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귀한 것을 그냥 주면 이런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 그냥 줍니다. 그것도 어디 논두렁이나 밭두렁에서 캔 것이 아닙니다. 몇 시간을 땀을 흘리면서 산골짝을 누비며,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채취를 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렇게 산에서 캔 삼을 산삼(山蔘)’이라고 합니다.

 

일이 있어 대전을 거쳐 여주로 갔습니다. 물론 여주에 살고 있는 도자기를 하는 아우네 집은 자주 가는 곳입니다. 이곳을 자주 가는 이유는 마음 착한 아우네 부부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저 세상 시름 다 내려놓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가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연에서 치유를 한다는 힐링이 되기 때문입니다.

 

 

새벽부터 산행을 하다.

 

아침 일찍 날이 밝았습니다. 곡괭이 하나 들고 물 준비하고. 신발 끈을 조이고 산을 타기 시작했습니다. 아우네 집에서 꽤 먼 거리를 그 아침에 아우가 태워다가 내려 준 것이죠. 이렇게 마음 착한 아우가 있어 즐거운 곳입니다. 친 형제가 아니라고 해도, 정말 친 형제처럼 살갑게 마음을 나누는 사이입니다.

 

산을 올랐습니다. 그냥 등산로를 타는 것이 아닙니다. 산삼이 나올만한 조건을 갖춘 곳을 찾아다니는 것이죠. 눈앞에 산삼의 잎이 하나 보입니다. 우선 무릎을 꿇고 앉아 심봤다를 작은 소리로 내 봅니다. 조심스레 주변을 흙을 걷어내 봅니다. 그 안에서 나타난 산삼 한 뿌리, 남들은 이렇게 산삼을 만났을 때 기분이 어떠냐고 묻습니다. 물론 기분 최고죠!

 

 

정말 그냥 주세요.”

 

그리고 몇 시간을 산의 골짜기를 오르락내리락 돌아다닙니다. 그리고 보니 배낭에 몇 뿌리의 산삼이 들어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이끼를 따내고 한 뿌리씩 지퍼백 안에 집어넣습니다. 이것은 누구를 주고 저것은 누구를 주고, 이미 마음속으로 줄 사람들이 다 정해져 있습니다. 온 몸이 땀으로 젖어 하산을 합니다. 벌써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우네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땀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아우 부부와 점심을 먹은 후 차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중간에서 세상 열심히 사는 친구를 만나 함께요. 이 친구에게 일부러 전화를 건 것은, 정말 아름답게 세상을 사는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힘들여 채취한 작은 산삼 한 뿌리라도 먹이고 싶어서입니다.

 

그리고 미리 마음속으로 주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한 뿌리씩 전달을 합니다. 그것으로 내 일과는 끝난 것이죠.

 

정말 이것 그냥 주시나요?”

인연이 있으니 주어야죠.“

이것을 팔면 돈이 꽤 될 텐데요.”

그럴 수도 있죠. 하지만 저도 자연에서 얻은 것입니다. 그냥요

 

제 마음은 거기까지입니다. 집사람이 아파서 꼭 먹이고 싶다는 그런 마음이 있기에 제가 캔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내를 생각하는 그런 마음이 제 눈에 산삼이 띠게 한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그냥 주어야죠. 덕분에 몇 사람도 산삼을 먹을 수가 있었겠지만.

 

 

그렇게 산행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산삼이 정말 좋은 것인가 봅니다. 이 참에 한마디 고백을 하자면, 정작 산을 몇 시간이나 누비고 캔 삼이지만, 정작 저는 그것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저 그렇게 남들에게 다 주는 것은, 그동안 세상에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갚는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졌다면, 그것이 바로 힐링이라는 생각입니다. 힐링 그거 별 것 아닙니다. 기분좋게 산 타고, 기분좋게 남들에게 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최고의 힐링이란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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