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은 적의 침공에 대비해 놀랄 만큼 정교하게 모든 것이 잘 조성되어 있다. 화성은 단순히 전쟁에 대비한 하나의 성곽으로만 존재한 것이 아니다. 화성은 효와 충, 그리고 자연사랑과 기록정신, 과학정신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이 시대의 가장 정교하고 가장 자연과 동화된 축조물이다. 그래서 당당하게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난 역사학자도 아니고, 축성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무엇 하나 제대로 깊이를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화성을 꼼꼼히 살펴보면 절로 입이 벌어진다. 보면 볼수록 참 대단한 성곽이기 때문이다. 성벽은 밑 부분은 큰 돌로 쌓고 위로 오르면서 점점 돌이 작아진다. 틈이 없이 정교하게 쌓여진 것은 적이 성벽을 기어오르지 못하도록 했을 것이다.

 

성벽은 위로 올라갈수록 안으로 들어가게 해 철저하게 무너짐에 대비를 했음이 알 수 있다. 더구나 성돌보다 큰 적심이라는 길고 큰 돌을 축성에 사용해 성벽을 강하게 쌓았다. 성벽 위 여장에는 몇 개의 총안을 내고 사이에는 비스듬히 뚫린 구멍이 있어 성벽에 적이 달라붙으면 뜨거운 물이나 기름등을 부어 적을 물리칠 수 있도록 하였다.

 

 

화성의 암문은 숨겨져 있는 중요시설

 

화성은 은밀한 곳이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암문이다. 암문은 숨어있다는 소리인데 화성에는 모두 5개소의 암문이 있었다. 암문은 좁게 만들고 지형을 이용해 교묘히 숨겨 놓았는데 이는 전투 시에 물자를 적이 모르게 은밀히 수송하거나, 병력을 이동시켜 적의 배후를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5개의 암문은 그 위치에 따라 동암문, 서암문, 북암문, 서남암문, 남암문으로 불렀는데 현재 남안문은 남공심돈과 함께 복원을 하지 못해 4개소의 암문만이 존재한다.

 

암문이란 성의 숨겨진 시설물이다. 주로 으슥하고 후미진 곳에 축조하여 적이 모르게 양식이나 무기 등의 물자를 반입하거나, 사람들이 은밀히 내왕할 수 있게 만든 비밀통로이다. 하기에 암문에는 누각도 없거니와, 문의 크기도 겨우 말 한 필이 드나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위는 보통 성곽처럼 되어 있다. 이렇게 숨겨진 암문은 전투시에는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암문이 있는 곳의 지형을 보면 후미진 곳에 두어 적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또한 암문이 있는 곳의 지형이나 성곽을 보면 적이 은밀히 공격을 해올 만한 장소라는 점도 눈에 띤다. 결국 적은 이 곳으로 침입을 했다가 암문을 이용해 순식간에 병력이 이동되어 전, 후에서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동암문은 전으로 홍예를 쌓고 위에는 원여장과 평여장을 쌓아 만들었다.

 

서암문은 서장대 남쪽 약 52m거리에 있는 성곽 시설물이다. 서암문 역시 전돌로 홍예를 물렸는데 안쪽 너비 1.7m, 높이 2.33m이고, 바깥쪽너비 1.24m 높이 2.18m이다. 안팎에 평여장을 설치하였고 문은 산허리에 있으며, 길은 성 위로 났기 때문에 문안의 돌층계는 네모지고 움푹하게 되었다. 돌층계를 북쪽에 설치하여 아래위가 적으로 길을 알지 못하게 만들었으며 보이는 길과 암문의 길을 통하게 하였다.

 

암문은 4대문과 중요시설물이 있는 곳 주변에 있으며 깊숙하고 후미진 곳에 설치하여 성안으로 들어오는 사람과 가축, 수레를 통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서암문 역시 후미진 곳에 있으며 서장대가 가까워 적이 한꺼번에 공격을 할 것에 대비하여 암문 안쪽에는 계단을 양편으로 두고 그 위에 다시 길을 내어 공격을 할 수 있는 방어시설을 만들어 놓았다. 화성은 아무리 보아도 참 대단한 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돌아보면 볼수록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세계 어느 곳에 이렇게 완벽한 성이 있겠는가?

