않다.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딱히 달라질 기미가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대원옥을 지켜가고 있는 임지현 대표.

 

 

정말 어려운 점이 많아요. 우리는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전통을 지켜가다 보니 딴 곳과 가격경쟁을 할 수도 없어요. 지난해는 11,000원으로 가격을 올렸다가 주차장 이용료를 저희가 감해준다고 10,000원으로 가격을 내렸고요. 그렇다고 딴 곳들처럼 지원도 되지 않아요. 앞으로 백년가게 지정이 되었으니 신경을 써주었으면 좋겠어요

 

수원에서 제대로 평양냉면을 먹을 수 있는 대원옥. 임지현 대표는 아직도 집과 가게밖에는 모른다고 한다. 대원옥을 운영하기 때문에 마음놓고 나들이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고기를 이용해 맛을 낸 담백한 육수와 순메밀가루와 순고구마가루만을 이용해 면을 만들기 때문에 가위로 자를 필요도 없다. 날이 풀리면서 제 맛을 즐길 수 있는 평양냉면이 먹고 싶다면 수원 대원옥을 찾아가보길 권한다. 삶이 즐거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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