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띤 경쟁

 

아침부터 가랑비가 내리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수원시 제2야외음악당인 만석공원이 북적인다. ‘제15회 수원시 주민자치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4개 구청 각 주민센터마다 자신들이 자랑할 만한 것들로 부스를 채우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대접하는 등 동 자랑에 여념이 없다.

 

비가 약간씩 뿌리지만 그런 것은 염두에 두지도 않는다. 찾아오는 사람들을 반기며 각 주민센터 동장들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들, 주민센터 주무관 등은 어떻게 해서라도 자신들의 동을 홍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주민자치박람회는 그야말로 각 주민센터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저희 동은 오늘 많은 인원이 동원됐습니다. 오늘은 꼭 주민자치박람회에서 좋은 상을 수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자치위원들과 주민봉사자들이 새롭게 마련한 프로그램을 들고 나왔기 때문에 자신합니다. 저희들이 준비한 우리 전통음식을 드신 많은 분들이 모두 최고라고 합니다”

 

각 주민센터의 동장들은 자신들의 동을 선전하느라 바쁘다. 알만 한 사람이 찾아가면 먼저 먹을 것을 내온다. 아무래도 먹거리에 약한 타동의 주민들에게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먹거리가 가장 효자노릇을 하기 때문이다. 각 동마다 자신들이 내세운 주민자치프로그램을 선전하는 일도 잊지 않는다.

 

일부 시민들 불만 목소리 높여

 

주민자치박람회는 주민자치회에서 일 년 동안 준비를 하는 주민들의 축제이다. 그런 축제에 참여하는 많은 시민들이 볼멘소리를 한다. 오랫동안 준비한 프로그램이 무산되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을 위한 잔치마당에 볼거리가 빠지면 무엇을 보겠느냐고 한다. 전날 일어난 불의의 사고로 인해 가무를 중지시켰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주민들이 어렵게 시간을 내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주민축제를 그런 일로 인해 중단시킨다는 것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물론 고인에 대해 마음이 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이건 수원시 전체 주민자치위원회의 축제 아닙니까? 그리고 사고는 개인적인 일입니다. 어떻게 시민들이 만드는 잔치를 그런 개인사로 인해 행사를 좌지우지합니까?”

 

주민자치위원이라는 한 사람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일 년 동안 착실히 준비해 온 시민들의 잔치를 왜 일 개인의 일로 인해 중지 시켜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만석공원 인근에 거주한다는 한 시민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며 발길을 돌린다. 주민자치박람회에서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일부러 저녁 늦게까지 무대에 올라 연습하고 의상까지 새로 준비를 한 사람들은 무엇이 되느냐고 볼멘소리를 낸다.

 

잔치에 무대행사 빠져 볼 마음 생기지 않는다

 

제15회 수원시주민자치박람회는 ‘수원의 뜰에서 배움과 주민의 꿈을 노래하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오전 10시부터 각 주민센터 주민자치 활동 작품전시회를 열고 10시에 개회식, 11시부터는 우수동아리 리허설 및 경연대회(8개팀)를 열기고 되어 있었다. 그런 동아리 경연대회를 보기 위해 찾아왔던 시민들은 ‘김빠진 행사’라며 발길을 돌린다.

 

“주민자치박람회를 행궁 광장에서 열다가 모처럼 만석공원에서 연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동아리 경연대회가 열리지 않는다고 한다. 수원시 각 동 주민들이 주축이 되는 주민자치 행사를 이렇게 자신들의 일로 마음대로 행사를 못하게 한다는 것이 이해가 되질 않는다”고 한다.

 

올해 주민자치박람회에는 율천동(줌스 방송댄스)을 비롯해 연무동(댄스스포츠), 권선2동(라틴댄스), 곡선동(만돌린 연주), 행궁동(대취타단), 화서1동(화무 우리춤), 원천동(먼내 한국무용), 영통2동(걸크러쉬 방송댄스) 등이 무대에 올라 주민자치 우수동아리 경연을 벌일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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