 

 

용도의 출입문이기도 한 서남암문

 

암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곳은 역시 서남암문이다. 서남암문은 팔달문에서 성곽을 따라 오르면 팔달산의 등성이로 오르게 되는데 그 곳에 위치한다. 서남암문은 다른 암문과는 다르게 암문위에 포사를 두고 있다. 유일하게 암문 중에서 문 위에 누각을 세운 것이다. 문의 크기는 겨우 말 한 필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며 문 위는 보통 성곽처럼 되어 있다.

 

이 서남암문은 170m 길이의 용도가 시작되는 곳이며, 또한 서남각루인 화양루에 이르는 통로의 문이다. 서남암문 앞으로 난 용도는 산등성이를 기어오르는 적에 대비해 양편으로 성곽을 쌓고 그 위에 여장을 쌓았다. 이 용도가 끝나는 곳에서 산등성이도 끝나게 되며 그 끝에는 화양루가 있다. 화양루는 병사들이 쉴 수도 있는 누각이지만 적을 관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도 적은 숨어서 공격을 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서남암문을 나서면 용도로 이어진다. 용도는 화성을 방비하기 위한 구조물 중 성 밖에 설치된 화성의 또 다른 성 길이다. 산등성이에 마련한 용도는 성에 조성한 암문을 이용해 길게 뻗어있으며 그 끝에 화양루를 두어 적의 침입을 사전에 간파하거나 병사들이 쉴 수 있도록 조성하였다. 암문은 이와 같이 수원화성의 시설물 중 성을 보호하기 위한 구조물이지만 각 암문의 형태가 다 달라 화성이 얼마나 치밀하게 조상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암문 중에서 가장 눈에 띠는 북암문

 

북암문은 동북각루(방화수류정)의 동쪽 40보 되는 거리에 벽돌로 쌓은 성 사이에 있다. 안과 밖의 홍예 역시 벽돌로 쌓았다. 안쪽은 너비가 46촌 높이가 65촌이고, 바깥쪽은 너비가 4척 높이가 6척이다. 문 위에는 둥근 여장을 설치했는데 제도는 동암문과 같다. 홍예 사이에는 돌계단을 설치하여 들어가는 곳은 높고 나오는 곳은 낮게 만들었는데, 이것은 북암문을 조성한 곳의 지세에 따른 것이다.

 

수원화성에 조상한 암문 중 가장 눈에 띠는 곳이 바로 북암문이다. 북암문 곁에는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이 있고 그 옆에는 북수문인 화홍문이 자리한다. 이곳 역시 수원화성의 시설물 중에 중요한 곳이다. 북암문은 남문 위로 길을 내어 언제라도 병사들이 이동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북암문의 위는 둥그렇게 아치형으로 아름답게 꾸몄다. 암문은 비상시에 군사들의 빠른 이동 과 식량의 운반 등을 고려해 만든 성문이다. 더 견고하게 하려면 아무래도 저렇게 문 위에 아치형으로 벽돌을 쌓아야만 했을까? 물론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그렇게 했을 것이란 생각이다. 하지만 정작 그 아치형으로 쌓아올린 벽돌의 쓰임새는 더 중요한데 있다.

 

그것은 바로 전쟁이 일어났을 경우 적이 문을 공격해 오면 아치로 된 벽돌을 무너트려 성문을 막아버리는 것이다. 아름답기만 한 아치형의 구조물이 이런 쓰임새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감히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암문의 중요성은 수원화성을 축성할 때 얼마나 많은 많은 공을 들였는가를 알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 수원 화성. 어느 곳 하나를 보아도 철저하게 방어를 위해 시설물을 만들어 놓았다. 그래서 화성은 최고의 공격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세계 최고의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축성된 성이다. 그야말로 과학과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진 성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그 이상의 어떠한 칭찬의 말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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