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는 고려 태조 때 <훈요십조>에 의해 거국적인 행사로 행해졌다. 이후 성종 때 유학자들의 강한 반대로 일시 폐지했다가 현종1년인 1010년 윤3월에 다시 행했다. 그로부터 매년 2월 보름에 연등회를 베풀었다. 초파일 연등은 석가 탄생을 축하하는 연등으로 현재 인도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는 불교의 가장 신성하고 장엄한 행사이다.

 

4월 초파일 연등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고려사>에서 볼 수 있다. 고려사에는 고려 의종 때 백선연이 48일에 점등했다고 적고 있다. 당시에는 초파일 연등을 열면 3일 낮과 밤 동안 등을 켜놓고 미륵보살회를 행했다고 한다. 이러한 연등회는 조선 태종 15년인 1415년 이후로는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현재의 음력 4월 초파일에 행하고 있는 연등회는 신라 때부터 전해진 팔관회와 연등회, 그리고 1414년부터 기록에 보이고 있는 수륙제를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인 음력 4월 초파일이 되면 사람들은 등을 밝히고 부처에게 귀의한다는 등공양으로 연등회를 열고 있다.

 

 

 

수원 연등축제 해마다 열려

 

얼마 전부터 수원시내 곳곳 거리에 등이 달렸다. 각 사찰마다 인근에 등을 달기 시작한 것이다. 수원천 변 수원사 주변과, 팔달산 팔달사 인근에도 길마다 등이 걸렸다. 연등은 부처님 오신 날인 4월 초파일이 되기 전 어디를 가나 만날 수 있다. 연등회는 중요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일설에는 연등회가 팔관회의 유풍이라고 하지만 팔관회와 연등회는 전혀 다른 성격의 행사였다.삼국사기>에 의하면 팔관회는 신라 진흥왕 12년인 551년에 처음 행해진 이래 4차례의 기록이 보인다. 신라 때 행해진 팔관회는 모두 호국적인 성격이 짙으며, 불교적인 색채를 거의 띠지 않아 천령(하늘 닿게 높은 고개)과 오악, 명산, 대천, 용신 등 토속신에게 지내는 의식으로 거행되었다.

 

수원은 매년 연등축제를 열고 있다. 먼저 행궁 광장에서 연등점등식을 열고 며칠 후에는 연등행렬이 화성 행궁을 출발해 팔달문을 돌아 정조로를 경유 장안문으로 행한다. 장안문을 돈 연등행렬은 다시 올라온 길을 뒤돌아 화성행궁 광장까지 이어진다. 행궁광장에서는 오전부터 동남아 각국의 불교의식 행사와 먹거리 등이 선을 보인다.

 

 

 

예년보다 더욱 장엄하다 수원연등행렬

 

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을 4일 앞둔 19. 수원 화성행궁광장은 아침부터 부스를 치고 동남아 불교국가들의 각종 행사가 펼쳐졌다. 예년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은근히 걱정도 된다. 오후 8시부터 연등행렬이 시작한다는데 이 인원을 갖고는 장엄을 기대하기 힘들 듯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혼자만의 생각이었다. 시간이 가까워지자 각 사찰마다 장엄등을 앞세우고 행궁광장으로 몰려든다. 오후8시에 행궁광장을 출발해 팔달문을 돌아 장안문으로, 다시 행궁광장까지 이어지는 연등행렬은 장엄 그 지체였다. 예년보다 더 다양해지고 참가한 인원도 두 배 정도로 늘었다.

 

장엄한 연등행렬. 팔달문을 돌아가는 연등행렬은 장엄 그 자체였다. 이 연등행렬만 갖고도 문화상품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종교가 아닌 우리의 문화상품으로 개발한다면 훌륭한 자원이 될 것이라 본다. 19일 팔달문 앞에서 지나는 연등행렬을 보면서 한참은 그 장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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