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이곳을 찾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은행나무 한 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 제167호인 반계리 은행나무. 가을철에 보면 반계리 은행나무의 진면목을 볼 수가 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천연기념물이 되려면 이 정도 위용은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계리 은행나무의 높이는 34.5m, 가슴높이의 줄기 둘레는 자그마치 17m에 달한다. 동서로 38m 정도에 남북으로는 31m 정도의 거대한 나무다. 밑동의 둘레만 해도 15m 정도이니 이 나무의 크기를 가늠하기가 어렵다. 수령은 800년이 지났을 것으로 추정한다.

 

 

가을엔 주변이 온통 노랑색

 

이 나무가 가을에 물들기 시작하면 그 멋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반계리 은행나무만큼 무성한 나무가 흔치 않다. 또한 균형이 잘 잡혀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은행나무 중 가장 아름답다.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이 나무를 즐겨 찾는 이유는 땅위로 솟아나온 나무의 뿌리 때문이다. 밑동을 둘러 쌓고 있는 돌출된 뿌리들을 보면, 마치 용틀임을 하는 듯하다. 정말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마치 용 몇 마리가 서로 은행나무를 차지하려고 자웅을 겨루는 모습이다. 그래서 나뭇잎이 무성할 때가 되면 모든 일을 마다하고 반계리로 달려간다.

 

 

 

어깨를 펴고 하는 자랑. “나 천연기념물이야”

 

멀리 천연기념물 제167호인 반계리 은행나무가 보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그 위용이야 어디로 갈까? 나무 밑으로 들어가 위를 쳐다보니, 세상에 정말 아름답다. 나무 잎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빛과 하나가 된 은행잎들이 몽환적이다. 그 너머 아직도 초록빛을 띤 은행잎들도 함께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밑에서 올려다 본 은행나무. '아~' 하고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아직은 노랑 옷으로 갈아입지 않았지만, 지금도 충분히 아름답다. 아니 오히려 햇볕사이로 보이는 초록색의 조화가 만들어진 멋진 색깔이 더욱 아름답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이 마을에 살던 성주이씨 가문의 한 사람이 심었다고도 하고, 이곳을 지나 가던 법력 높은 대사가 물을 마신 후, 짚고 가던 지팡이를 꽂은 것이라고도 한다. 이런 전설이야 어느 곳에나 있지만, 은행나무 안에 흰 뱀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반계리 은행나무는 신성한 나무로 여긴다. 또한 은행잎이 한꺼번에 물이 들면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오랜 성상의 흔적, 나무 혹

 

이 반계리 은행나무를 살펴보면 여기저기 혹 같은 것이 돌출이 되어있다. 그만큼 오랜 성상을 살아왔다는 징표인가 보다. 나무의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은데, 전하는 전설마저 신비하다. 그래도 아직 생육상태가 좋아 무성한 잎을 달고 있다. 가을 단풍이 들 때쯤 찾아간다면, 정말 아름다운 은행나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을이 되면 사진깨나 찍는다는 분들이 전국 각처에서 모두 모여 든다. 시간을 내어 달려올 수 있도록 아름다운 나무이기 때문이다. 천연기념물 한 그루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그것은 그냥 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아무 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되는 것이 아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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