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답사의 끝은 대부도 어촌민속박물관

 

예전처럼 12일이나 23일 등 일정으로 답사를 다니지 못하면서 그동안 찾아보지 못했던 수원 인근의 볼만한 곳을 찾아다닌 지 벌써 6개월 가까이 되었다. 매주 하루 쉬는 날을 이용해 길을 나서는 답사이기 때문에 먼 곳으로 갈 수 없어 인근을 돌아보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작은 행복을 느끼고는 한다.

 

30년 세월을 답사를 하면서 수많은 자료가 쌓여있지만 정작 남들이 큰 관심을 쏟지 않는 우리문화재 등을 주로 취재했기 때문에 나에게는 중요한 자료지만 내 손을 떠나고 나면 그리 큰 가치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요즈음이야 수원 인근을 다니기 때문에 기사를 쓰고 나면 꼭 필요한 사진만 남겨두곤 삭제를 시켜버린다. 너무 자료가 쌓이다보니 보관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 남들은 크리스마스이브라고 들떠있을 때 난 카메라 한 대를 들고 길을 나섰다. 그동안 수십 차례 그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 보지 못한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을 찾아보기 위함이다. 말 그대로 예전 선감도 일대의 어민들의 생활풍속을 발굴, 보존, 전시해 놓은 박물관이기 때문에 과거 우리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수원은 바다와 접해있지 않지만 예전 수원부지도(1872년 조선왕조가 8도와 그 군현별로 제작한 조선후기 지방지도 중 경기도 수원부 지도로서 현재의 경기도 수원시 일대)를 보면 서해를 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의 화성시가 수원부였기 때문에 당연히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기도 했다는 점이다.

 

 

대부도 초입 탄도를 바라보는 어촌민속박물관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수원에서 한 시간 거리에 소재한다. 수원을 출발해 화성시 전곡항을 지나 탄도방조제를 건너 안산시 대부도 입구 탄도교차로에서 좌회전을 받아 들어가면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717에 소재한다. 앞으로는 탄도가 바라다보이고 주변에는 탄도항 노을팬션캠핑장이 자리한다.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안산시가 경기도 어촌관광종합개발사업과 연계하여 건립한 민속박물관이다. 2006311일 개관한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2007216일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등록되었으며, 2008122안산어촌민속박물관으로 명칭을 변경하였다. 찾아간 날이 평일에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라서인지 박물관안에는 찾아온 관람객들이 보이지 않는다.

 

입구 매표소에서 65세 이상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증명서를 보여 달라고 한다. 요즈음 어딜 가나 주민등록증을 내보이며 무료관람이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그까짓 2,000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수도 없이 돌아다니는 나로서는 일 년 동안 그 돈이 모이면 적지 않다. 그동안 답사를 다니면서 지불한 입장료와 주차료만 해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서해안 생태계와 민속을 돌아볼 수 있는 곳

 

입구서부터 대형 수족관 안에 많은 어종들을 만난다, 모두 3개의 전시실로 구분되어 있는 어촌민속박물관은 지금은 우리가 만나기 힘든 해안가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호감이 가는 곳이다. 각종 조개류를 채취하는 기구부터 어망과 근처를 다니며 패류를 모아들이기 위한 운송수단 등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시화호 주변에 서식했던 공룡들의 발자국 화석과 옛 서해안 바닷가의 가옥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과거 우리네 살림살이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찾아온 길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지금이야 교통의 발달로 먼 길로 자유롭게 나다닐 수 있지만 예전 어민들은 물때를 모르면 작업할 수 없었다. 특히 밀물과 썰물의 차가 있는 서해안에서는 그런 간조시간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 것까지 세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어촌민속박물관이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눈이라도 내리려는 듯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다. 초겨울의 날씨는 종잡을 수가 없다. 아침도 먹지 않고 출발한 여정이라 인근을 들러본다. 탄도로 들어가는 길에(현재는 산책로가 나 있다) 사람들이 바람을 못 이겨 그런지 휘청거리며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바다는 우리의 마지막 자원이라고 한다. 옛날 우리네 조상들은 물이 있는 곳에 집단거주 하였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자연스럽게 어촌문화가 형성되고 아직까지도 그런 어촌문화가 지속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의 생활에서 만나는 물과 연관이 되는 곳을 모두 돌아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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