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벽화는 이제 예전의 벽화를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동안 많은 벽화들이 퇴색되어 벽화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가하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히고 있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수원은 마을 만들기 직업의 일환으로 많은 골목에 그림을 그렸다. 한 때는 골목마다 넘쳐나는 벽화들로 거리를 걷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수원의 벽화들은 대개 일회성으로 그린 벽화들이 많다보니 그 벽화의 수명이 고작 3~4년에 지나지 않았다. 가장 오래 유지하고 있다는 팔달구 지동과 행궁동의 벽화까지 이제 별 의미 없는 골목그림이 되어가고 있다. 점차 색은 바라고 벽화를 조성한 벽은 더러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목벽화는 관심을 갖고 늘 보완을 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벽화라도 관심을 두지 않고 2~3년이 지나면 흉물이 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수원에 많은 벽화그림들이 벌써 흉물로 전락했거나 점차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문로데오 거리에 그려진 그림들

 

남문로데오거리는 젊은이들이 북적이던 곳이다. 이곳은 극장만 6곳이 있었으면 수원의 모든 청춘들이 몰려와 밤늦은 시간까지 즐기던 거리이다. 이런 남문로데오거리가 점차 젊은이들의 발길이 멀어지고 거리가 비워지고 있는 현상이 일어나자 지역의 작가들이 앞장서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남문로데오거리의 벽화는 일반적인 골목벽화와는 다르다. 이곳은 골목그림처럼 아기자기한 그림들도 있지만 벽면 전체에 대형그림들이 눈에 띤다. 그런 그림들은 좁은 골목에 그려진 벽화그림이라기보다는 대형 벽화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림들은 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 공연장 부근부터 시작해 팔달산으로 오르는 수원향교 인근까지 이어져 있다.

 

그 중간 중간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그린 지 오래된 벽화들도 보인다. 이 골목의 벽화들은 그동안 벽면이 사라지면서 그림이 함께 사라지기도 했고 비바람에 색이 바란 곳도 있다. 벽화의 가장 문제는 바로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이 점차 흐릿해지거나 그림을 알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남문로데오거리에 소재한 팔달사 건물 한편 벽면에는 커다란 대형 벽화가 보인다. 이곳 로데오거리 벽화들은 벽면 전체에 그린 그림들이 상당수 보인다. 이런 대형 그림은 아무래도 전문가들의 그림들이다. 일반적인 아마추어들은 이렇게 높이까지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남문로데오거리 벽화그림들은 일반적인 수원의 벽화골목의 그림들과는 다르죠. 이곳은 좁은 골목도 있지만 차들이 다닐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아기자기한 그림들은 어울리지 않아요. 그래서 그림들이 상당히 대형그림들이 많아요. 로데오거리 벽화그림들은 벽면에만 그린 것이 아니고 건물의 외곽 펜스에 그린 그림들도 있죠

 

로데오거리에서 영업을 하는 로데오 상인회 점주 한 사람은 로데오거리 벽화는 영업을 하기 위한 벽화들이 있기 때문에 딴 곳의 그림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큼 전문성이 있는 그림들이 있고 그림을 그린 작가들 역시 화가들이 작품을 그렸다고 설명한다. 그만큼 로데오거리의 벽화는 다르다는 것이다.

 

 

작업 공간 펜스에 그린 대형그림

 

남문로데오거리의 옛 활기 넘치던 때를 그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로데오거리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 기대가 상인들의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로데오거리에 방치되어 있는 석산호텔의 영업중단은 거리전체를 상당히 침체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석산호텔 공사장 구분 펜스에는 화려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그림은 골목벽화와는 다르다. 로데오거리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로데오거리 상인들이 침체된 거리의 분위기를 살려내기 위해 그린 그림이기 때문이다. 벽화를 그린 작가들도 그림을 그리는 전문적인 사람들이다. 하기에 이 그림 하나만으로도 로데오거리는 상당히 밝은 기분을 갖게 만든다.

 

 

작가들에 의해 그려진 남문로데오거리의 벽화그림들. 대형 그림들이 곳곳에 그려져 그것 하나만으로도 작품이 된다. 그럼 그림들은 로데오거리를 걷는 젊은이들의 포토 존이 되기도 한다. 양 날개 사이에 두 팔을 벌리고 사진촬영을 하는 젊은이들도 이곳에서는 가끔 만날 수 있다.

 

로데오거리가 살아나려면 더 다양한 행사가 필요해요. 그림만 갖고서는 이제는 젊은이들을 불러들이기 쉽지 않아요. 그것보다 더 눈길을 끌만한 것을 생각해 내야죠. 우리 남문로데오거리를 옛날처럼 젊은이들이 줄지어 찾아오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요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내야 해요

 

남문로데오거리의 영화를 꿈꾼다

 

남문로데오거리는 많은 노력을 했다. 대형 그림도 그 노력 중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수 없이 많은 벽화만 갖고는 승부를 할 수가 없다.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한다. 젊은이들의 취향을 알아내야 하고 그들이 즐길만한 것을 만들어 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벽화 하나만 갖고는 승부를 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이나 관광객들에게 이미 벽화는 큰 의미가 없어요. 이제는 전국적으로 산재한 벽화를 봐도 지금까지의 콘셉트와는 달라요. 새로운 것을 창출해 내지 않거나 스토리텔링이 없으면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아요. 수원의 대표적인 벽화골목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것도 알고 보면 그런 맥락이죠

 

벽화골목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제는 벽화의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그리고 관리가 되지 않은 벽화는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는 것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하는데 딴 곳에서 이미 한 번의 재미를 본 벽화로 승부를 걸겠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것이다. 남문로데오거리를 걸으며 만난 대형 벽화들. 이제 젊은이들의 호감을 살만한 무엇인가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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