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산나무 인근에 당집 건축해 보존해야

 

오산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재인무대를 마치고 난 뒤 오산은 더 이상 정체성을 찾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정체성이란 행사를 위한 일회성 동선으로 창출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스스로 노력해야하고 무엇인가 태동의 움직임이 보여야 한다. 쉬지 않고 이어나가는 끈질김만이 정체성을 찾는 길이다.

 

현재 부산동에는 주민들이 모여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던 당집이 있다. 당집 인근에는 당제에 사용하던 우물이 있어 이곳에서 물을 길어 제를 올렸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산동 당집 인근에 아파트가 건설 중에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은 건물이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경우 당집은 자연히 사라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주민들의 대다수가 이주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들리고 있어 부산동 당제가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제는 이 당집이 남아있기 때문에 부산동과 경기재인청을 연결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만일 이 당집이 사라지고 당제가 소실된다고 하면 경기재인청의 존재는 그야말로 전하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당집은 어떻게 해서든지 지켜져야 한다. 당집을 지키는 일만이 전국의 모든 재인을 관장하던 오산의 정체성을 지켜내는 길이기 때문이다.

 

 

당산나무 사이에 당집 건축하고 재인청 복원 서둘러야

 

부산동에 소재하고 있는 왕버드나무 두 그루는 무속인들이 정월 등 기도를 드릴 때 찾아드는 신목(神木)이다. 이 부산동 도로 가운데 서 있는 왕버드나무는 부산동 마을 동산의 소나무 숲 등에 300년이 넘었다고 전해지는 도당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모신 당가리와 연관이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과거 부산동에 거주하던 화랭이 이용우 가문의 선대들이 주축이 되어 당굿을 열면 이 나무까지 내려와 돌돌이를 돌았다고 전한다.

 

한 마디로 이 왕버드나무는 단순한 나무가 아니라 도당신을 상징하는 신목이었다는 점이다. 지금도 정월이 되면 무속인들이 찾아와 나무에 정성을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왕버드나무를 할아버지나무 할머니나무라고 하여 나무에 오색천을 두르고 이곳에서 서낭제를 올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수시로 이 나무를 찾아와 불을 밝히고 기원을 한다.

 

이 왕버드나무 두 그루는 지난해 오산시의회 김영희 의원이 왕버드나무의 생육상태의 정확한 판단을 위해 우리나라 최고의 나무박사인 경북대학교 박상진 교수를 개인적으로 특별히 초빙해 왕버드나무의 보존가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시 집행부 관계 공무원과 함께 현장에 나가 실태 점검을 실시하는 등 그동안 방치되어 왔던 왕버드나무 보호의 체계적 관리를 추진했다.

 

김영희 의원은 시 집행부 관련 부서(건설도로과/농식품위생과)와 연계하여 생육에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버드나무 주변 아스콘 제거와 도로선형 변경과 주변 휀스 설치공사를 2개월간의 걸쳐 실시하여 버드나무 생육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당산나무인 이 왕버드나무를 당할아버지, 당할머니나무라 부르고 았는 것으로 보아 이 왕버드나무는 도당굿을 하던 부산동 산이들이 이곳까지 돌돌이를 돌고 당으로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집을 지키는 일 오산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문제는 당집이 사라진다고 하면 결국 부산동의 근거가 없어지는 것이 되며 이 왕버드나무 역시 무속인들이 위하는 의미없는 나무로 전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시에서는 현재 부산동 마을 뒤편 산중턱에 있는 당집을 이곳 왕버드나무 사이에 기와팔작집으로 조성하고 이곳에서 매년 중요무형문화재 경기도당굿 남부지부(지부장 승경숙)를 당집과 당산나무를 보호할 수 있는 단체로 고지를 하였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럴 경우 오산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 되는 것은 물론 300년 예인의 가문을 지켜 온 이용우 일가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전통은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전통을 지키는 길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관련행정 기관과 오산시민 모두가 힘을 합해 지키려고 노력할 때야 비로소 오산이 전국 재인들을 총괄하던 위상을 다시 찾게되는 것이다. 오산의 뿌리를 지키는 일에 오산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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