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제목으로 글을 쓴다면 남들은 무엇이라고 할까? 어지간히 심하게 ‘뻥을 친다’ 고도 할 테고, 아니면 글 쓸 소재가 어지간히 없다고 걱정을 할 것도 같다. 그러나 정말이지 뻥을 치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글 쓸 소재가 없는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글 쓸 소재야 3년 열흘을 쓰고도 남을만한 자료가 쌓여있다.

내가 묵고 있는 방은 골목길에 접해있다. 그래서인가 늘 밤이 되면 아이들이 밖에서 떠들고, 이 녀석들 가끔은 주변의 눈치도 보지 않고 담배를 피워대기도 한다. 가끔은 길냥이들이 창 밑에 와서 잠을 깨워놓기도 한다. 밤만이 아니라 골목길이다 보니, 대낮에도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다가 하수구를 향해 던지고 간다. 실력이 없는 사람들인지, 늘 길바닥에 떨어지지만.

하수구를 막아 놓아도 꽁초를 그냥 던져버리고 간다. 

뒤꼍에 와서 실례를 하는 길냥이들

그런데 이 길냥이 녀석 중에 꼭 뒤꼍에 와서 실례를 하고 가는 녀석이 있다. 그것도 바닥에 실례를 하는 것이 아니고, 꼭 쓰레기를 담아내는 쓰레받기에다가 한다. 예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골탕을 먹이는 것인지는 몰라도. 녀석들이 드나드는 구멍을 막아버렸더니 이번에는 골목길에 볼일을 보고 갔다.

녀석들 변의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매일 아침 그것을 치우려고 하면 조금은 짜증스럽기도 하다. 거기다가 담배꽁초까지. 길냥이들의 실례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담배꽁초의 무분별한 길바닥 버리기를 좀 말려보자고, 종이컵에 물을 조금 담아 창문 밑에 놓아두었다. 그런데도 마찬가지다. 길바닥에 수북이 쌓인 꽁초가 아침마다 나를 반긴다.

담배꽁초를 버리라고 종이컵을 놓아주었다. 그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매일 아침 그것을 바꾸어 놓으면 언젠가는 조금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전날 밤 길냥이 녀석들이 심하게 울어댄다. 몇 녀석은 되는가보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나가보기도 귀찮아 모르는 체했다. 아침에 바쁜 일이 있어 점심시간에 골목길의 꽁초를 치우려고 컵을 주워들었는데, 냄새가 역겹다. 꽁초가 있어야 할 종이컵 안에 어느 녀석이 실례를 해놓았다. 시간이 오래되었는지 말라버린 것이.

종이컵 안에 실레를 해놓았다. 밤새 시끄럽게 몇 녀석이 울어대더니.

밤새 그렇게 시끄럽게 하더니, 이런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까? 조금은 어이가 없다. 종이컵에다가 볼일을 보고 간 길냥이.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참 오래 살다가 보니 별일이 다 있다. 그날 밤 시끄럽게 군것이 이렇게 종이컵에 변을 보았으니 알아서 구멍을 열어달라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다시 드나드는 입구를 열어주어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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