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와 보물이 가득한 용인 호암미술관

 

호암미술관은 수원에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마성IC로 나가면 바로 미술관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즈음처럼 멀리 문화재답사를 나갈 수 없을 때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호암미술관을 찾아간다. 호암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는 많은 전시작품들은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좋은 전시작품과 아름다운 경치, 어찌 이곳을 자주 찾아가지 읺겠는가?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로 562번길 38에 소재한 호암미술관은 삼성그룹 창업자인 호암 이병철 선생이 30여 년에 걸쳐 수집한 한국미술품을 바탕으로 1982422일에 개관한 사립미술관이다. 호암미술관은 모든 사람들에게 문화 창조의 꿈을 심어주고 민족문화의 산 교육장이 되는 장소이기를 원했던 창업자의 설립취지에 따라 조성되었다고 한다.

 

호암미술관 앞으로는 1997년 개원한 전통정원 희원이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 안 1층에 유명화가들의 작품과 2층에 전시되어 있는 민화와 국보와 보물 등은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하기에 난 안에 있는 소중한 문화재를 찬찬히 살펴보는 것도 좋아하지만 누구나 마음대로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희원에 서 있는 석탑과 석조조형물 등을 더 좋아한다. 카메라에 담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희원에 늘어선 석조물과 가을의 만남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까지 2주 연속 호암미술관을 찾았다. 가을 경치가 아름다운 이곳 정원을 둘러보면 답답했던 마음이 싹 가시기 때문이다. 미술관 입구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면 50% 할인이 된다. 요즈음은 문화재를 감상하기 위해 전시관이나 박물관 등을 찾아다니면서 나이 먹은 덕을 톡톡히 보고 산다.

 

전통정원이라는 희원은 들어가면서부터 기분이 좋아진다. 양편으로 늘어선 석인들이 마치 사열을 받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옛 전통문양을 떠서 만든 보화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여기저기 석탑들이 서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조에 조성된 이 석탑들은 문화재 지정이 되어있지 않지만 탑 그대로가 주변 단풍과 함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만든다.

 

이곳 전통정원인 희원에서 만나는 국보를 묘사한 탑도 눈길을 끈다. 국보 제101호 모조현묘탑은 2012년도에 경복궁내에 서 있는 실제탑을 촬영한 적이 있기 때문에 갈 때마다 정감이 가는 탑이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法泉寺址 智光國師塔)’이라는 이 탑은 고려시대의 승려 지광국사 해린(9841070)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수난의 세월을 지내온 문화재다.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 법천사지에 서 있던 현묘탑은 1912년 일본 오사카로 밀반출이 되었다가, 3년 후인 1915년 반환되어 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다가 현재는 대전광역시 유성구 문지로 132 국립문화재연구소로 옮겨졌다. 하지만 안내판에는 경복궁에 위치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어 정정을 해야 할 듯하다.

 

정원을 돌다보면 우리 전통정원의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아름답게 물든 단풍으로 인해 최고의 멋진 정원을 산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아름다운 정원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을 감상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런 호암미술관이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호암미술관 앞으로는 삼만육천지라는 명칭을 갖고 있는 인공호수가 있다. 그곳에도 가을이 깊었다. 호암호수로 불리는 삼만육천지는 1970년대 자연농원 개발 시절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면적이 36000평이라 삼만육천지로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삼만육천지 주변에 조성된 700m 길이의 벚꽃터널과 호숫가 벚꽃 산책로에는 왕벚나무를 비롯해 가지를 길게 늘어뜨린 능수버들 등 1만 그루나 식재되어 있다.

 

이곳 삼만육천지를 끼고 걷는 산책길은 가을을 느끼기에 최적이다. 그저 걷기만 해도 상쾌해진다. 이런 가까운 곳에 소중한 문화재와 아름다운 우리 정원을 감상할 수 있는 곳. 30분이면 찾아갈 수 있는 이곳은 지금 아름다운 가을을 마음껏 음미할 수 있다. 가을이 그립거든 이곳을 찾아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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